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 기능 다시 보기] 성필수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인터뷰
면역항암제 2종 함께 사용하는 방법… 추적 관찰서 5년 생존 가능성 확인
위-식도 정맥 출혈 부작용도 적어… 간문맥에 종양 침범한 경우도 효과
국내 암 사망률 2위를 기록하는 간암은 주로 B형 간염, C형 간염, 간경변 등 만성 간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에게서 발생한다. 따라서 ‘간질환의 종착역’으로 불리기도 한다. 기저질환과 함께 간 기능이 저하된 경우도 많아 항암 치료에 큰 어려움이 따른다.
간암 치료의 핵심은 환자의 생존 기간을 최대한 오래 연장하는 것과 간 기능을 얼마나 잘 유지할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 특히 간 기능이 떨어지면 치료 옵션이 제한되고 결국 치료 실패로 이어질 수 있기에 항암 치료 초기부터 간 기능을 최대한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기존 간암 1차 치료법은 간 기능 저하, 식도 정맥류 출혈 등 부작용에 따른 미충족 수요가 존재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중면역항암요법(더발루맙-트레멜리무맙 병용요법)’이 1차 치료 옵션으로 부상하며 기존 표준 치료를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이에 성필수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를 만나 간암 치료에서 간 기능 유지의 중요성과 주목받고 있는 치료법에 대해 자세히 들어봤다. ―국내 간암 환자에게서 나타나는 공통적인 특징이 있다면….
“간암은 대부분 ‘병든 간’에서 발생한다. 즉 B형 간염, C형 간염, 간경변 등 간암의 주요 위험 인자를 가진 환자에게 잘 발병한다. 우리나라는 아직 B형 간염에 의한 간암 비중이 높은 편이지만 그 비율은 점차 감소하는 추세다. 반면 알코올성 간질환에 의한 간암은 서서히 증가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만성 간질환과 함께 간 기능이 떨어지면 항암 치료가 어렵다는 점이다. 다만 만성 간질환이 있다고 해서 모든 환자의 간 기능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음주가 간 기능 악화의 주된 원인인데 이러한 환자는 간 기능 저하로 인해 항암 치료 자체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간암 환자의 항암 치료에서 다른 암종 환자와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간암은 다른 암종에 비해 항암 치료가 까다롭다. 과거에는 진행성 간암으로 진단되면 치료법이 없어 속수무책인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 면역항암제 등 새로운 치료제들이 등장하며 간암 치료는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다.”
―이중면역항암요법을 사용한 환자 중 기억에 남는 환자 사례가 있다면….
“현재 이중면역항암요법으로 치료 중인 한 환자는 컴퓨터단층촬영(CT)상 종양이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호전을 보였다. 다만 아직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지 않아 환자들의 경제적 부담이 큰 상황이다. 많은 환자가 건강보험 적용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
―마지막으로 환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간암 환자 7명 중 1명은 치료를 포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효과적인 항암 치료 옵션이 허가되면서 환자에게 적합한 치료법을 찾는다면 장기 생존도 충분히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부디 희망을 잃지 말고 끝까지 치료를 이어가길 바란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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