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이 지난 7일 캐나다 해군 차기 잠수함 사업(CPSP) 수주에서 고배를 마셨다는 소식에 20% 넘게 급락했다. 이에 주가는 한국 정부가 미국에 한·미 조선 협력 프로젝트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를 제안하기 이전과 비슷한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8일 증권가에선 한화오션의 목표주가를 계산하는 데 CPSP 수주 가능성을 반영하지 않은 만큼, 이번 수주 불로 인한 주가 조정을 ‘저가 매수’ 기회로 삼을 만하다는 조언이 나왔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한화오션은 22.65% 하락한 8만9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앞서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지난 6일(현지시간) CPSP 우선협상대상자로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즈(TKMS)를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캐나다의 노후 잠수함을 대체하려 기획된 CPSP 사업은 총 12척의 잠수함 건조와 30년 이상의 유지·보수·정비(MRO) 등을 합쳐 규모가 6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돼왔다.
기대를 모았던 CPSP 사업 수주 불로 급락한 주가는 작년 7월25일 종가(9만원)와 비슷한 수준이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미국 뉴욕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에게 마스가를 제안한 날이 작년 7월25일(현지시간)이다. 주가가 마스가가 공식화되기 전으로 되돌아간 것이다.
마스가는 한국 조선업계가 미국의 조선산업 재건을 지원한다는 한·미 조선협력 구상이다. 특히 한화오션은 마스가가 제안되기 전부터 미국 필라델피아의 필리조선소를 인수하는 등 미국 현지 사업의 기반을 구축해오던 터라, 마스가 프로젝트의 집중적인 수혜가 기대됐다.
김용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TKMS의 CPSP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발표되기 전인 지난 6일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TKMS의 수주가 확정돼 단기적으로 한화오션 주가가 하락하면 저가매수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동헌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CPSP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결과가 발표된 뒤 “한화오션 주가는 CPSP 사업 수주 기대를 선반영한 부분만큼의 되돌림이 불가피하다”면서도 “이벤트 소멸에 따른 낙폭은 펀더멘털 훼손이 아닌 수급 이슈”라고 설명했다.
그는 “CPSP 사업의 가치는 기존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계산에 반영되지 않은 옵션 성격이었다”고 덧붙였다. CPSP 수주 불발 한화오션의 실적 추정치를 바꾸지 않는다는 뜻이다. 다만 기대감이 사라진 데 따라 목표주가 산정에 사용되는 밸류에이션 배수가 하향될 가능성은 있다.
CPSP 사업을 수주하지 못했지만, 한화오션도 챙긴 게 있다. 캐나다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로 묶여 있는 독일을 상대로 치열한 접전을 벌였다는 경력을 쌓았다. 특히 카니 총리는 TKMS와 한화오션 모두 작전 요구 조건을 충족했다며, TKMS와의 본계약 협상이 결렬되면 한화오션이 협상할 권리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양승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경쟁을 통해 한국 기업이 잠수함 건조 분야의 최강자인 독일과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사업자라는 점을 대내외적으로 보여준 게 긍정적”이라며 “경쟁 막판 독일이 절충교역 공세, 납기 수정, 네거티브성 메시지까지 동원했던 점은 그만큼 한국 제안의 경쟁력이 높았음을 방증한다”고 말했다.
TKMS는 이번 수주전에서 나토 회원국 간의 상호운용성, 독일·노르웨이·캐나다의 북대서양 3자 협력, 유럽 방산 공급망 결속 등을 앞세웠다. 또 먼저 수주한 노르웨이와 자국 잠수함의 건조 슬롯까지 일부 양보하며 납기를 앞당겨 제안했다.
이동헌 연구원은 “이번 수주전으로 한화오션의 성능·납기·가격 경쟁력이 국제적으로 검증됐다”며 “폴란드 오르카 프로젝트 후속 사업, 중동과 동남아시아 국가로의 잠수함·함정 수출, 북미 MRO 협력 등 후속 파이프라인에서 유효한 경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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