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최근 플랫폼 운영 정책 위반을 문제 삼아 GS·롯데·현대홈쇼핑, SK스토아, KT알파 등 홈쇼핑 업체들의 쿠팡 판매를 막아버리자 홈쇼핑사들이 "문제를 수정하겠다"며 소명자료를 제출했다. 쿠팡과 홈쇼핑사 사이의 '기싸움'에서 쿠팡이 일단 승기를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1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GS·롯데홈쇼핑, 쿠팡은 이날 서울 영등포구 한국온라인쇼핑협회에서 실무자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GS홈쇼핑과 롯데홈쇼핑은 운영정책 위반 관련 소명자료를 제출하고 쿠팡과 판매 재개를 위해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불참한 현대홈쇼핑은 별도로 협의하겠다는 방침이다. 쿠팡은 다음날인 11일엔 T커머스 홈쇼핑 업체들과 실무회의를 연다.
앞서 쿠팡은 지난 1일 현대·롯데·GS홈쇼핑, SK스토아, KT알파 등 다수 홈쇼핑사의 쿠팡 판매 계정을 중지시키고 상품 판매도 중지했다. 이들 업체들이 쿠팡에 올려둔 상품 페이지의 이미지·텍스트 등에서 저작권을 위반한 사례들이 발견됐고, 상품 설명도 제품과 맞지 않는 일이 다수 적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쿠팡 내부 규정 상 저작권 침해 소지가 있는 상품을 판매할 경우 계정이 정지되고 소명 기간 한 달이 주어진다.
홈쇼핑 사들은 판매 재개를 위해 "수정하겠다"면서도 내심 불편한 기색이다. 쿠팡이 홈쇼핑, 백화점 등 온라인 종합몰 상품도 연동해 쿠팡 판매페이지에 노출하는데, 수만개에 달하는 물품에서 쿠팡의 자체 규정을 어겼는지 점검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제휴된 상품은 쿠팡에 자동으로 노출이 되는데 쿠팡 자체 규정을 어겼는지 사전에 파악하고 수정하기는 매우 어렵다"고 "원칙상 계정 정지라고 해도 지니치다는 느낌이 있다"고 했다.
업계에서는 최근 쿠팡이 홈쇼핑 업체를 담당해온 실무 부서를 없애면서 소통이 부족해지자 갈등이 누적됐다고 지적한다. 소통을 위한 '핫라인'이 사라지자 일부 업체는 개인 고객이 사용하는 상담창구를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홈쇼핑 업계 관계자는 "소통 라인을 다시 가동하기 위해 쿠팡과 홈쇼핑 업체들이 이날 회의에서 협의했다"고 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