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본사회’ 대신 성장 공약
복수의 민주당 핵심 관계자에 따르면 이 대표 측은 조기 대선 국면에서 기본사회 공약에 대한 재검토에 착수했다. 윤석열 대통령 구속 이후 경제 안정 문제가 수면으로 떠오르면서 기본사회론은 차기 주요 대선 의제로는 실효성이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서 기본소득, 기본주택, 대학 무상교육 등 기본사회 5대 공약을 발표한 바 있다. 민주당도 이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성공하면서 강령에 ‘모든 사람의 기본적인 삶을 보장하는 기본사회 실현’을 반영하는 등 ‘기본사회’를 핵심 정책으로 전면에 내걸었다.이 대표 측 정책 분야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우리나라가 장기 저성장 기조에 들어간 상황에서 이제는 경제 성장을 강조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기본사회론보다는 성장에 방점을 찍을 수 있는 정책을 고심 중”이라고 했다. 친명(친이재명)계 핵심 의원도 “이번 대선에서 기본사회 의제가 나오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이 대표가 특정 정책 이슈로 묶이기보다는 경제 살리기 메시지에 집중하는 게 더 낫다는 판단”이라고 했다.이재명표 ‘기본사회’ 개념을 만든 이한주 민주연구원장 역시 최근 성장 전략 마련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원장은 16일 당 미래경제성장전략위원회 간담회에 참석해 참석자들에게 “성장도 민주당” 구호를 제안했다고 한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이 대표에 대한 중도층의 지지가 흔들리고 있는데 이들에게 안정감을 주는 게 급선무”라며 “포퓰리즘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기본사회론을 전면으로 내세우기는 어려운 분위기”라고 했다.
이 대표 측 일각에서는 기본사회 공약은 용어를 바꾸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 대표와 가까운 한 중진 의원은 “기본사회라는 말에 대해 아무래도 대중의 오해가 있지 않냐”며 “단어가 주는 따뜻한 의미를 감안해 포용성장이나 포용사회라는 용어도 거론되고 있다”고 했다.
● 백묘흑묘론 꺼낸 李… 비명계 잇따라 회동
이 대표도 22일 최고위원회에서 “경제, 민주주의, 국제 신뢰, 국격을 회복해야 한다. 그리고 다시 성장의 길로 나가야 한다”고 경제 성장에 방점을 찍었다.당 대표실 백드롭(배경 현수막)에 쓰인 ‘회복과 성장, 다시 大한민국’이라는 구호가 윤석열 대통령실 벽에 걸린 ‘다시, 대한민국, 새로운 국민의 나라’ 구호와 겹친다는 논란에 대해 “쥐만 잘 잡으면 됐지 그게 흰 고양이든, 검은 고양이든 무슨 상관인가”라고 했다. 중국의 개혁·개방을 이끈 중국공산당 최고지도자 덩샤오핑의 ‘흑묘백묘론’을 인용하며 “탈이념, 탈진영의 실용주의로 완전하게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
이 대표가 한미일 협력을 강조한 외교에 이어 경제에서도 정책 기조를 전환한 것은 조기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 지지율 하락으로 이 대표 일극 체제에 대한 비판 목소리가 꿈틀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중도층 공략으로 지지율 하락세를 반전시켜야 한다는 것.
이런 가운데 민주당 비명(비이재명)계 원외 모임 초일회는 다음 달 9일 정세균 전 국무총리 등과 모임을 갖는다. 또 23일 박광온 전 민주당 원내대표가 만든 정책연구소 ‘일곱번째나라 LAB’ 창립기념 심포지엄에는 정 전 총리와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등 비명계 대선 잠룡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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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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