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면역항암요법, 장기 생존-간 기능 유지 가능한 치료로 주목”

2 days ago 3

[간 기능 다시 보기] 성필수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인터뷰
면역항암제 2종 함께 사용하는 방법… 추적 관찰서 5년 생존 가능성 확인
위-식도 정맥 출혈 부작용도 적어… 간문맥에 종양 침범한 경우도 효과

성필수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가 면역 반응이 높고 출혈 부작용은 낮은 이중면역항암요법에 건강보험 급여 적용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성필수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가 면역 반응이 높고 출혈 부작용은 낮은 이중면역항암요법에 건강보험 급여 적용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치료법의 발전으로 이제 암은 ‘정복할 수 있는 질환’으로 여겨지지만 간암은 다르다. 간암 환자 중에는 만성간염이나 간경변증 같은 기저질환을 동반하고 있어 진단 시점부터 이미 간 기능이 떨어져 있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간암 치료에서 간 기능은 생존과 직결되는 핵심 요소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치료 효과를 좌우할 수 있는 ‘간 기능 유지’에 대해서 사람들의 인식이 높지 않다. 이에 본보는 3회에 걸쳐 ‘간암 리포트: 간 기능 다시 보기’ 기획을 진행했다. 마지막 회는 성필수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인터뷰다.》

국내 암 사망률 2위를 기록하는 간암은 주로 B형 간염, C형 간염, 간경변 등 만성 간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에게서 발생한다. 따라서 ‘간질환의 종착역’으로 불리기도 한다. 기저질환과 함께 간 기능이 저하된 경우도 많아 항암 치료에 큰 어려움이 따른다.

간암 치료의 핵심은 환자의 생존 기간을 최대한 오래 연장하는 것과 간 기능을 얼마나 잘 유지할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 특히 간 기능이 떨어지면 치료 옵션이 제한되고 결국 치료 실패로 이어질 수 있기에 항암 치료 초기부터 간 기능을 최대한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기존 간암 1차 치료법은 간 기능 저하, 식도 정맥류 출혈 등 부작용에 따른 미충족 수요가 존재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중면역항암요법(더발루맙-트레멜리무맙 병용요법)’이 1차 치료 옵션으로 부상하며 기존 표준 치료를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이에 성필수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를 만나 간암 치료에서 간 기능 유지의 중요성과 주목받고 있는 치료법에 대해 자세히 들어봤다.

―국내 간암 환자에게서 나타나는 공통적인 특징이 있다면….

“간암은 대부분 ‘병든 간’에서 발생한다. 즉 B형 간염, C형 간염, 간경변 등 간암의 주요 위험 인자를 가진 환자에게 잘 발병한다. 우리나라는 아직 B형 간염에 의한 간암 비중이 높은 편이지만 그 비율은 점차 감소하는 추세다. 반면 알코올성 간질환에 의한 간암은 서서히 증가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만성 간질환과 함께 간 기능이 떨어지면 항암 치료가 어렵다는 점이다. 다만 만성 간질환이 있다고 해서 모든 환자의 간 기능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음주가 간 기능 악화의 주된 원인인데 이러한 환자는 간 기능 저하로 인해 항암 치료 자체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간암 환자의 항암 치료에서 다른 암종 환자와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간암은 다른 암종에 비해 항암 치료가 까다롭다. 과거에는 진행성 간암으로 진단되면 치료법이 없어 속수무책인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 면역항암제 등 새로운 치료제들이 등장하며 간암 치료는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다.”

―간암 1차 치료에서 이중면역항암요법이 새로운 표준 치료로 주목받고 있다. 기존 치료 대비 어떤가. “현재 간암 1차 항암 치료에는 면역항암제-표적치료제 병용요법과 이중면역항암요법 두 가지가 사용된다. 이중면역항암요법은 면역항암제인 더발루맙과 트레멜리무맙을 함께 사용하는 치료법으로 특히 추적 관찰 연구를 통해 5년 장기 생존 가능성을 제시함과 동시에 간 기능을 비교적 잘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되며 주목받고 있다. 이 치료는 위·식도 정맥류 출혈 발생 위험이 낮다는 확실한 장점이 있다. 실제로 치료 도중 정맥류 출혈로 사망한 사례도 보고된 바 있어 출혈 위험이 큰 환자에게서는 병용요법을 적용하기 어렵다. 특히 주요 간문맥에 종양이 침범한 환자는 정맥류가 터질 가능성이 높아 더욱 조심해야 한다. 이중면역항암요법은 면역 반응은 더욱 효과적으로 활성화하면서도 출혈 부작용이 없어 치료 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중면역항암요법을 사용한 환자 중 기억에 남는 환자 사례가 있다면….

“현재 이중면역항암요법으로 치료 중인 한 환자는 컴퓨터단층촬영(CT)상 종양이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호전을 보였다. 다만 아직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지 않아 환자들의 경제적 부담이 큰 상황이다. 많은 환자가 건강보험 적용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

―마지막으로 환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간암 환자 7명 중 1명은 치료를 포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효과적인 항암 치료 옵션이 허가되면서 환자에게 적합한 치료법을 찾는다면 장기 생존도 충분히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부디 희망을 잃지 말고 끝까지 치료를 이어가길 바란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