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형환 기자] 정부가 정비사업 관련 이주비 대출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자 정비업계가 반색하고 있다. 이주를 앞뒀지만 대출 규제로 인해 갈등을 겪던 사업장들이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방법이 생기기 때문이다. 다만 가계부채 증가세와 집값 불안으로 인해 대출규제를 완화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대두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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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노원구 상계주공5단지와 일대 아파트 모습. (사진=연합뉴스) |
21일 관가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이주비 등 사업 목적성 대출을 일반 가계 주택담보대출과 별도 유형으로 관리하고 담보인정비율(LTV) 한도를 늘리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실제로 금융위는 지난달 건설업계 관계자들과 비공개 간담회를 열고 정비사업 이주비 대출 관련 애로사항을 청취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간 이주비 대출 규제는 정비사업을 가로막는 대표적인 규제로 꼽혔다. 6·27 대출 규제와 10·15 부동산 대책으로 현재 규제지역 이주비 대출은 1주택자 기준 LTV 40%로 묶인 상황이다. 다주택자들은 한 푼의 이주비도 나오지 않는다. 이에 자금 여력이 부족한 일부 조합원들이 사업 자체를 반대하며 지연이 되고 있다. 서울시가 최근 이주비 대출 규제를 LTV 70%까지 완화해달라고 요구한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이주를 앞둔 정비사업 구역 43곳 중 39곳(약 3만 1000가구)이 대출규제로 인해 이주비 조달에 차질을 빚고 있다. 서울 중랑구 면목동의 한 모아타운 사업지는 지난해 말 착공 예정이었지만 대출규제로 인해 이주 자체가 미뤄지며 사업이 지연됐다. 이주가 지연되면 착공과 준공이 지연되며 자연스럽게 공급난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에 정비사업장들은 시공사 지급보증에 따른 추가 이주비 대출로 버티고 있는 상황이다. 이른바 ‘압여목성(압구정·여의도·목동·성수)’ 등 사업성이 높은 사업장들은 추가 이주비 대출이 가능하지만 모아타운 등 소규모 재개발·재건축 사업의 경우 지급보증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지급보증으로 추가 이주비 대출이 나오더라도 대출 이자로 인해 갈등이 이어질 것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기존 이주비 대출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보증에 따라 연 이자가 3%대이지만 시공사 지급보증에 따른 추가 이주비 대출의 연 이자는 대형 건설사를 제외하면 2배 가량 비싼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서울 부동산 가격 안정을 위한 공급은 재개발·재건축을 통해서만 가능하다며 가능한 이주비 대출 규제를 비롯해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 등을 일시적으로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서울시 전체가 규제지역으로 묶이며 조합원 지위는 재개발의 경우 관리처분인가 이후 재건축의 경우 조합설립 이후 양도할 수 없다. 이로 인해 분담금을 부담할 수 없는 이들의 반대로 사업장 내 갈등이 증가하는 상황이다.
심형석 법무법인 조율 수석전문위원은 “이주비 대출 규제와 조합원 지위 양도 규제로 인해 사업 자체가 진전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조합원 지위 양도 시점을 재건축의 경우 관리처분인가 이전까지 가능하도록 해주고 대출 규제도 일시적으로 완화해준다면 정비사업을 통한 공급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가계부채 증가세와 집값 불안으로 인해 금융당국이 대출 규제를 완화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문가는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문제가 심각하다는 말을 지속적으로 언급하고 있고 대출 규제 완화 움직임이 있을 경우 정비사업지를 중심으로 부동산 가격이 크게 오를 가능성이 있다”며 “(규제 완화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3 hou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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