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MBK, 홈플러스 담은 3호 펀드 수익률 방어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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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금 투자 바로미터' MBK 연례서한 살펴 보니
홈플러스 투자 손실에도 연기금들 걱정 않는 비결...수익률 연 15.4% 선방
일본시장, 헬스케어 등 유망..."사회적 책임도 챔피언 될 것"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이 지난해 10월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출석해 질의를 듣고 있다. 뉴스1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이 지난해 10월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출석해 질의를 듣고 있다. 뉴스1

동북아 최대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MBK파트너스가 지난해 홈플러스 투자 손실에도 불구하고 일본과 홍콩에서 높은 투자 성과를 거둬, 국내외 펀드 출자자(LP)의 수익률 방어에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LP들에 돌려준 분배금도 17억 달러(약 2조5165억원)에 달해 전년(12억달러) 대비 크게 증가했다.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은 최근 연례서한에서 "일본의 지속적인 사모펀드(PE) 붐, 인공지능(AI)이 접목돼 산업과 자본 배분을 재편하는 기술, 인구구조에 따른 헬스케어와 특히 노인요양, 그리고 구조적 자금 조달 격차를 메우는 프라이빗 크레딧과 하이브리드 자본에서 매력적인 기회를 발견한다"고 강조했다.

23일 국내 연기금에 따르면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은 지난달 20일 국내외 LP들에 배포한 ‘연례 서한’에서 "2005년 MBK 설립 이후 실현된 누적 반환 자본(공동 투자 포함)이 210억 달러(약 31조1000억원)를 초과해 MBK가 아시아 PEF 최상위 리더로 자리매김했다"고 자평했다. 운용 자산이 325억달러(약 48조1400억원)에 달하는 국내 최대이자 동북아 최대 PEF 운용사인 MBK파트너스의 연례서한은 국내외 투자업계에 바로미터 역할을 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홈플러스 손실에도 MBK 투자한 국내외 연기금 걱정 안 하는 배경

김병주 회장은 먼저 2025년을 회복탄력성을 발휘한 한 해였다고 평가했다. 김 회장은 "미국의 성장세는 둔화됐고 유럽의 회복은 여전히 취약했으며, 무역 흐름은 크게 교란됐다"며 "사모펀드(PE) 시장에서는 자금 모집이 위축됐고 투자와 회수 활동 모두 부진했다"고 짚었다. 또 아시아 전역에서도 드라이파우더(가용자금)가 급격히 감소했으며, 여러 시장에서 딜 규모가 수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했다. 다만 북아시아에선 눈에 띄는 회복탄력성을 보여줬다는 게 김 회장의 진단이다. 그는 "정부 주도의 개혁, 관세 리스크의 협상을 통한 완화, 그리고 AI 기반 산업 전환의 가속화가 그 충격을 완충하고 일본, 한국, 중국의 공개 시장에 모멘텀을 되살리는 데 기여했다"고 분석했다.

김병주 회장은 MBK파트너스의 회복탄력성 역시 시험대에 올랐다고 강조했다. 그는 "포트폴리오 기업(홈플러스)의 법정관리 신청으로 시작된 일이 대중의 감시와 규제·법적 조사의 시험대가 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당국은 매번 MBK파트너스가 어떤 위법 행위도 하지 않았음을 확인해 줬지만, 우리는 서구식 투자 원칙과 아시아적 '사회적 책임'의 명령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야 할 필요성을 다시 한번 절감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투자 회수를 통해 LP들에 돌려준 분배금이 17억달러(약 2조5165억원)로 전년(12억달러) 대비 크게 증가했다”고 말했다. 주요 분배 성과에 대해 김 회장은 “바이아웃(경영권 거래) 부문에서 일본 실버케어 회사 재팬 웰빙, 일본 전자부품 회사 쿠로다그룹, 홍콩 통신사 HKBN, 동진섬유, 중국 에스테틱업체 시얀리, 중국 렌터카 업체 CAR의 회수·재자본화가, 스페셜 시추에이션(소수지분 및 하이브리드 투자) 부문에서는 홍콩 리스회사 보하이리싱, SK온, 일본 생활지원회사 JBR, CAR의 회수가 포함됐다”고 밝혔다.

특히 홈플러스가 담긴 MBK의 바이아웃펀드 3호의 지난해 수익률(연평균 IRR 기준)도 15.4%로 양호한 수준을 유지했다. 2024년 16.0% 대비 소폭 하락한 것으로 투자 원금 대비 수익 배수는 2.1배로 MBK의 바이아웃 펀드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MBK는 지난해 이 펀드 내 HKBN 지분을 차이나모바일에 매각해 수익률을 방어한 것으로 알려졌다. ING생명, 두산공작기계, 대성산업가스 등 성공적인 국내 인수합병(M&A) 투자 및 회수 자산도 이 펀드에 편입돼 높은 수익률을 지키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수 바이아웃 펀드 수익률 하락세...김병주 "올해 회수 통해 수익률 올릴 것"

MBK가 연례서한을 통해 공개한 다른 펀드의 수익률 성적표는 대부분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카드, 재팬웰빙, 국내 의약품 유통업체 지오영 등이 담긴 바이아웃 4호 펀드는 11.6%의 수익률로 전년(14.8%) 대비 다소 감소했다. 구강 스캐너 전문기업 메디트와 오스템임플란트가 담긴 5호 펀드도 14.0%로 전년(21.3%) 대비 크게 떨어졌다. 다만 고려아연과 일본 반도체 기판회사 FICT, 일본 알루미늄 캔 제조회사 알테미라 등이 담긴 6호 펀드는 130.9%로 높은 수익률을 보였다. 이 밖에 스페셜시츄에이션 펀드의 경우 1호 펀드는 30.9%, 2호 펀드는 13.8%를 나타냈다. 김병주 회장은 "바이아웃 펀드 4호와 5호가 다소 뒤처져 있으나, 올해 예정되거나 계획 중인 다수의 회수를 통해 조만간 따라잡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아울러 "우리는 한 해 동안 매각, 공개 시장 회수, 레버리지 재자본화, 부분 실현의 조합을 통해 17억달러의 분배금을 집행했다"며 "구체적으로는 재팬 웰빙의 재자본화, CGV 해외 체인인 CGI의 일부 매각, 구로다 그룹의 기업공개(IPO), HKBN 및 시얀리의 매각, HK 보하이 리싱의 일부 매각, SK온의 매각, 그리고 동진섬유, JBR, CAR의 재자본화·배당·부분 상환을 통한 추가 실현이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고려아연 투자에 대해선 "주주 중심의 개혁과 기타 지배구조 이니셔티브를 통해, 2024년 9월 투자 이후 주가가 두 배로 오르는 가치 창출을 이끌어냈다"고 밝혔다. 한국은 자본시장 개혁을 표방하는 새 정부 아래에서 지배구조 중심의 상법 개정안을 통과시켰고 이는 공개 주식시장의 급등을 이끌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오랫동안 코리아 디스카운트에 짓눌려 있던 한국 공개 시장은 아시아 인접국들과의 밸류에이션 격차를 좁혔으며, KOSPI의 P/E 멀티플은 2024년 말 12.7배에서 2025년 말 17.6배로 상승했다"고 말했다.

MBK "일본 PEF시장 급성장, 우리가 이끌어...수혜 계속될 것"

김 회장은 일본 시장에 대해 “MBK파트너스는 일본의 지속적인 사모펀드(PE) 급성장을 이끌면서 동시에 그 수혜를 입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의 투자원금 대비 배수(MoC)는 2.9배로 미국의 2.3배, 유럽의 2.1배를 앞질렀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는 "기업지배구조 코드는 포트폴리오 합리화, 주주행동주의 촉진, 상장폐지(take-private) 활동을 이끄는 촉매제 역할을 해왔다"고 했다. 또 "우리가 수년간 말해온 대로, 일본에서는 '모든 것이 작동한다'(Everything works)"고 언급했다. 그는 △법적 투명성 △금융 조달 가용성 △경영진 인재풀의 깊이 △적극적 주주 참여 등에서 일본 시장의 장점을 설명했다. 아울러 "MBK파트너스는 일본의 지속적인 PE 급성장을 이끌면서 동시에 그 수혜를 보고 있다"고 했다.

중국 시장에 대해선 "여전히 구조적 전환 국면에 있지만, 투자와 회수 양 측면에서 긍정적인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특히 정책적 경기 부양과 AI 분야에서 많은 이들이 '딥시크 모멘트'라 부르는 사건 이후 혁신 섹터에 대한 자신감 회복이 성장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밸류에이션이 여전히 보수적이고 거시 리스크가 지속되는 가운데도, 내수 소비와 기술 자립 테마에 부합하는 선별적 기회가 포착되고 있다"며 "한국에서와 마찬가지로 중국에서도 다수의 글로벌 GP가 철수하면서 우리와 같이 집중적인 지역 투자자에게 수급 균형이 개선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헬스케어 소비자대면사업 유망..."사회적 책임에서도 챔피언 될 것"

MBK의 업종별 투자 포트폴리오에 대해선 "2025년 네 가지 핵심 섹터인 소비재·유통, 통신·미디어·기술(TMT), 금융서비스, 헬스케어에서 견고한 성장 모멘텀을 보여줬다"며 "헬스케어와 소비자 대면 사업은 아시아 전반에 걸친 인구 고령화, 부의 증가, 여성 경제활동 참가 증가 등 인구통계학적 순풍의 수혜를 받았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설립 이후 현재까지 EBITDA 성장이 실현된 바이아웃 투자의 전체 에쿼티 가치 창출의 약 4분의 3을 차지하고 있다"며 "레버리지나 멀티플 확장보다 운영 개선이 우리 가치 창출 전략의 초석으로 남아있다"고 했다.

아울러 향후 투자 방향에 대해선 "일본의 지속적인 사모펀드(PE) 붐, 인공지능(AI)이 접목돼 산업과 자본 배분을 재편하는 기술, 인구구조에 따른 헬스케어와 특히 노인요양, 그리고 구조적 자금 조달 격차를 메우는 프라이빗 크레딧과 하이브리드 자본에서 매력적인 기회를 발견한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연례서한 말미에 "장기 수익을 제공하는 데 집중하면서 그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우리가 사회적 책임의 챔피언이 되겠다는 다짐"이라고 했다. 홈플러스 사태 이후 여론의 비판을 받고 있는 점을 의식해 사회적 책임 경영을 강조한 것이다. 그는 "MBK파트너스는 모든 행동에 있어 덕(德)을 지침으로 삼아왔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위대하고 선한 운용사가 되겠다"고 역설했다.

한편 MBK파트너스는 바이아웃 6호 펀드를 55억 달러 규모(약 8조1300억원)로 최종 결성했다. 김 회장은 "이번 클로징은 지난 3년간 해당 지역에서 독립 GP가 완료한 최대 규모의 자금 모집"이라며 "주요 출자자들의 재투자율(re-up rate)이 약 80%에 달했다"고 소개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송은경 기자 nor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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