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정치할 생각 전혀 없다”…與 면담서 선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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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이창용 한은 총재와 대화를 나누며 회의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5.1.22 뉴스1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이창용 한은 총재와 대화를 나누며 회의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5.1.22 뉴스1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여당 의원들이 22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를 만난 자리에서 이 총재가 “정치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이 총재가 공개적으로 추가경정예산안(추경) 필요성을 언급하고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를 엄호하는 발언을 내놓자 국민의힘 내에서는 “부적절한 발언”이라는 반발이 나온 바 있다.

권 원내대표와 송언석 국회 기획재정위원장, 박수영 기재위 여당 간사 등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한국은행을 방문해 이 총재와 면담했다. 여당 원내대표가 국정감사 등 공식일정을 제외하고 직접 한은을 방문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최은석 원내대표 비서실장, 박수민·서지영 원내대변인 등도 동행했다.

이날 비공개 면담에서 최근 이 총재의 발언을 두고 한 의원이 “정치하려고 발언한 것 아니냐”고 묻자 이 총재는 “저는 정치할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라고 답변했다고 한다. 이날 권 원내대표는 비공개 면담 전 “활발하게 의견을 개진하신 부분에 대해서도 속사정이 뭐고, 발언의 배경이 뭔지 진솔한 대화를 나누고 싶어서 방문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송 위원장도 방문 전 입장문을 내 “중립성과 독립성을 상실하고 월권적 재정 확대를 계속 요구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 총재는 16일 기자간담회에서 “외부 요인으로 둔화한 성장률을 보완하는 정도의 추경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15조~20조 원 규모의 추경 필요성을 언급했다. 2일 신년사에서는 “최 권한대행에 대해 여러 가지 비판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러나 그 비판을 하는 분들은 최 권한대행이 그렇게 하지 않았을 경우 우리 경제가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한 답도 같이 하시는 것이 좋겠다”고 밝혀 여당에선 정치적인 발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날 비공개 면담에서 이 총재는 추경 필요성은 12.3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에서 대외신인도 제고와 경제성장률 방어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참석자는 “이 총재가 국제적인 신용평가 기관들이 2월에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수정하는데 추경 합의가 2월에 이뤄지면 실제 편성이 2분기(4~6월)에 되더라도 성장률 하락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총재도 본인이 ‘너무 나갔다’는 것을 인정하지만 성장률을 생각해서 한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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