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의 롯데렌탈 인수가 결렬될 조짐이 보인다. 인수금융 대출 약정 만료가 이달 말로 임박했지만, 어피니티가 대주단에 기한 연장을 요청하지 않고 있어서다. 보통 대규모 대출 계약 약정을 연장할 경우 만료일 한두 달 전에 대주단과 협의를 시작한다.
1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어피니티가 롯데렌탈을 품기 위해 조달한 1조3000억원 규모의 인수금융 대출 약정 기한이 조만간 만료된다. 하지만 어피니티가 인수자금 대출약정을 갱신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지 않자 업계에서는 어피니티가 딜 추진 동력을 잃은 것으로 보고 있다.
어피니티의 롯데렌탈 인수는 수개월째 표류 중이다. 어피니티가 이미 국내 렌터카 2위 업체 SK렌터카를 인수한 상황에서 1위 업체 롯데렌탈까지 사들이면 독과점이라는 논란이 일어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1월 SK렌터카와 롯데렌탈의 기업결합을 불허하며 딜에 제동을 걸었다.
어피니티가 선택할 수 있는 카드는 마땅치 않다. 어피니티는 내부적으로 SK렌터카를 매각하고 롯데렌탈을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하지만 2024년 인수한 SK렌터카를 재매각할 경우 제값을 받기 어려울 거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SK렌터카 매각 시 발생할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어피니티가 롯데렌탈 인수가를 낮춰달라고 요구할 경우 매각자인 롯데그룹이 받아들이기 어렵다.
롯데도 무리해서 롯데렌탈을 매각할 이유가 줄었다. 롯데는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롯데손해보험, 롯데카드 등 금융 계열사를 잇달아 매각했다. 롯데렌탈 매각도 비핵심 자산 정리와 그룹 지배구조 재편의 일환이었다. 그룹 재무구조가 악화하면서 금융당국과 주채권은행은 비핵심 사업 정리를 서둘러 마무리하길 바란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최근 롯데 계열사 실적이 일제히 개선되면서 그룹 차원에서 롯데렌탈 매각이 시급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롯데케미칼은 올 1분기 매출 4조9905억원, 영업이익 735억원을 기록하며 10분기 만에 흑자 전환했다. 중동전쟁 여파로 에틸렌 등 석유화학 제품 가격은 급등했지만 원재료 가격 상승 영향은 바로 반영되지 않아서다. 외국인 관광객 수요 급증으로 롯데쇼핑도 1분기 영업이익 2529억원을 냈다. 전년 동기 대비 70.6% 급증하며 시장 추정치를 22% 웃돌았다.
IB업계 관계자는 “어피니티는 거래를 추진할 동력이 약해졌고 롯데도 거래 성사가 급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무리하게 거래를 마무리하기보다 새 원매자를 찾아 천천히 진행하는 쪽으로 정리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어피니티와 롯데그룹은 “양사는 서로 지속적인 협의를 이어가고 있으며, 현재 결정된 바는 없다”고 했다.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

3 week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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