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면 셧다운 막았지만…파업땐 모든 공정 '치명타'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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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법원의 이번 결정으로 노조의 총파업 계획에 일부 제동이 걸리면서, 반도체 생산라인 전면 중단(셧다운)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피하게 됐다. 법원이 24시간 가동돼야 하는 반도체 공장의 특수성을 감안, 파업 기간에도 평상시와 동일한 관리 수준을 유지하라는 엄격한 기준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업계에선 “18일간의 장기 파업이 강행될 경우 글로벌 공급망 전반에 극심한 후폭풍을 몰고 올 수 밖에 없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 길어지는 줄다리기 > 법원의 제동과 이재명 대통령의 압박에도 삼성전자 노동조합은 18일 총파업 강행 의지를 밝혔다. 파업을 사흘 앞둔 이날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열린 2차 사후조정 회의에서 삼성전자 사측 대표교섭위원인 여명구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 피플팀장(부사장·왼쪽부터)과 박수근 중노위원장,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회의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문경덕 기자

< 길어지는 줄다리기 > 법원의 제동과 이재명 대통령의 압박에도 삼성전자 노동조합은 18일 총파업 강행 의지를 밝혔다. 파업을 사흘 앞둔 이날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열린 2차 사후조정 회의에서 삼성전자 사측 대표교섭위원인 여명구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 피플팀장(부사장·왼쪽부터)과 박수근 중노위원장,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회의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문경덕 기자

◇ 파업 기간 대규모 손실 불가피

18일 산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조가 오는 21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하더라도, 반도체 핵심 공정인 생산 라인은 대체 인력과 자동화 시스템을 통해 가동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법원의 가처분 인용으로 파업 중에도 현장을 지켜야 하는 필수 인력은 약 7000명(반도체 직원 중 8%)이다. 삼성전자로서는 공장 가동의 최후 저지선인 핵심 인력을 묶어둠으로써 셧다운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막아낸 것이다. 노조는 이에 대해 “법원의 결정을 존중해 21일 예정된 쟁의활동을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전면 셧다운 막았지만…파업땐 모든 공정 '치명타' 불가피

문제는 이같은 임시방편이 모든 리스크를 해결할 수는 없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파업 참여자들의 대규모 공백을 메우기 위해 남은 엔지니어 등 현장 인력이 24시간 교대조로 무리하게 투입되면서 당장 가동에 영향을 미치진 않지만, 필수 후속 공정들의 지연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인력 한계로 인해 신규 장비 셋업이나 정기 설비 예방보전 등 핵심 고부가가치 작업들은 우선순위에서 밀리거나 연기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업계에선 이 여파로 초 단위로 돌아가는 반도체 공정의 연속 흐름 공정을 깨뜨리는 최악의 상황도 우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파업으로 인해 특정 구간의 진행 속도가 조금이라도 어긋나면 전·후방 라인의 균형이 도미노처럼 무너진다”고 말했다.

이에 따른 경제적 피해 규모는 천문학적인 수준으로 추산된다. 반도체 웨이퍼는 정해진 시간 내에 후속 공정으로 이동하지 못하면 전량 폐기해야 한다. 삼성전자의 월 웨이퍼 투입량(D램 65만장, 낸드플래시 50만장)을 전량 폐기한다고 가정하면 D램은 하루 2만 2000장(약 6500억 원), 낸드플래시는 1만 6000장(약 2400억 원)의 손실이 발생한다. 메모리 반도체에서만 하루에 9000억 원의 손실이 누적될 수 있는 셈이다.

생산 차질은 곧바로 글로벌 시장의 공급 절벽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세계 D램 시장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삼성전자의 공급망에 비상이 걸리면 메모리 가격은 폭등하게 된다.

파업이 종료되더라도 공정이 원점 그대로 정상 가동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법원은 인력 공백 속에서도 수율을 떨어뜨리지 않을 의무를 노조에 부과했으나, 초정밀 미세공정 특성상 엔지니어의 숙련도와 실시간 대응이 필수적이다. 파업 기간 중 발생할 수 있는 미세한 공정 변동성이 누적될 경우 파업이 끝나더라도 수율을 회복하는 데 예상보다 오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성과급 견해차 평행선 여전

삼성전자 노사는 이날 성과급을 둘러싼 최종 담판 협상에 돌입했지만 평행선을 달렸다. 양측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세종시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정부 주재로 열린 2차 사후조정 회의에서 막판 조율에 나섰다. 사안의 중요성을 감안해 박수근 중노위원장도 직접 참관했다.

핵심 쟁점은 성과급 재원과 제도화 문제다. 노조는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하고 성과급 상한을 폐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 경우 반도체 임직원 1인당 평균 지급액은 6억원에 이른다. 노조는 이를 명확한 산식으로 제도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적자 사업부도 성과급을 공유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사측은 기존 성과급(OPI) 제도를 유지한 채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영업이익이 200조원을 넘어서면 영업이익의 9~10%를 별도 재원으로 활용해 전체 부문 60% 대 사업부별 40%로 나누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 같은 내용을 3년간 지속한 뒤 재논의하자는 제안이다.노사는 19일에도 추가 협상을 이어가기로 했다.

김채연/강해령 기자/세종=원종환 기자 why2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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