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패배 후 아쉬워하고 있는 토트넘 주장 손흥민(가운데). /AFPBBNews=뉴스1 |
토트넘의 2024~2025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대실패의 원인으로는 단연 부상 선수들의 속출이 꼽힌다. 주장 손흥민을 비롯해 핵심 선수들의 줄부상이 시즌 내내 이어진 게 결국 EPL 최악의 성적으로 이어진 건데, 그 배경엔 철저한 부상 관리나 대책 마련이 아닌 서로 책임을 전가하는 데 급급했던 내부 분위기가 있었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7일(한국시간) "토트넘 관계자들에게 이번 시즌 가장 중요한 문제점을 물어보면 '부상'이 가장 컸다고 설명할 것"이라며 "부상 선수들이 속출한 기록은 시즌 내내 코치진과 의료팀, 피지컬 스태프 간 갈등의 중심이 됐다. 한 관계자는 '책임 전가만 계속되고 있다'고 폭로했다"고 구단 내부 소식통 등을 인용해 보도했다.
실제 이번 시즌 토트넘엔 그야말로 '부상 악령'이 휘몰아쳤다. 손흥민을 비롯해 크리스티안 로메로, 미키 판더펜, 데얀 쿨루셉스키 등 시즌 내내 근육 문제 등 부상으로 결장한 선수들이 속출했다. 그 여파는 중요한 우승 타이틀이 걸렸던 2024~2025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결승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까지 이어졌다. 제임스 매디슨과 쿨루셉스키, 루카스 베리발은 결장했고, 손흥민마저 결승 무대를 선발이 아닌 교체로 소화해야 했다.
슈팅 기회를 놓친 뒤 아쉬워하고 있는 토트넘 주장 손흥민(가운데). /AFPBBNews=뉴스1 |
토트넘 히샬리송(가운데)의 부상 상태를 확인하고 있는 토트넘 의료 스태프. /AFPBBNews=뉴스1 |
심지어 부상을 털고 돌아온 선수가 부상 복귀전에서 또 부상을 당해 전열에서 이탈하는 사례까지 나왔다. 다만 BBC 보도에 따르면 이번 시즌 토트넘은 부상 선수들이 속출할 수밖에 없었던 시즌이었다. 부상자가 계속 나오는 상황에 대한 명확한 진단, 또 부상 선수들에 대한 관리 등이 철저하게 이뤄진 게 아니라 구단 내부 상대 스태프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데 급급했던 게 내부 분위기였기 때문이다. BBC는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코치진과 의료팀, 피트니스 부서 간 의견이 일치하지 않는 사례마저 있었다"고 꼬집었다.
2024~2025시즌에만 무려 4차례 부상으로 이탈했던 손흥민 역시도 이같은 내부 분위기의 희생양이 됐을 가능성이 크다. 트랜스퍼마르크트에 따르면 손흥민은 햄스트링과 발 부상 등 이번 시즌에만 데뷔 후 가장 많은 4차례나 부상을 당했다. 경기에 뛰지 못한 기간은 67일, 경기 수는 17경기나 됐다.
결과적으로 토트넘은 유로파리그 우승에는 성공했지만, 장기 레이스인 EPL에서는 38경기에서 무려 22패(11승 5무)를 당하는 역대 최악의 성적 속 20개 팀 중 17위 추락으로 이어졌다. 22패는 구단 역대 한 시즌 최다패 불명예 기록. 결국 다니엘 레비 회장 등 토트넘 구단 수뇌부는 최근 유로파리그 우승 사령탑인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성적 부진을 이유로 경질했다. 다만 감독 교체에 그치는 게 아니라 부상 관련 구단 내부 체계부터 바로잡아야 하는 또 다른 과제도 안게 됐다.
엔지 포스테코글루 전 토트넘 감독과 손흥민. /AFPBBNews=뉴스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