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진 부상→홍동선 대체' 위기의 라미레스호, MVP 허수봉 도울 임동혁-김지한 삼각편대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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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동혁(오른쪽부터), 김지한, 허수봉이 7일 네덜란드와 2차 평가전에서 득점 후 기뻐하고 있다. /사진=대한배구협회 제공

정지석(대한항공), 임성진, 나경복, 황택의(이상 KB손해보험). 국제대회 출전을 앞둔 한국 남자배구에 부상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대한배구협회 관계자는 7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2025 대한민국-네덜란드 남자배구 대표팀 2차 평가전을 앞두고 선수 교체 사실을 전했다. 임성진의 대체자로 홍동선(상무)을 발탁했다는 것이다.

아웃사이드 히터 임성진은 무릎에 부상을 안고 있었다. 전날 이사나예 라미레스 감독은 "V-리그 시즌 종료 후 무릎이 안 좋았고 대표팀에서 최대한 도와주고 싶었지만 소속팀에서 하는 게 낫겠다고 판단해 돌려보냈다"고 밝혔다.

주장이자 세터인 황택의의 부상도 뼈아프지만 아웃사이드 히터 자리에 커다란 구멍이 생겼다. 앞서 교체된 정지석에 임성진, 손목 부상을 안고 있는 나경복까지 있기 때문이다. 나경복은 대표팀과는 동행하기로 했지만 블로킹과 서브를 할 때도 통증이 있어 이번 대회엔 참가치 않기로 결정한 상황이다.

지난 시즌 V-리그에서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한 허수봉(현대캐피탈)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전날 경기 후 "못할 때 뒤에 든든한 선수들이 없다보니 힘이 든다. AVC컵에 나가선 매 경기를 결승전이라 생각하고 해야 하기에 거기에 초점을 맞춰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희망을 찾았다. 아포짓 스파이커 임동혁(상무)이 양 팀 최다인 23점을 몰아쳤고 김지한(우리카드)도 허수봉과 나란히 15득점으로 활약했다. 공격 성공률도 각각 61%와 47%로 네덜란드의 높은 벽에도 움츠러 들지 않고 날아올랐다. 라미레스 감독이 중점을 두고 있는 서브 에이스도 하나씩 기록하며 기대감을 키웠다.

득점 후 포효하는 김지한(오른쪽). /사진=대한배구협회 제공

이들의 활약 속에 연습경기부터 4차례나 만난 세계 랭킹 13위 네덜란드를 27위 한국이 세트스코어 3-1(17-25, 25-22, 25-21, 25-21)로 드디어 잡아냈다. 오는 14일 출국해 아시아배구연맹(AVC) 네이션스컵에 출전하고 9월엔 국제배구연맹(FIVB) 세계선수권에 출전하는 대표팀엔 커다란 자신감이 되는 결과였다.

라미레스 감독은 "어제 경기에선 3,4세트에서 서브에서 고전했는데 네덜란드의 서브를 관리하지 못했다. 우리 팀은 그걸 관리할 수 있는 능력과 시스템 갖춰져 있고 오늘은 리시브에 집중이 잘 됐다"며 "네덜란드 같은 팀을 만나 경기 할 때는 완벽한 리시브를 하긴 힘들지만 흔들렸을 때 어떻게 플레이해서 풀어갈지는 다 알고 있다. 그러기 위해 집중을 해야 한다. 오늘도 서브에서 몇 가지 전략을 세웠는데 네덜란드의 속공을 최대한 줄이기 위한 전략을 펼쳤고 그 상황에서도 상대 미들이 포인트를 내기도 했지만 효과를 많이 줄였던 것 같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이어 "가장 중요한 건 팀으로서 활약했는지가 중요하다"며 "팀 모든 선수들이 중요하다. 굉장히 값진 승리였기에 앞으로 마주할 도전에서 해나갈 수 있다는 용기를 보여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지한은 네덜란드전을 치르며 "서브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게 됐고 저런 신장의 블로커가 (V-리그에는) 없기에 고생했는데 공격적인 부분에서도 좋아진 것 같다"며 미소를 지었다.

임동혁은 "경기를 치를 수록 좋아지는 게 보이니 팀원들 자체가 자신감을 얻었다"며 "부상 선수 많은데도 불구하고 넓은 선수층으로 이겼다는 게 모든 선수들에게 좋은 동기부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미소를 지었다.

임동혁이 득점 후 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대한배구협회 제공

아웃사이드 히터들의 줄 부상에도 개의치 않는다. 김지한은 "당장 바꿀 사람이 없는 것 맞지만 못했을 때 걱정이 되진 않는다. 이런 상황도 즐기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고 임동혁은 "다른 포지션은 각 포지션별로 2배수로 있어 반씩 뛸 수 있는데 아웃사이드 히터는 두 자리에 3명이라 상대적으로 더 많은 경기를 뛰어야하고 (이)우진이도 있지만 (김)지한이나 (허)수봉이 형이 워낙 좋은 기량을 보이고 있어서 고정적으로 뛰고 있다. 옆에서 봐도 힘들어 보이지만 내가 시합 때 한발 더 뛰려고 한다. 그래야 아웃사이드 히터들도 부담을 덜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표팀은 AVC 네이션스컵 우승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선 허수봉과 김지한, 임동혁 삼각편대의 역할이 중요하다. 가능성은 확인했지만 부진도, 더 이상의 부상도 나와선 안 된다.

임동혁은 상무에 입대해 더 많은 발전을 이뤘다. "개인시간이 많아서 몸을 만들었고 살도 많이 뺐다"며 "배구적으로는 서브를 신경 많이 썼다. 야간에 쉴 때도 훈련했고 어떻게 해야 잘 들어갈까 고민했다. 아직은 부족하지만 오늘 경기에선 잘 통했던 것 같다. 이 리듬으로 연습하다보면 AVC컵, 세계선수권애서도 좋은 기량을 보일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체중은 7,8㎏ 빠졌고 체지방도 6㎏를 뺐다. 대표팀 왔을 때 다들 많이 놀라더라. 웨이트할 때 몸이 왜 그러냐고 했다"며 "체중은 빠졌지만 근육량은 유지하려다보니 몸은 더 좋아진 것 같다. 그동안 스텝에서 못 쫓아갔던 공을 잘 찾아들어가는 걸 느끼고 있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렇기에 해낼 수 있다는 생각도 더 커지고 있다. 임동혁은 "감독님께서 우리 팀은 한 선수가 30점 내는 시스템이 아니다. 모든 선수가 원팀이 돼 의기투합해서 해야 할 수 있다고 말씀하신다"며 "한 명이 돋보이기보다 모든 선수가 한 마음 한뜻이 되면 오늘 같은 경기력 나올 수 있고 그러면 좋은 위치에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지한도 "당연히 (AVC컵) 목표는 우승이다. 모두가 안 된다고 하지 않고 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에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자신감과 실력도 있다"며 "작년엔 결과가 아쉬웠지만 내용적으로 좋은 모습을 보였다. 새로운 선수들이 들어오며 전력도 업되고 호흡도 좋아졌기에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지한(오른쪽)과 임동혁이 승리 후 인터뷰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안호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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