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에서 '저속노화쌤'으로 불리는 정희원 박사가 서울아산병원을 떠나 서울시 건강총괄관으로 인생 2막을 시작한 이유를 밝혔다.
정 총괄관은 자신의 선택에 대해 X(구 트위터)를 통해 소회를 밝혔다. 그는 "앞으로 제가 무엇을 할지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며 "병원 밖으로 나가보려 한다"고 했다.
이어 "의사 과학자(MD-PhD)의 정체성과 제 이상을 펼치고 싶다. 저는 정치 체질은 아니다. 정치를 해야만 사회에 기여하는 것은 아니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저속노화의 본질을 지켜가며 더 많은 사람을 건강하게 만들고 싶다"며 "목표는 나라를 살리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의 희생으로 여기까지 온 나라다"라고 강조했다.
앞서 정 총괄관의 행보는 여행 상품과 연관된 논란을 불러왔다. 신세계 여행 플랫폼 '비아신세계'는 "'노년 건강지킴이'로 유명한 정희원 교수와 뉴질랜드와 그리스의 웰니스 문화를 직접 체험하고, 건강의 의미를 재정립할 수 있다. 단순 관광을 넘어 깊이 있는 문화적 체험을 경험할 수 있는 상품"이라고 소개했다. 해당 상품이 고가였던 탓에 온라인 상에서 갑론을박이 불거지기도 했다.
이와 더불어 정 총괄관의 레시피로 CJ제일제당 '햇반 렌틸콩현미밥+'와 '햇반 파로통곡물밥+' 제품은 누적 판매 150만 개를 넘기도 했다. 일부 네티즌들은 "너무 상업적이어서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정 총괄관은 이에 대해 "그냥 이거다. 별로 사악한 의도는 없다. 2023년에 번 건 절반쯤 기부했고 출판사가 귀속 2024년도로 인세를 합쳐서 신고해서, 오히려 세금을 더 많이 냈다. 그래서 올해는 기부를 못 할 것 같다. 병원에선 천덕꾸러기라 기본급만 받고 살았다. 햇반은 라이센스도 안 받고요. 제가 CJ에 부탁드려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매크로 연구자로서, 정책은 배우고 싶지만, 정치는 전혀 모른다"며 "(신세계에) 자문해 드린 여행이 그리 비싼 것인지도 몰랐다. 모두들 건강하시길 바란다. 죄송하다"고 말했다.
한편 정 총괄관은 정책 수립과 시행 과정에서 '시민 건강'의 관점에서 자문에 응하고, 정책을 제안하는 역할을 맡는다. 3급 국장급으로 시장 직속 비상근직이며 임기는 2년이다.
8월 1일부터 서울시 업무를 시작한 정 총괄관은 2일 오세훈 서울시장과 함께 남산 '북측숲길'을 찾아 안전과 편의 사항을 살피고 쉼터 3곳도 방문해 운영 현황을 확인했다. 또 저속노화 대표 식단 중 하나인 '키토김밥'과 과일로 아침 식사도 하며 시민들이 일상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건강관리법에 대해 논의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