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깔던 SKB, AI 데이터센터 기업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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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 내에서 SK브로드밴드(SKB)의 위상이 달라지고 있다. 인터넷·IPTV 등 내수 시장에 편중된 사업 구조로 성장 한계가 분명했던 회사가 SK그룹의 포트폴리오 재편 과정에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DC) 운영 역할을 맡는 핵심 계열사로 부상하는 모습이다. 최근 SK그룹은 AI DC 사업을 중심으로 전 계열사가 ‘AI 가치사슬’에 참여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 ‘AI DC 핵심’ SKB, 체질 개선

1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SK그룹이 세계 1위 클라우드 기업 아마존웹서비스(AWS)와 2029년 완공을 목표로 울산에 짓고 있는 100M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는 총 7조원이 투입되는 대형 프로젝트다. SKB가 데이터센터 구축을 담당한다. 현재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는 SKB 내부 사업부가 맡고있다. SK그룹은 이 사업부를 분할(카브아웃)하는 방식으로 3조원 안팎의 투자를 유치하는 거래를 상반기 중 본계약 체결까지 마칠 예정이다.

인터넷 깔던 SKB, AI 데이터센터 기업 변신

이달 초 우선협상대상자로 공식 선정된 글로벌 사모펀드(PEF)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국내 PEF 연합 IMM인베스트먼트·스톤브릿지캐피탈 컨소시엄을 상대로 울산 AI 데이터센터 법인의 구주 매각과 신주 발행을 병행하는 구조다. 거래가 마무리되면 KKR은 울산 AI 데이터센터 지분의 29%를, IMM인베·스톤브릿지컨소시엄은 20%를 보유하게 된다.

이 거래에 앞서 추진된 SKB의 대대적인 지배구조 개편 작업도 마무리 단계에 있다. 지난해 SKB의 최대 주주 SK텔레콤(SKT)은 태광그룹과 미래에셋증권이 보유한 SKB 지분 24.8%를 1조1500억원에 인수했다. SKB는 2019년 티브로드와 합병 당시 5년 내 기업공개(IPO)를 한다는 조건으로 재무적 투자자(FI)인 미래에셋의 투자를 받았지만, SKT와 SKB는 상장 대신 데이터센터 사업 확장으로 성장 잠재력을 극대화하는 쪽을 택했다.

FI의 지분을 되사오며 SKT의 SKB 지분은 현재 99.14%에 달한다. 현재는 SKB를 SKT의 100% 자회사로 만들기 위한 현금교부 주식교환이 진행되고 있으며 이달 말쯤 마무리될 예정이다. 데이터센터 중심의 사업 재편을 위해 SKB는 작년 SK㈜의 판교 데이터센터 자산·영업권을 양수하고 희망퇴직도 단행했다.

◇ SK, DC로 AI 가치사슬 편입 노려

2024년 SK그룹은 반도체·친환경·바이오 등 여러 사업에 분산된 그룹 역량을 한곳에 모아 AI에 집중하는 ‘대전환’을 공식화했다. AI 데이터센터는 주요 SK그룹 포트폴리오를 AI로 한데 묶을 수 있는 핵심 사업이다. 고성능 서버가 필요한 AI 데이터센터는 대규모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아야 하고 칩에서 발생하는 발열을 식히기 위한 냉각기술도 필요하다.

데이터센터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SKT·SKB뿐 아니라 SK하이닉스(반도체), SK가스·SK이노베이션(에너지), SK에코플랜트(건설) 등 전 계열사가 데이터센터를 발판 삼아 AI 가치사슬에 참여할 수 있다.

SK의 이 같은 전략은 ‘스마트폰 시대’였던 2010년대 삼성그룹의 전략과 닮아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과거 삼성은 삼성전자(세트), 삼성디스플레이(패널), 삼성전기(부품), 삼성SDI(배터리) 등 주요 계열사가 ‘스마트폰 가치사슬’에 참여하며 시너지 효과를 누렸다.

송은경 기자 nor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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