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남자 골프 세계 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미국)가 메이저 대회 제153회 디오픈 챔피언십을 제패하자 경쟁자들이 그를 ‘전성기 타이거 우즈와 비슷하다’고 찬사를 내놓아 화제를 모았다. 세계 랭킹 3위 잰더 쇼플리(미국)는 “타이거 같은 지배자가 이렇게 빨리 나올 거라곤 생각도 못했다”고 했고,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도 “셰플러는 완전히 다른 수준”이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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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코티 셰플러의 아이언 샷.(사진=AFPBBNews) |
셰플러는 지난 21일(한국시간) 영국 북아일랜드 포트러시의 로열 포트러시 골프장(파71)에서 끝난 디오픈에서 최종 합계 17언더파 267타를 기록, 경쟁자들을 4타 차로 따돌린 압도적인 우승을 차지했다.
우즈는 첫 메이저 우승인 1997년 마스터스부터 1197일 만인 2000년 디오픈까지 메이저 4승을 달성했다. 셰플러가 2022년 마스터스 우승 이후 디오픈을 제패하기까지 걸린 1197일과 같다.
셰플러는 또 우즈 이후 세계 1위 신분으로 디오픈 패권을 차지한 2번째 선수라는 진기록도 남겼고 만 30세 전에 마스터스와 PGA 챔피언십, 디오픈을 제패한 4번째 선수도 됐다. 이 기록을 달성한 선수는 셰플러 이전에 잭 니클라우스(미국), 게리 플레이어(남아프리카공화국), 우즈 단 3명이었다. 아울러 셰플러는 역대 최초로 3개 메이저 대회를 전부 3타 차 이상으로 우승했다.
디오픈에서는 그의 아이언과 퍼트 능력이 돋보였다. 이미 4타 차 선두로 최종 라운드를 출발한 그는 1번홀(파4)133m 거리에서 9번 아이언으로 어프로치 샷을 핀 50cm에 붙여 버디를 잡으면서 사실상 초반에 경기를 끝냈다. 4번홀(파4)에서는 2m 버디, 5번홀(파4)에서는 4.5m 연속 버디를 잡았고, 6번홀(파3)과 7번홀(파5)에선 각각 5m와 4.5m 파 퍼트를 집어넣으며 위기를 넘겼다.
8번홀(파4)에서 셰플러답지 않은 더블보기 실수가 나오긴 했지만, 그는 9번홀(파4)과 12번홀(파5)에서 버디를 추가해 앞선 실수를 만회했다.
셰플러가 디오픈에서 어프로치 샷으로 얻은 이득 타수는 무려 9.065타로 전체 출전 선수 중 1위였다. 퍼트로 얻은 이득 타수 역시 8.516타로 2위였다.
흔들림 없는 경기력에 멘털 관리까지. 그가 ‘전성기 우즈 같다’는 극찬을 받는 이유다.
심지어 셰플러는 우즈의 머슬백 블레이드 아이언을 기반으로 제작한 테일러메이드 P7TW 아이언(5번-피칭웨지)을 사용하고 있다. 우즈가 직접 디자인에 참여했다는 아이언이다. 2018년 출시된 아이언인데, 2020년 우즈와 함께 마스터스 토너먼트에서 동반 라운드를 한 뒤 그의 아이언 샷에 매료돼 클럽을 이 제품으로 바꿨다.
P7TW 아이언은 스위트 스폿 바로 뒤에 텅스텐을 삽입해 우즈가 원하는 묵직한 타구감을 실현했다. 또 밀드 그라인드 기술을 통해 매번 똑같은 아이언을 복제할 수 있어 살아있는 그루브를 위해 클럽을 더 자주 바꿀 수도 있다. 그루브 간 간격도 다른 채보다 더 좁다.
퍼터는 테일러메이드 스파이더 투어X X1다. 정사각형 모양의 말렛 퍼터로 최대한의 관용성을 위해 힐과 토에 무게 중심을 뒀다. 넥 스타일도 2가지여서 아크형과 직선형 스트로크에 더 잘 대응하도록 했다. 역대 가장 인기있는 말렛 퍼터 중 하나로 셰플러와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사용해서 유명해졌다. 지난해 PGA 투어에서 통산 14승을 거둔 디자인이다.
이외에 셰플러는 링크스 코스 정복을 위해 7번 우드를 빼고 4번 아이언을 백에 넣었다. 스릭슨 ZU85(3-4번) 아이언을 썼다. 드라이와 3번 우드는 모두 테일러메이드 Qi10 제품이다. 웨지는 타이틀리스트 보키 SM8(50·56도), 보키 SM10 웨지웍스(60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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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FPBBNew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