“전쟁 끝나도 돈 더 쓴다”…중동 군비 확대에 K-방산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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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증권 보고서

  • 등록 2026-04-09 오전 7:52:00

    수정 2026-04-09 오전 7:52:00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중동 전쟁이 종결되더라도 역내 군비 지출 확대 압력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국내 방산업종에 대한 긍정적 시각을 유지해야 한다는 시각이 나왔다. 전쟁을 계기로 중동 국가들이 자국 영토와 핵심 산업시설 방호의 중요성을 재인식한 만큼, 방공망과 지상무기, 전투기 등 전반적인 무기 수요가 구조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표=하나증권)

채운샘 하나증권 연구원은 9일 보고서에서 이번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이 중동 국가들에 세 가지 점을 분명히 각인시켰다고 짚었다. 자국 영토와 핵심 산업시설이 직접 전장에 노출될 수 있다는 점, 호르무즈 해협의 통항 불안이 국가안보에 중대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 그리고 고가의 고성능 방공체계만으로는 대량의 저가 드론 공격을 효과적으로 막아내기 어렵다는 점이다. 그는 이 같은 경험이 향후 중동 국가들의 방위력 투자 방향을 바꿔놓을 수 있다고 봤다.

특히 중동 국가들이 앞으로는 군사기지 방어에 그치지 않고 석유화학단지, 발전소, 항만, 공항, 해협 등 국가 핵심 인프라 전반에 대한 방호 대책을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기존 패트리엇 같은 중층 방공체계뿐 아니라 저가 요격 체계와 하층 방공망을 함께 갖춘 다층 방공 구조 구축 필요성이 커졌다는 설명이다.

이번 전쟁에서 드러난 취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중동 각국의 군비 지출은 중장기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고, 종전 이후에도 무기 수요가 위축되기보다는 오히려 확장 방향으로 전개될 것이라는 게 채 연구원의 판단이다.

그는 중동의 무기 수입 구조 자체는 여전히 미국 중심으로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2025년 주요 무기 수입 기준으로 사우디아라비아의 미국산 비중은 94%, 이스라엘은 91%, UAE는 40%, 카타르는 64%에 달하는 것으로 제시됐다. 미국이 여전히 첨단무기 공급의 핵심 축인 만큼 중동의 대형 무기 도입은 당분간 미국을 중심으로 이뤄질 공산이 크다는 의미다.

다만 이번 전쟁을 거치며 특정 공급국에 대한 과도한 조달 편중이 유사시 물량 확보 시점과 공급 안정성 측면에서 리스크가 될 수 있다는 점도 확인됐다고 평가했다.

이 때문에 앞으로는 무기 성능만이 아니라 납기 속도, 공급 안정성, 현지 생산 확대, 기술 협력 가능성 같은 요소의 중요성이 더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중심의 조달 구조는 유지되더라도, 동시에 비미국 공급선을 병행하는 방식으로 조달 전략이 다변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채 연구원은 한국 방산기업들이 이러한 조건에 비교적 잘 부합한다고 평가했다. 상대적으로 빠른 납기 대응 능력과 가격 경쟁력, 현지 생산 및 협력 여지 등을 고려하면 중동 국가들의 전략 변화가 국내 업체들에는 새로운 수주 기회로 연결될 수 있다는 해석이다.

기업별로 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는 기존 이집트 K9 자주포 수주 물량에 더해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지역으로의 지상무기 수출 확대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현대로템(064350)은 이라크 전차 사업 등 신규 수출 기회를 모색 중이며, 한국항공우주(047810)는 중동 국가들을 대상으로 KF-21 수출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LIG D&A 역시 UAE,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등 기존 수주 사업에 더해 중층 방공체계 수요 확대와 요격미사일 재고 보강 수요를 감안할 때 신규 국가 수주와 추가 물량 확보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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