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집 살때 덜 빌리고 싼 집은 더 빌려”…서울 저가 아파트일수록 ‘영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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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싼 집 살때 덜 빌리고 싼 집은 더 빌려”…서울 저가 아파트일수록 ‘영끌’

입력 : 2026.06.21 07:18

금천·노원·도봉 등 주택값 저가 지역
집합건물 대출지수 상위권 차지
강남 등 상급지는 서울 평균보다 낮아
30대 이하 실수요자, 6억 대출 나오는
15억 이하 아파트 매입 적극 나선 영향
“전세 부족에 매매 전환 수요 꾸준할 듯”

서울 금천구청 주변 아파트 전경. 금천구는 지난 5월 기준 집한건물 대출지수가 서울 25개 자치구 중 가장 높았다. [로드뷰]

서울 금천구청 주변 아파트 전경. 금천구는 지난 5월 기준 집한건물 대출지수가 서울 25개 자치구 중 가장 높았다. [로드뷰]

정책 금융과 맞물려 주택담보대출을 활용한 실거주 목적의 차입 매입이 집중된 중저가 외곽 지역과 대출지수 상위 지역 상당 부분이 겹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대법원 등기정보광장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집합건물 대출지수는 준 서울 평균 49.01로, 금천구(63.02)와 노원구(56.57), 도봉구(55.57)가 대출지수 상위권을 차지했다. 반면 강남구 등은 30대로 서울 평균을 크게 밑돌았다

대출지수는 집합건물 거래 때 설정된 근저당액을 매매금액으로 나눈 비율을 말한다. 수치가 높을수록 집값 대비 차입 의존도가 높다는 의미다. 5월 대출지수만 보면 비싼 집을 사는 쪽은 덜 빌리고, 상대적으로 싼 집을 사는 쪽은 더 많이 빌리는 역설적 구조를 보이고 있다.

대출지수만 놓고 보면 금천구가 서울에서 가장 높았다. 금천구는 서울에서 아파트 값이 낮은 지역에 속한다. 2025년 기준 금천구 아파트 3.3㎡당 가격은 3144만원(부동산 정보 앱 집품)으로 서울 평균 5400만원보다 60%가량 밑돌았다.

집값 자체가 낮다 보니 같은 대출 한도라도 매매가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커지고, 정책대출을 활용할 수 있는 수요자의 차입 의존도도 높게 나타나는 구조다.

30대 이하 매입 비율과 거래량까지 함께 보면 노원구 흐름이 가장 두드러졌다. 노원구의 4월 30대 이하 아파트 매입 비율은 56.4%로 서울 최상단권이었다. , 대출지수도 56.57로 서울 평균을 7.5포인트 웃돌았다. 4월 거래량은 920건으로 서울 25개 구 평균 290건 대비 3배를 넘었다.

중저가 외곽에서 30대 이하가 대출을 끼고 집을 사는 흐름이 가장 뚜렷하게 나타난 곳으로 봐도 무방하다. 이는 대출 규제 강화로 서울 아파트 시장의 가격대별 진입 가능성이 갈린 영향으로 분석된다.

서울의 한 시중은행 주택자금대출 창구 [연합뉴스

서울의 한 시중은행 주택자금대출 창구 [연합뉴스

현행 15억원 이하 주택은 주택담보대출 한도 6억원이 유지되지만 15억원 초과 주택부터는 한도가 줄어든다. 여기에 생애최초·신혼부부 등 정책대출 조건까지 맞으면 일반 주담대보다 유리한 한도를 활용할 수 있다.

대출을 활용해야 하는 30대 이하 실수요자로서는 15억원 이하 중저가 주택이 많은 외곽 지역이 주요 진입 구간이 된 셈이다.

정성진 어반에셋매니지먼트 대표는 “15억원 이하 구간은 6억원까지 대출이 가능한 만큼 2030세대의 내 집마련 통로가 됐다”며 “전월세 상승이 누적되면서 임대에 거주하던 수요자들이 15억원 이하 매매로 전환하는 경향이 짙어졌고, 실거래가로 봐도 강서·중랑 등 중저가 지역에 집중됐다”고 짚었다.

서울 전반에 걸친 전세난과 외곽 중저가 지역의 집값 상승이 맞물린 포모(FOMO·상승장 소외 공포) 심리도 대출을 통한 공격적인 매입 배경으로 꼽힌다. 한국부동산원 자료를 보면 6월 첫 째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주간 0.29% 올라 2015년 11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연초 이후 누적 상승률은 3.77%로 지난해 같은 기간 0.65% 대비 약 6배에 달한다.

전셋값이 치솟고 매물마저 줄자 “차라리 사는 게 낫다”는 심리가 30대 이하의 매입세를 밀어올렸다는 분석이다. 서울 아파트 값도 지난해 연간 8.98% 올라 한국부동산원이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3년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정 대표는 “전셋집 찾기도 어렵고 공급도 없다 보니 전세에서 매매로 전환한 수요가 상당히 많았다”면서 “규제나 금융 정책에 변화가 생기기 전까지는 전세 물량 부족에 따른 매매 전환 수요가 꾸준히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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