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잘하는 신입보다, 적응 잘하는게 중요"…채용시장 트렌드된 '컬처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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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10곳 중 6곳은 직원을 뽑을 때 조직 문화와 잘 맞는지, 이른바 ‘컬처핏(culture fit)’을 확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 직원의 조직 문화 적응 속도를 끌어올리고 조직 내 갈등을 줄여 이직률을 떨어뜨리기 위해서다. 그간 채용 시장에서 즉시 직무 투입이 가능한 인재를 가려내는 ‘잡핏(job fit)’이 대세였다면 올해 고용 시장의 화두는 컬처핏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 잘하는 신입보다, 적응 잘하는게 중요"…채용시장 트렌드된 '컬처핏'

16일 고용노동부와 한국고용정보원은 이런 내용의 ‘2024년 하반기 기업 채용 동향 조사’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매출 기준 상위 500대 기업 인사 담당자를 대상으로 지난해 11월 말부터 한 달간 실시했으며 387개 기업이 응답(응답률 77.4%)했다. 응답 기업 가운데 61%(236곳)는 신입 등을 모집·채용하는 과정에서 컬처핏을 확인한다고 밝혔다. 컬처핏은 컬처(문화)와 핏(적합)의 합성어로 개인의 가치관과 행동 방식이 조직 문화와 잘 맞는지를 평가하는 개념이다.

한 대기업 인사 담당자는 “젊은 세대는 조직 문화가 자신과 맞지 않으면 곧바로 퇴사하거나 ‘조용한 사직’(적극적으로 일하지 않고 최소한의 업무만 하는 태도)을 택하는 경향이 강하다”며 “신규 직원의 직무 능력을 확인하는 잡핏 대신 컬처핏을 확인해 이직률을 낮추는 게 중요해졌다”고 설명했다.

컬처핏 테스트를 도입한 기업은 1차 면접 단계에서 컬처핏을 평가한다는 답이 57.6%로 가장 많았다. 이어 최종 면접(36.9%), 서류전형(32.6%) 등 순이었다. 별도의 컬처핏 평가 단계를 운영하는 사례도 14%로 나타났다. 대기업도 속속 컬처핏을 도입하고 있다. 네이버는 신입 서류 전형 단계에서 ‘기업 문화 적합도’를 검사하고 CJ는 별도의 ‘CJ 컬처핏 테스트’를 한다.

기업들은 컬처핏 테스트가 실제로 효과를 내고 있다고 응답했다. 컬처핏 도입 기업(236곳)의 82.2%가 도입 이후 ‘(신규 직원들의) 조직 적응 속도가 증가했다’고 답했다. 협업 질 향상(70.8%), 조직 몰입도 증가(69.5%) 등 응답이 뒤를 이었다. ‘조직 문화 적응 문제로 퇴사하는 신입이 감소했다’고 답한 기업도 53%에 달했다.

이상돈 사람인 컨설팅사업부문장은 “컬처핏을 확인해 인재를 뽑으면 퇴사율을 낮추고 장기근속으로 이어져 기업의 생산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며 “다양한 방법으로 기업의 조직 문화를 홍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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