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기차 업체 2분기 차량 인도 실적 ‘쑥’
테슬라 주가 7% 하락·리비안은 8% 올라
테슬라, 자동차 판매보다 AI·로보택시 관건
전기차 2위 리비안 보급형 SUV 로 맹추격
미국 전기차 업체들이 2분기 차량 인도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주가의 희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테슬라는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차량 인도 실적을 발표했지만 주가는 7% 넘게 급락했지만, 리비안은 실적 호조와 함께 연간 판매 목표까지 상향 조정하며 주가가 8% 이상 급등했다. 같은 ‘어닝 서프라이즈’에도 시장의 평가가 달라진 것은 투자자들이 두 회사를 바라보는 시각이 근본적으로 달라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테슬라는 2일(현지시간) 2분기 차량 인도량이 48만126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약 25% 증가한 것으로, 시장조사업체 비저블알파가 집계한 월가 예상치인 40만2776대를 7만7000여 대 웃도는 수준이다. 생산량은 45만1758대를 기록했다.
실적 개선의 배경에는 유럽 시장 회복이 자리 잡고 있다. 국제 유가 상승과 일부 국가의 전기차 보조금, 기업들의 친환경 차량 도입 확대 등이 맞물리면서 지난해 부진했던 유럽 판매가 살아났다. 아직 2분기의 구체적 실적이 발표되지 않았지만 유럽 국가별 등록대수를 살펴보면, 6월 들어 프랑스에서는 신규 등록대수가 전년 동월 대비 두 배 이상 늘었다. 스웨덴(56%), 이탈리아(43%), 덴마크(39%) 등 주요 시장에서도 두 자릿수 증가세를 기록하며 판매가 빠르게 살아났다.
중국에서도 리뉴얼된 모델Y 판매가 증가했고, 미국 역시 7500달러 연방 전기차 세액공제 종료 이후 급감했던 수요가 점차 안정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투자자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테슬라 주가는 이날 7.49% 하락한 393.45달러에 마감했다. 이미 실적 발표 전에 4일 연속 상승하는 등 기대감이 상당 부분 선반영된 점이 하락 이유로 꼽힌다. ‘좋은 실적’ 자체가 새로운 호재가 되기에는 기대 수준이 너무 높았다는 의미다.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테슬라의 투자 포인트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월가는 더 이상 테슬라를 자동차 제조업체가 아닌 인공지능(AI)과 자율주행 플랫폼 기업으로 평가하고 있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회사의 미래 성장축을 완전자율주행(FSD), 로보택시, 휴머노이드 로봇, 에너지 사업으로 제시하고 있다. 실제로 테슬라는 지난달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로보택시 상용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페달과 핸들이 없는 전용 자율주행 차량 ‘사이버캡’도 올해 하반기 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반면 미국 전기차 2위 업체인 리비안은 성장 스토리를 한층 강화했다. 리비안은 2분기 차량 인도량이 1만2194대로 전년 동기(1만661대)보다 14.4% 증가하며 시장 예상치(1만518대)를 크게 웃돌았다.
여기에 연간 인도 목표도 기존 6만2000~6만7000대에서 6만5000~7만대로 상향 조정했다. 배송 밴과 R1 시리즈의 견조한 판매에 더해 지난 6월부터 고객 인도를 시작한 보급형 SUV ‘R2’가 본격적인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았다는 자신감을 내비친 것이다.
시장도 즉각 반응했다. 리비안 주가는 장 중 한때 10% 이상 급등했고, 장 후반 상승분을 일부 반납했지만 전 거래일보다 8.44% 상승한 18.63달러로 마감했다.
투자자들은 R2가 향후 테슬라 모델Y와 경쟁하며 판매량을 끌어올릴 핵심 모델이 될 것으로 평가했다. 특히 리비안은 앞으로 4만5000달러 수준의 보급형 R2와 R3 크로스오버까지 출시할 계획이어서 본격적인 대중시장 진출이 기대된다. 우버가 2028년부터 R2 기반 자율주행 로보택시 1만대를 도입하기 위해 최대 12억5000만달러를 투자하기로 한 점도 성장 기대를 높이는 요인이다.
업계 관계자는 “테슬라는 자동차 판매보다 AI와 로보택시 사업의 성과를 증명해야 하는 기업이 됐고, 리비안은 이제 대중시장 진출이 시작된 성장주”라며 “같은 호실적이라도 시장이 요구하는 기대치가 전혀 달라 주가 반응도 정반대로 나타난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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