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현지 시각) 미국 매체 뉴욕타임스(NYT)가 인공지능(AI)이 발전하면서 국가 간 새로운 디지털 격차를 만들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AI 기술력이 국제 정치와 세계 경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만큼 최첨단 AI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는 대규모 데이터 센터를 가진 국가와 그렇지 않은 국가 사이에 격차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옥스퍼드 데이터 연구에 따르면, 미국·중국·유럽연합은 세계 데이터 센터의 절반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AI에 특화된 대규모 데이터 센터 운영할 수 있는 ‘컴퓨팅 파워’를 갖춘 국가는 전 세계 16%(32개국)에 불과한데, 위 세 지역에 절반이 몰려있는 셈이다.
한편 이러한 대규모 컴퓨팅 시설이 없는 나라는 150개국이 넘는다.
그 중에서도 미국과 중국에 전 세계 AI 작업에 사용하는 데이터 센터의 90% 이상이 몰려있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인공지능 시대 가장 큰 수혜자로 꼽혔다.
오늘날의 AI 데이터 센터는 과거의 이메일이나 비디오 스트리밍 등 단순한 작업보다 훨씬 전력 소모가 커 유지비용만 수십억 달러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든 국가가 감당할 수 있는 시설이 아닌 만큼, 소수의 거대 기술 기업에 소유권이 집중되어 국가 간 디지털 격차가 심화하고 있다고 NYT는 지적했다.
AI 컴퓨팅 능력이 부족한 국가는 과학 연구나 신생 기업 성장, 노동력 유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아프리카 대륙 전역의 디지털 정책을 조율하는 스마트 아프리카(Smart Africa)의 라시나 코네(Lacina Koné) 사무총장은 “AI 혁명의 핵심에는 컴퓨팅 격차가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는 단순한 하드웨어 문제가 아닙니다. 디지털 미래에 대한 우리의 주권 문제입니다.”라고 덧붙이며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유럽에서조차 미국 기업들이 데이터 센터를 대부분 통제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많은 국가가 AI 격차를 줄이려 노력 중이다.
EU는 지난 2월 27개 회원국 전역에 새로운 데이터 센터를 포함한 AI 프로젝트에 2천억 유로를 투자할 계획을 발표했고, 인도와 브라질, 아프리카 국가연합 등도 ‘주권 AI’를 확보하기 위해 자체 데이터 센터 구축에 투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