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계획을 채팅방에서?…美 안보라인 '아찔한 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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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5.03.25 08:43 수정2025.03.25 08:43

“전쟁 계획을 채팅방에서?”…美 안보라인, 후티 공습 채팅에 실수로 언론인 초대

미국 안보 라인이 미군의 예멘 후티 반군 공습 계획을 일반 메신저 공간에서 논의하고, 그 과정에서 실수로 한 언론인을 채팅방에 초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백악관은 실수를 인정하면서도 “안보에 위협은 없었다”고 했고, 민주당은 “미국 국가 안보를 침해하는 행위”라며 조사를 촉구했다.

24일(현지시간) 미국 매체 애틀랜틱의 제프리 골든버그 편집장은 이날 보도를 통해 자신이 예멘에서의 공습을 논의하는 국가안보 지도자들의 단체 대화방에 추가됐다고 밝혔다. 골드버그 편집장은 “전 세계는 3월 15일 오후 2시에 미군이 예멘 전역에 걸쳐 후티를 공격했다는 것을 알았으나, 나는 첫 폭탄이 터지기 2시간 전에 그 사실을 알게 됐다”고 했다.

그는 마이크 왈츠 국가안보보좌관에 의해 지난 13일 실수로 상업용 메신저인 ‘시그널’에 초대됐고 이에 따라 15일 오전 11시 44분에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의 전쟁 계획을 공유받았다고 알렸다. 여기에는 무기 패키지, 목표, 시기 등에 대한 정보가 포함돼 있었다고 골드버그 편집장은 전했다. 외신에 따르면 대화방에는 JD밴스 부통령, 마코 루비오 국무부 장관, 존 랫클리프 중앙정보국(CIA) 국장,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등 18명이 있었다고 전해진다.

마이크 왈츠 국가안보보좌관(사진=UPI연합뉴스)

마이크 왈츠 국가안보보좌관(사진=UPI연합뉴스)

백악관도 이날 관련 사실을 확인했다. 국가안전보장회의(NSC)의 브라이언 휴즈 대변인은 “현재 보도된 메시지는 진짜로 보이며, 우리는 이 대화방에 실수로 다른 사람이 추가된 경위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이 채팅방은 고위 인사들 간 깊이 있고 신중한 정책 조율을 보여준다”며 “후티 작전의 지속적인 성공은 병력 혹은 국가 안보에 위협이 없었음을 증명한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사실을 몰랐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이날 기자들에게 “나는 그것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 애틀랜틱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군사 기밀 유출에 언론의 비판이 쏟아졌다. 뉴욕타임스(NYT)는 “이것은 미국 국가 안보 정보에 대한 엄청난 유출”이라며 “기자가 실수로 대화방 초대된 것뿐만 아니라, 기밀성과 고도의 민감성을 요구하는 전쟁 계획 논의가 정부 채널 외부인 민간 채널에서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전쟁 계획을 시그널과 같은 채팅 앱에서 논의한 것 자체가 방첩법 위반일 수 있다고 일부 국방부 관계자들은 미국 언론에 전했다.

민주당 의원들 역시 거센 비판을 가했다. 루벤 갈레고 민주당 상원의원(애리조나주)은 “아마추어의 시간”이라고 했고, 팀 월즈 미네소타주 주지사는 “헤그세스는 전쟁 계획을 마치 파티 초대장처럼 문자로 보냈다”고 꼬집었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역시 “이것은 내가 접한 군사 정보 유출 중에서 매우 충격적인 사건”이라며 조사를 요청하겠다고 했다.

한경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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