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신 한국 갈래' 역대급 호황인데…그야말로 날벼락 [트래블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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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경복궁을 찾은 외국인관광객들이 봄꽃을 배경으로 추억을 남기고 있다. 사진=뉴스1

서울 종로구 경복궁을 찾은 외국인관광객들이 봄꽃을 배경으로 추억을 남기고 있다. 사진=뉴스1

K콘텐츠 열풍에 힘입어 한국 관광이 역대급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방한 외국인 1870만명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여세를 몰아 올해는 2300만명을 목표치로 잡았다. 다만 중동 전쟁발 유가 폭등으로 미주·유럽 여행객이 한국행 항공권에 유류할증료로만 왕복 100만원 이상 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업계에선 장거리 신규 수요부터 이탈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5일 한국관광공사 통계에 따르면 올해 1~2월 방한객은 270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6% 늘었다. 증가세를 이끈 건 중화권이다. 중국(30.9%) 대만(53.1%) 홍콩(55.9%)이 전체 성장을 견인했다. 서구권도 꾸준히 확장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미주 방문객은 19만4341명에서 20만8718명으로 7.4%, 유럽은 11만3620명에서 13만1588명으로 15.8% 각각 증가했다.

업계에선 K팝·K뷰티·K푸드를 중심으로 한 한류가 일본·중국·동남아 중심이던 방한 시장의 지형 자체를 바꾸고 있다고 봤다. 한 대형 면세점 관계자는 "올해 들어 유럽·미국 국적 방문객이 눈에 띄게 늘었고 전체적으로 국적이 다양해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한 달 새 두 배 가까이 뛴 항공유…할증료 도미노

미국 뉴욕 JFK 국제공항에 착륙한 항공기. 사진=REUTERS

미국 뉴욕 JFK 국제공항에 착륙한 항공기. 사진=REUTERS

문제는 중동 변수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 장기화로 국제유가가 급등했다. 국내 항공사들은 인천발 4월 유류할증료를 3월 대비 최대 3배 인상했다.

외항사들도 마찬가지다. 캐세이퍼시픽은 4월1일부터 전 노선 유류할증료를 일괄 인상한다고 지난달 26일 밝혔다. 장거리(북미·유럽·중동) 노선은 편도 기준 149.20달러에서 200달러로, 한국~홍콩 구간은 18.20달러에서 37달러로 두 배 이상 뛰었다. 캐세이퍼시픽은 중동 상황이 안정될 때까지 유류할증료를 재검토하겠다고 밝혀 추가 인상 가능성도 열어뒀다. 에어프랑스·KLM은 장거리 노선 요금을 대폭 올리고 일부 노선을 감편했다.

북유럽 거점 항공사인 스칸디나비아항공(SAS)은 4월 운항 일정을 대폭 축소해 최소 1000편을 감편했다. 안코 판 데르 베르프 SAS 최고경영자(CEO)는 스웨덴 경제지 다겐스인더스트리와의 인터뷰에서 “항공유 가격이 10일 만에 두 배로 뛰었다. 이는 항공업계에 직접적인 충격”이라고 밝혔다. SAS는 지난해 9월 인천~코펜하 직항을 신설하며 한국 노선을 강화하던 중이었다. 이번 감편이 한국행 노선에도 영향을 미칠지 업계가 주시하고 있다.

IATA에 따르면 지난달 넷째 주(21~27일) 글로벌 평균 항공유 가격은 배럴당 195.19달러로 소폭 하락세로 돌아섰다. 그러나 전쟁 이전인 전월(99.4달러)과 비교하면 여전히 96.3% 높은 수준이다. 항공사들의 유류할증료 인상이 이미 4월 발권에 반영된 데다 중동 상황이 유동적이어서 업계는 안심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단거리는 버텨도, 장거리 신규 수요가 문제

서울 중구 명동 거리가 관광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사진=뉴스1

서울 중구 명동 거리가 관광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사진=뉴스1

업계는 일본·대만 등 단거리 시장의 타격은 제한적으로 본다. 항공비 절대액이 작고 K팝 팬덤의 재방문 충성도가 높아서다. 변수는 미주·유럽 장거리 구간이다. 유류할증료만으로 왕복 수십만원에서 100만원 이상 추가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다. 항공권 가격 특성상 한 번 오르면 쉽게 내려가지 않아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장거리 여행객의 부담은 더 커질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4월 고양, 6월 부산 등 방탄소년단의 국내 콘서트를 비롯해 방한 수요는 확대되는 추세인 만큼 당장 방한 외국인 관광객이 감소하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중동 전쟁 장기화에 유류할증료 인상이 이어진다면 미주 중동 등 장거리 지역 수요부터 이탈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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