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 의무 교육을 받은 분양마케팅(대행) 인력이 5600명을 넘겼습니다. 이젠 소비자 보호와 시장 투명화를 위해 분양대행업을 정의하고 제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때입니다.”
장영호 한국부동산마케팅협회장(사진)은 25일 “분양대행업의 제도적 기반 확충이 곧 소비자 권익 보호로 이어질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장 회장은 이날 제4대 분양마케팅협회장으로 연임됐다. 그는 침체한 분양시장과 전세사기 등으로 소비자 불안까지 커지는 상황에서 제도적 관리 강화를 통한 시장 회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분양대행업은 지난해 1월 통계청이 한국표준산업분류에서 별도 업종으로 인정하며 관리의 기틀이 마련됐다. 그러나 법령에는 관련 규정이 없어 소비자 피해의 사각지대로 남아 있다. 장 회장은 “분양대행업 정의가 법에 명시돼야 정부 차원의 진흥·육성·관리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국회에선 분양대행업을 규정해 소비자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부동산서비스산업진흥법 개정안이 발의돼 있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분양대행업 실태 조사와 행정 조치 등 체계적 관리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장 회장은 올해 우선 목표를 개정안 통과로 놓고 협회 차원에서 업계의 목소리를 전달할 계획이다.
장 회장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양시장을 정상화하기 위한 소통 노력도 강조했다. 지방 미분양이 지난 1월 기준 5만2876가구까지 늘어나는 등 분양시장 침체가 심해지고 있어서다. 그는 “현장 목소리를 들어보면 앞으로 지방 분양시장 전망은 더 어둡다”며 “인구 감소와 공급 과잉을 해결하기 위해 이제는 임대시장을 활성화해 미분양 주택이 해소될 수 있도록 패러다임을 바꿔야 할 때”라고 했다.
지방 미분양 문제 해결을 위해선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업계에선 지방 준공 후 미분양 주택 구입 때 적용하는 ‘주택 수 제외’ 혜택의 면적·가격 제한(전용 85㎡ 이하·6억원 이하)을 없애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준공 전 미분양도 임대 때 양도소득세 감면 혜택이 제공돼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그는 “업계에서 공통으로 요구하고 있는 지방 분양에 대한 세제 완화 등 파격적 대책이 나올 수 있도록 협회 차원에서 노력할 것”이라며 “지방 주택 구입 땐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등의 규제를 수도권과 다르게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유오상/한명현 기자 osy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