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목적 인정에도 진정성 의문
증거영상엔 피해자 동선 확인 담겨
생활용품점서 범행용품 구매하기도
일면식도 없는 여고생을 성폭행할 목적으로 접근해 살해한 혐의를 받는 장윤기(23)가 법정에서 성폭행 목적을 인정한 가운데 피해자 측은 “양형을 낮추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고 비판했다.
피해자 측 법률대리인 김문석 변호사는 13일 광주지법에서 열린 장윤기의 두 번째 공판이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나 “지난 공판에서는 성적인 목적에 대한 입장을 보류했지만 이날은 모두 인정한다는 입장을 밝혔다”며 “진심 어린 반성을 통해서라기보다 양형을 낮추려는 의도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최근 장윤기가 재판부에 제출한 반성문 내용도 공개했다. 장윤기는 반성문에 “뒷생각 없이 무책임한 생각으로 피해자를 해쳤다. 그로 인해 수많은 분들께 영향을 미치고 당연했던 일상의 한 조각을 앗아갔다”고 적은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자 측은 장윤기가 반성문에서도 성폭행 목적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김 변호사는 “자신의 성적인 목적에 대해서는 전혀 인정하는 말을 하지 않고 전반적인 잘못을 인정한다는 내용에 그쳤다”며 “피해자와 유가족을 중심으로 한 반성이라기보다 대중에 공개될 것을 전제로 자신의 부정적인 영향을 낮추기 위해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어 “추가 증거가 드러나고 자신의 주변인들까지 수사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이를 차단하고 양형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려는 취지 등이 종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판단한다”며 “전형적인 전략적 선택에 따른 반성을 진심 어린 반성으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날 비공개로 진행된 증거조사에서는 장윤기가 범행 전 피해자 이채원양을 뒤따르는 모습 등이 담긴 영상도 재생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 변호사는 “피고인이 피해자를 특정해 여러 차례 멈춰가며 동선을 확인하고 최종 범행 장소를 선택하는 과정이 영상에 담겼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위해를 가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도 증거조사 대상이 됐다”며 “해당 부분은 피해자 보호 등을 이유로 피해자 측 대리인단도 법정에서 퇴정했다”고 말했다.
영상에는 장윤기가 한 생활용품점에서 범행에 사용된 용품과 관련된 물품을 구매하는 모습과 세탁소에서 자신의 옷을 세탁하고 미용실을 방문하는 모습 등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장윤기는 증거조사 과정에서 별도의 발언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변호사는 “피고인은 시종일관 고개를 숙이고 있었고 간혹 일부 영상을 바라보는 모습 정도만 확인됐다”고 전했다.
피해자 측은 직접적인 성폭력 행위가 확인되지 않더라도 범행 전후 정황을 통해 성폭행 목적을 판단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김 변호사는 “피고인이 그동안 부인한 것은 성적인 행위 자체가 아니라 성적인 목적을 갖고 있었다는 의도에 관한 부분”이라며 “외부로 직접 드러나지 않는 의도는 주변 증거를 통해 추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강간의 고의를 추단할 수 있는 증거들이 충분히 확보돼 있다고 판단한다”며 “피고인 스스로 해당 공소사실을 인정한 점을 보더라도 성폭행 목적이 거짓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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