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병원 메디 스토리]“편마비 오거나 말 어눌해지면 급성 뇌경색 의심을”

2 hours ago 3

골든타임 놓치면 후유증 남아
‘동맥 내 혈전제거술’로 치료
25분 만에 막혔던 혈관 뚫려
“빠른 치료가 뇌를 살리는 길”

심유식 인하대병원 신경외과 교수가 혈전제거술을 하고 있다. 인하대병원 제공

심유식 인하대병원 신경외과 교수가 혈전제거술을 하고 있다. 인하대병원 제공
평소처럼 아침 식사를 하던 중이었다. 고혈압 외에는 특별한 지병이 없던 박정숙(68·가명) 씨는 갑자기 젓가락을 떨어뜨렸다. 오른팔과 다리에 힘이 빠지며 말이 어눌해졌다. 가족은 이상함을 직감하고 즉시 119를 불렀고, 박 씨는 인하대병원으로 이송됐다.

의료진은 즉시, 뇌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를 진행했다. 검사 결과 왼쪽 중대뇌동맥이 혈전(피가 굳어 생긴 덩어리)으로 막힌 급성 뇌경색이었다. 왼쪽 뇌혈관이 막히면서 신체 반대편인 오른쪽 마비와 언어장애가 동반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박 씨는 오른쪽이 거의 완전마비 상태였고, 말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심유식 인하대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우선 정맥을 통해 혈전을 녹이는 혈전용해제를 투여했다. 하지만 약물 치료만으로는 혈류가 회복되지 않았다. 큰 혈관을 막은 혈전은 약물만으로 잘 녹지 않는 경우가 많다.

심 교수는 즉시 ‘동맥 내 혈전제거술’로 치료 방향을 전환했다. 사타구니 혈관을 통해 가느다란 관을 뇌혈관까지 넣어 직접 혈전을 빼내는 시술이다. 심 교수는 시술 시작 후 25분 만에 큰 혈전을 성공적으로 제거했다. 혈전제거술은 환자의 상태와 혈관 구조에 따라 시간이 달라지지만, 박 씨의 경우 비교적 빠르게 재개통이 이뤄졌다.

막혔던 혈관에 혈류가 뚫리자, 박 씨도 빠르게 호전됐다. 시술 직후, 오른쪽 몸의 마비가 눈에 띄게 줄었고, 말도 제대로 하기 시작했다. 박 씨는 일주일 만에 보행과 일상생활이 가능한 상태로 퇴원했다.

박 씨는 응급실 심전도 검사에서 심방세동이 발견됐다. 심방세동은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면서 심장 안에 혈전이 생기기 쉬운 부정맥으로, 이 혈전이 뇌혈관을 막아 뇌경색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 중 하나다.

최근에는 환자가 스마트워치 등을 통해 심전도(ECG) 기능이나 맥박 측정 센서를 통해 심방세동이 의심되는 이상 리듬을 비교적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증상이 나타나면 병원을 찾아 심전도 검사 등으로 진단을 받고, 심방세동이 확인될 경우 항응고제 치료를 통해 혈전 형성과 뇌졸중 위험을 줄일 수 있다. 박 씨는 현재 심장내과 외래를 정기적으로 다니며 항응고제 복용과 맥박 조절 치료를 병행하고 있다. 뇌경색 재발을 막기 위한 2차 예방 치료다.

과거에는 큰 뇌혈관이 막히는 중증 뇌경색의 경우 사망하거나 심각한 후유장애가 남는 일이 흔했다. 하지만 지금은 골든타임 안에 병원을 찾아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후유증 없이 회복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다만 치료 성패를 가르는 가장 중요한 조건은 ‘치료가 가능한 병원에 얼마나 일찍 도착하느냐’이다.

심 교수는 “갑작스러운 한쪽 마비, 말이 어눌해지는 증상, 한쪽 얼굴이 처지는 증상이 나타나면 시간을 지체하지 말고 즉시 119를 불러야 한다”며 “빠른 치료가 곧 뇌를 살리고 일상을 지키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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