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평형 쪼개 세대수 확대
신축 세대 조합원 배정 허용
재건축 비슷한 수준 규제완화
주택법 개정안 국회통과 앞둬
상가 증축한도도 최대 30%로
선거후 리모델링 활성화 기대
아파트 리모델링도 재건축처럼 새로 짓는 세대를 조합원에게 배정하는 길이 열릴 전망이다. 단지 내 상가를 넓혀 옮기거나, 여러 단지를 묶어 통합 리모델링을 할 수 있는 법적 근거도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노후 중층 단지들의 리모델링 사업에 탄력이 붙을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3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주택법 일부개정법률안에는 리모델링 사업성을 높이는 내용이 대거 담겼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가 지난 4월 여야 의원들이 발의한 기존 15개 주택법 개정안을 묶어 위원장 대안으로 의결했고, 지난달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해 국회 본회의 처리를 앞두고 있다.
가장 큰 변화는 조합원의 선택권을 넓혔다는 점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리모델링도 재건축처럼 조합원이 기존 집 대신 신축 세대로 옮겨갈 수 있도록 했다. 신축 세대를 일반분양 물량으로만 쓰지 않고 조합원에게 배정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 것이다.
리모델링 사업은 재건축과 달리 기존 아파트의 골격을 유지한 채 증축과 대수선을 통해 주거 환경을 개선하는 사업이다. 원칙적으로 기존 동·호수가 유지됐다. 이 때문에 조합원에게 신축 세대는 '그림의 떡'이었는데, 앞으로는 동·호수 선택지가 늘어난다. 신규 세대로 옮기면 소유권을 정리하고 등기 절차도 밟을 수 있다.
상가 규제도 풀린다. 단지 내 상가 등 복리시설의 증축 한도를 기존 건축물 연면적 합계 10%에서 30%로 높였다. 또 건물 전부 또는 일부를 헐고 새로 배치하는 것도 허용한다. 상가를 유동인구가 많은 가로변으로 옮기고, 기존 상가 자리에 주거동을 넣을 수 있게 된 것이다.
그간 리모델링 사업에서도 상가는 대표적인 걸림돌이었다. 위치를 바꾸기 어려운 데다 현행 10% 증축 한도로는 기계실·전기실 같은 설비 공간을 늘리기도 쉽지 않았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상가를 빼고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단지가 많았던 이유다.
단지들을 묶어 '통합 리모델링'을 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개정안은 인접한 둘 이상의 단지를 결합해 전체를 리모델링할 수 있도록 했다. 지금까지는 붙어 있는 단지라도 사실상 각자 사업을 추진하는 구조였다. 앞으로는 여러 단지들이 하나의 조합을 꾸려 대단지로 탈바꿈시키는 사업 계획을 세울 수 있다. 공사비를 절감할 수 있고, 단지별로 나뉜 커뮤니티 시설도 대형화·고급화를 꾀할 수 있게 된다. 리모델링도 규모의 경제 효과를 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지난해 9·7 공급대책에서 예고됐던 대형 평형 분할도 법안에 포함됐다. 전용면적 85㎡ 초과 세대를 개별 소유가 가능한 두 채 이상으로 나누면 기존 세대 수의 5% 이내에서 세대수를 더 늘릴 수 있다. 대형 평형을 소형 주택으로 쪼개 분양 수입을 늘릴 수 있는 장치다.
정비업계에선 이번 주택법 개정안을 리모델링 시장의 '단비'로 보고 있다. 서울·수도권엔 용적률이 200%가 넘어 재건축 사업성이 나오기 어려운 1990년대 중층 아파트가 적지 않다. 리모델링이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제도 미비로 사업 추진에 어려움이 많았다.
실제 리모델링 추진 단지는 서울·수도권에 몰려 있다. 한국리모델링융합학회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전국에서 리모델링을 추진 중인 공동주택은 147개 단지 11만9390가구다. 서울이 79개 단지로 가장 많고, 경기·인천이 60개 단지다. 서울 동작구 사당동 신동아5차와 인근 우성2·3차, 극동, 신동아4차 등 이른바 '우극신'은 대표적인 수혜 단지로 꼽힌다. 단지들이 맞붙어 있고 사업 속도가 비슷해서 통합 개발을 노려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대치2단지, 성내삼성, 목동 한신청구, 남산타운 아파트 등도 체감 효과가 클 수 있다.
백준 제이앤케이 대표는 "기존 용적률이 높은 단지는 재건축 규제를 완화해도 사업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이번 개정안은 시장의 오랜 요구를 상당 부분 반영했다는 점에서 리모델링 사업에 활기가 돌 수 있다"고 말했다.
[임영신 기자 / 사진 이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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