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생 극복 못하면 나라도 교회도 사라져”… ‘종교시설 돌봄’ 전도 나선 기독교TV 회장

1 week ago 7

감경철 저출생대책국민운동본부장
“영유아뿐 아니라 노인도 돌봄 가능
종교시설도 봉사 쉬워져 일석이조”

감경철 본부장은 “이미 미국, 영국, 독일 등에서는 주말 예배 외에는 거의 사용되지 않는 교회 공간을 이용해 아동 돌봄 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곳이 많다”며 “앞으로 종교시설을 아동돌봄센터로 잘 활용하고 있는 해외 사례를 발굴해 국내에 소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CTS기독교TV 제공

감경철 본부장은 “이미 미국, 영국, 독일 등에서는 주말 예배 외에는 거의 사용되지 않는 교회 공간을 이용해 아동 돌봄 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곳이 많다”며 “앞으로 종교시설을 아동돌봄센터로 잘 활용하고 있는 해외 사례를 발굴해 국내에 소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CTS기독교TV 제공
“저출생을 극복하지 못하면 나라가 사라집니다. 나라가 없는데 교회는 있을 수 있습니까?”

4일 서울 동작구 CTS기독교TV에서 만난 감경철 저출생대책국민운동본부 본부장(CTS기독교TV 회장)은 “본업보다 출산 장려 운동을 더 열심히 하는 것 같다”란 물음에 이렇게 답했다. 저출생대책국민운동본부는 2022년 8월 기독교계를 중심으로 정치 경제 문화 등 우리 사회 각 분야 지도자가 모여 발족한 민간단체로, 올 1월 교회 등 종교시설에서도 영유아 돌봄을 할 수 있도록 관련 법령(국토교통부령 제1439호)을 개정하는 데 산파 역할을 했다.

감 본부장은 “지난해에만 전국에서 어린이집이 2000곳 가까이 문을 닫았고, 어린이집이 한 곳도 없는 읍면동이 600여 곳에 이른다”며 “아이를 낳아도 맡길 곳이 없으니 출산을 꺼리고, 아이가 없으니 다시 어린이집이 사라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종교시설을 영유아 돌봄 시설로 활용하자는 아이디어는 이런 배경에서 나왔다. 특히 교회는 읍면동, 작은 마을까지 대부분의 지역에 있고, 예배나 목회 활동이 없는 시간에는 사실상 비어 있는 경우도 적지 않아 이를 활용하자는 것. 그는 “수요가 없는 곳에 민간 어린이집이 생길 리도 없고, 그렇다고 국가가 하면 전국적으로 막대한 비용이 든다”며 “종교기관은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않기 때문에 수익 문제로 폐원할 염려도, 신자들이 다 주민이니 이전할 우려도 없다”고 말했다.

감 본부장은 1일 ‘전국 17개 광역시도 기독교총연합회 초청 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요즘 전국을 돌며 법령 개정 사실을 알리고 교회의 동참을 호소하고 있다.

“개정 법령은 교회가 영유아뿐만 아니라 노약자, 장애인도 돌볼 수 있게 하고 있습니다. 전에는 종교시설이 아닌 별도의 공간을 마련하거나 종교시설을 용도 변경해야 했는데, 이제는 일정 요건만 갖추면 그럴 필요가 없어진 거죠. 교회로서도 더 수월하게 지역 사회와 주민에게 봉사할 수 있게 된 것이니 일석이조(一石二鳥)이기도 합니다.”

그는 19년 전인 2006년 ‘생명과 희망의 네트워크’, 2010년 출산장려국민운동본부를 설립하며 저출생 극복 운동에 뛰어들었다. 우리나라의 출산율이 급격히 감소하는 게 눈에 보였지만 인구 감소가 국가 위기로 이어질 것이라는 사회적 공감대는 형성되지 않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어 저출생대책국민운동본부(2022년), ‘행복한 출생 든든한 미래’(2023년)를 잇달아 발족했고, 2022년 대선과 2024년 총선 때는 저출생 대책 정책 제안서를 만들어 각 정당에 전달했다. 올 1월 종교시설 내 아동 돌봄이 가능해진 것은 이런 노력의 결과다.

감 본부장은 “저출생은 주거와 보육 문제를 풀지 않으면 해결하기 어렵다”며 “주거는 정부의 노력이 필요하지만 보육은 우리 같은 종교기관과 민간에서도 충분히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 정책과 종교시설 활용 등 민간 영역을 함께 아우른다면 저출생 문제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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