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이 관세로 인한 인플레이션 영향은 분명히 있지만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것이라고 시사했다. 그렇다 하더라도 금리 인하를 서두를 필요는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Fed는 19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고 경제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을 강조하며 기준금리를 기존 연 4.25∼4.50%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FOMC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관세 정책이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것이냐는 질문에 “인플레이션이 자연스럽게 하락할 것이라면, 굳이 추가적인 긴축 정책을 시행할 필요가 없다”고 답했다. 또한 현재의 금리 수준이 정책을 조정할 수 있는 유연한 위치에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추가 조정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올해 인플레이션 수치에서 얼마나 많은 부분이 관세 때문인가. 정책 금리 경로가 변하지 않았는데, 이는 일시적인 가격 상승으로 보고 있다는 의미인가.
“인플레이션에서 어느 정도가 관세와 다른 요인에서 오는 것인지에 대한 정확한 평가가 매우 어렵다. 분명히 그 중 일부는 관세에서 비롯된 것이 분명하다. 인플레이션이 단기간 지속되다가 자연스럽게 하락할 경우, 정책적 개입 없이도 이를 관망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안정적으로 유지된다는 전제하에서 가능하다. 현재로서는 상황을 지켜보며 향후 움직임을 평가할 계획이다.”
▶최근 일부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상승했는데, 이에 대한 신뢰도는 변함이 없나. 기업과 가계의 불확실성이 증가하는 가운데 이를 어떻게 해석하나.
“Fed는 다양한 지표를 통해 인플레이션 기대치를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상승하는 경향이 있으며, 설문 응답자들은 관세를 주요 요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하지만 장기적인 기대 인플레이션은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향후 1년 동안 인플레이션 상승이 반영된 것은 맞지만, 장기 기대 인플레이션은 안정적이거나 소폭 하락했다. 따라서 Fed는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확고하게 고정되어 있다고 보고 있으며, 이를 면밀히 주시할 것이다”
▶앨런 그린스펀 전 Fed 의장은 ‘물가 안정’을 기업과 가계가 가격 변동을 고려하지 않고 경제적 결정을 내릴 수 있는 환경으로 정의했다. 현재 경제 상황에서 Fed는 이를 달성했다고 볼 수 있나.
“그 정의에 동의한다. 우리는 이에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2.5% 수준에서 유지되는 기간이 길었으며, 관세로 인해 추가적인 진전이 일시적으로 지연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2% 목표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현재로서는 인플레이션이 완전히 안정화되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SEP(경제 전망 요약)에서는 2026년 초에 물가상승률이 2%대로 낮아질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에 따라 점진적인 정책 조정을 고려하고 있다”
▶SEP에서 금리 인하가 반영된 이유는 무엇인가.
“지난번 경제 전망에서 두 차례 금리 인하를 예상했으며, 당시 경제 성장률이 2.1%에서 1.7%로 하락할 것으로 보았다. 실업률은 소폭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으며, 핵심 인플레이션은 0.3%포인트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러한 요소들이 서로 균형을 이루면서 전체적인 전망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그러나 현재 경제 환경은 높은 불확실성을 동반하고 있다. 우리는 정책을 조정할 수 있는 유연한 위치에 있으며, 추가 조정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 보다 명확한 경제 신호가 나타날 때까지 신중하게 대응할 것이다”
▶실업률이 4%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지만, 신규 채용 속도는 2023~2024년 수준에서 정체되고 있다. 채용 둔화의 원인은 무엇인가.
“노동 시장의 특징 중 하나다. 고령화에 따른 노동력 감소를 고려하면, 현재 노동시장 참여율은 비교적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또한 임금 상승률은 인플레이션과 비교해 적정한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다. 그러나 고용 증가율이 낮아진 것은 기업들이 팬데믹 이후 급격한 채용을 마무리하고 보다 신중한 고용 전략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업률이 자연실업률(natural rate of unemployment) 수준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현재 노동 시장은 대체로 균형을 이루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현재까지 새 행정부의 경제정책이 노동시장, 인플레이션, 또는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경제 데이터에 반영되기 시작했나. 특히, 최근 해고 증가나 특정 산업에서의 고용 변화를 포함하여 어떤 부문에서 가장 뚜렷한 영향을 볼 수 있나.
“아직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경제 데이터에 본격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 어렵다. 현재까지 나타난 해고 규모는 특정 지역과 산업에 의미가 있을 수 있지만, 국가 전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한 수준이다.
또한, 지난 두 달 동안 예상보다 높은 상품 인플레이션 수치를 보였지만, 이는 관세로 인한 것인지 아니면 단기적인 변동성 때문인지 명확하지 않다. 시간이 지나면서 정책의 경제적 영향을 더욱 명확히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Fed는 이번 관세 인상이 일시적인 가격 상승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지난번에도 비슷한 전망을 했고, 결국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 아니었으며) 서비스 부문으로 확산했다. 이번에도 같은 실수를 반복할 위험은 없나.
“우리는 이러한 문제를 잘 인식하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자연스럽게 하락할 것이라면, 굳이 추가적인 긴축 정책을 시행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현재 우리는 팬데믹 때와는 다른 상황에 처해 있다. 완전한 물가 안정이 재확립되지 않았으며, 기업들이 가격 인상 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할 가능성도 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해 신중한 정책 결정을 내리겠다”
▶캐나다 중앙은행은 ‘통화정책은 무역 전쟁의 영향을 상쇄할 수 없으며, 중요한 것은 높은 물가 상승이 지속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Fed도 같은 우선순위를 두고 있나.
“Fed의 목표는 최대 고용과 물가 안정이다. 이 두 가지 목표가 상충할 경우, 우리는 각 목표가 얼마나 목표치에서 벗어나 있는지, 그리고 정상화까지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를 평가하여 최적의 정책을 결정한다.
현재 경제 상황을 볼 때, 이런 갈등이 본격적으로 발생하고 있다고 보지는 않는다. 경제 성장 전망은 다소 하락했지만, 심각한 경기 침체 가능성은 주요 경제 예측 기관들의 전망에서 나타나지 않고 있다”
▶관세가 인플레이션 상승의 주요 원인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는 현재 시행 중인 관세만을 반영한 것인가, 아니면 4월 2일 추가될 가능성이 있는 관세까지 포함한 것인가.
“모든 경제 예측 기관들이 관세가 핵심 개인소비지출(PCE)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며, 이는 현재 시행 중인 관세뿐만 아니라 향후 예상되는 관세까지 반영한 것이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