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산장애 줄 잇더니…넥스트레이드 '2차 오픈' 4분기로 밀렸다

6 days ago 4

서울 여의도 넥스트레이드 본사./사진=연합뉴스

서울 여의도 넥스트레이드 본사./사진=연합뉴스

국내 첫 대체거래소(ATS) 넥스트레이드(NXT)의 '2차 오픈' 일정이 당초 오는 9월에서 4분기로 밀렸다. 2차 오픈 때는 넥스트레이드 정규 거래 시간에 참여하고 있지 않은 증권사들이 자동주문전송시스템(SOR)을 구축해 참여할 예정이다.

이번 일정 지연은 한국거래소가 오는 10월 전산 시스템 정기 개편을 앞둔 가운데 넥스트레이드와의 일정이 달라 전산 개발이 복잡해져 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증권사들의 우려를 반영한 결정으로 알려졌다. 특히 넥스트레이드의 거래대금이 불어나는 상황 속 증권사들의 거래 시스템에서도 잇달아 오류가 발생하고 있어 전산 개발에 보다 많은 시간을 투입하는 것으로 보인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당초 오는 9월로 예정된 넥스트레이드의 2차 오픈 일정이 4분기로 연기됐다. 앞서 지난 3월 넥스트레이드가 도입돼 주식 거래 시간이 총 12시간으로 늘었다. 오전 8시부터 8시50분까지 운영되는 프리마켓과 오후 3시30분부터 8시까지의 애프터마켓이 추가되면서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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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증권사 14곳은 넥스트레이드의 정규 거래 시간엔 참여하고 있지 않다. 한국거래소와 넥스트레이드의 가격을 비교해 더 저렴한 곳에 자동으로 주문을 넣는 SOR을 구축하지 못한 탓이다. 이에 금융당국은 이들이 오는 9월까지 SOR을 구축해 참여할 수 있도록 유예 기간을 뒀는데 이 일정이 4분기로 미뤄진 것이다.

넥스트레이드 관계자는 "2차 오픈 시기는 오는 10월 하순께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SOR은 넥스트레이드뿐 아니라 한국거래소도 함께 참여해야 한다"며 "10월엔 거래소의 정기 시스템 개편이 있고 넥스트레이드 자체적으로도 일정상 빠듯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거래소의 전산 시스템 정기 개편 일정과 넥스트레이드의 2차 오픈 시기가 달라 전산 개발이 복잡해져 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증권사들의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한국거래소의 정기 개편은 상·하반기로 나눠 1년에 두 번 진행한다. 한국거래소는 다음달 9일 파생상품 야간시장 개장에 발맞춰 관련 제도 개선을 위한 가장 이른 시기인 10월에 정기 변경을 계획한 상태다.

한국거래소와 넥스트레이드는 독립된 기관으로 회원사인 증권사들은 서로 다른 전문을 관리해야 한다. 두 기관의 개편 시기가 다른 상황에서 시점을 맞춰달라는 증권사들의 요구를 넥스트레이드가 받아들인 것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호가 입력·체결 등 한국거래소와 증권사 간 사전에 정의된 전문이 있는데 정기 개편이 이뤄지면 (전문이) 변경된다"며 "넥스트레이드라는 거래소가 하나 더 생긴 상황에서 회원사 입장에선 두 개의 전문을 모두 관리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두 기관의 전산 개편에 따른 가동 시점이 일치하지 않으면 전산 개발이 복잡해지고 테스트 완성도가 떨어져 장애가 발생할 수도 있다"며 "그동안 가동 시점을 맞췄으면 좋겠다는 증권사들의 요구 사항이 있었다"고 부연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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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스트레이드의 거래대금이 갈수록 늘어나는 가운데 증권사의 거래 시스템에서 매매 체결 지연 등 전산 장애가 잇달아 발생한 점도 시스템 구축에 보다 시간을 많이 투입하는 이유 중 하나로 지목된다.

넥스트레이드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벌써 5조원을 육박하고 있다. 넥스트레이드의 지난주(19~23일) 일평균 거래대금은 4조6485억원으로 집계됐다. 넥스트레이드의 거래 종목이 796개로 최종 확대된 첫째주(3월31일~4월4일) 2조8336억원과 비교하면 64.05% 급증했다.

한편 넥스트레이드의 2차 오픈 때는 증권사들이 반드시 SOR을 구축해 프리·애프터마켓뿐 아니라 정규 거래 시간에도 참여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게 될 전망이다. 넥스트레이드가 정규 거래 시간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 모든 시간대의 참여를 배제하는 방침을 정해 회원사에 전달했다.

넥스트레이드의 거래대금이 유의미하게 늘어나고 있는 만큼 증권사들은 대체로 모든 시간대에 참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 중소형 증권사 관계자는 "프리·애프터마켓에만 1차로 참여한 회원사들은 대부분 2차도 참여하기로 결정한 분위기"라고 말했다.

고정삼 한경닷컴 기자 js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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