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이 현대건설을 꺾고 서울 용산구 한남4구역 수주전에서 시공권을 확보했다. 국내 시공능력평가 1·2위인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맞붙어 관심을 끌은 이번 수주전에서 삼성물산은 한강 조망 100% 보장, 공사비 인상분 최대 314억원 분담 등의 파격적인 전략으로 조합원의 표심을 잡았다.
18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한남4구역 재개발 조합은 이날 이태원교회에서 시공사 선정총회를 열고 조합원 1153명 중 1028명(서면결의 35명)이 참석, 이 중 675표를 얻은 삼성물산을 시공사로 최종 선정했다. 현대건설은 335표를 얻었다.
한남4구역 재개발 사업은 용산구 보광동 360일대에 지하 4층~지상 23층 51개 동 2331가구 규모의 아파트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공사비가 1조5000억원에 이르는 재개발 대어다. 한남뉴타운 재개발 사업구역 한가운데 있어 상징성이 높다. 특히 이번 수주전은 정비사업 '최대어'로 손꼽히는 압구정 3구역의 전초전으로 여겨졌다.
삼성물산은 단지명으로 '래미안 글로우힐즈 한남'을 내세우며 조합원들에게 파격 조건을 내세웠다. 조합원 분담금 상환을 최장 4년 유예하고, 최저 이주비 12억원을 보장하겠다는 안을 제시했다. 공사비 인상에 따른 부담을 줄이기 위해 착공 전까지 물가 상승에 따른 공사비 인상분 중 최대 314억원을 자체 부담하고, 추가 공사비 증가분 650억원 선반영 등의 조건도 내걸었다. 일반분양 면적을 6만5000여㎡ 규모로 지어 현대건설보다 2600여㎡ 늘리고, 일반분양가를 최대한 높일 수 있는 '분양가 상한제 솔루션'을 제공했다.
조합원 1166명이 100% 한강 조망을 확보하는 설계안을 제시한 점이 경쟁력을 높였다는 분석이다. 국제적인 설계사인 유엔스튜디오와 손잡고 한강 변 아파트를 나선형 구조로 짓는 특화 설계를 선보였다. 서울시청 잔디광장의 5배가 넘는 녹지공간과 한남뉴타운 일대 최대 규모인 약 3만9669㎡ 규모의 커뮤니티 시설 조성도 약속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