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웹툰이 콘텐츠 시장 '블루오션'으로 꼽히는 숏애니(숏폼+애니메이션) 사업에 뛰어들었다. 주로 숏폼으로 콘텐츠를 소비하는 1020 세대를 겨냥해 실사가 아닌 일러스트에 기반한 숏폼 콘텐츠 수요를 창출한다는 전략이다.
김현우 네이버웹툰 컷츠 콘텐츠 리드(사진)는 지난 29일 한경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웹툰이 이제 나스닥 상장까지 해서 성공했다고 볼 수 있는 것처럼 숏애니 영역도 그렇게 갈 수 있는 충분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네이버웹툰은 지난달 숏애니 사용자생성콘텐츠(UGC) '컷츠'를 선보이며 본격적으로 숏애니 생태계의 포문을 열었다. 컷츠는 누구나 2분 이내 숏폼 애니메이션을 제작하고 감상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기존 숏폼 플랫폼인 틱톡, 인스타그램 릴스, 유튜브 쇼츠와의 차별화 포인트는 애니메이션에 특화됐다는 것.
네이버웹툰이 숏폼에 눈을 돌린 것은 콘텐츠 소비 트렌드가 변화했기 때문이다. 기존 스낵컬처의 대명사였던 웹툰의 자리를 이젠 숏폼이 차지한 것이다. 김 리드는 "웹툰의 인기 요소 중 하나는 틈새 시간에 볼 수 있다는 점이었으나 감상 시간 2~5분짜리 웹툰은 이제 1020세대에겐 '긴 콘텐츠'가 돼 있더라"라면서 "웹툰은 이제 더 이상 가벼운 콘텐츠가 아니라는 얘기를 했다. 등하굣길이나 점심시간, 이동시간에 웹툰을 봤던 1020이 이제 웹툰보다 더 짧은 숏폼을 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잘파세대의 콘텐츠 소비는 실제로 숏폼에 집중되는 양상을 보였다.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올해 1~8월 기준 20대 미만의 사용 비중이 가장 높은 플랫폼은 틱톡(35.1%)과 인스타그램(27.6%)이었다. 같은 기간 네이버웹툰 사용 비중은 20.8%로 이들에 뒤졌다.
김 리드는 "10대와 20대 초반 소비자에게는 웹툰도 책과 마찬가지로 능동적으로 스크롤도 넘기고, 대사도 읽고, 생각하는 에너지를 요구하는 콘텐츠가 된 것 같다"며 "인구 문제 등 예전만큼 유입이 덜한 상황에서 어떻게 이용자를 더 끌어들일까 고민하다 편리한 감상을 할 수 있는 숏폼 포맷을 가져가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컷츠는 웹툰보다 분량이 확실히 가볍고 스토리 호흡도 짧다. 웹툰이 평균 한 회당 60~100컷을 분량을 차지한다면 컷츠는 30~40컷으로 간결하다. 김 리드는 "웹툰에서는 시간 변화를 보여주는 등 장면 변화 장면이 들어가기 마련인데, 숏폼에선 그런 장면이 들어가면 그 순간 이용자가 이탈하는 것 같다"며 "그런 전환 부분도 타이트하게 쳐내 가면서 어떻게 긴장감과 재미 요소를 이어갈 수 있을지 (노하우를) 쌓고 있다. 현재 의외로 초등학생 이용자 유입이 많다"고 말했다.
컷츠가 타 플랫폼과의 숏폼 경쟁에서 승부수를 띄운 건 '숏애니 생태계' 구축이었다. 김 리드는 "저희가 다른 플랫폼과 가장 큰 차이는 웹툰 기반의 콘텐츠를 가지고 있는 가장 큰 플랫폼이라는 것이다. 사용자도 가장 많다고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다"며 "그러다 보니 외부 크리에이터분들에게도 유저풀이 제일 경쟁력 있다고 생각해주시는 것 같다"고 짚었다.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등에서 숏애니 콘텐츠를 올리던 외부 크리에이터들은 숏폼이라는 큰 틀에서 콘텐츠·이용자 유입 경쟁을 해야 했지만 컷츠 안에서는 일러스트 기반 콘텐츠를 좋아하는 이용자를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는 얘기다.
크리에이터들은 컷츠에서 이용자 확보뿐만 아니라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 구조도 확보할 수 있다. 컷츠는 내년 상반기 광고 도입을 검토하고 있고 이르면 하반기에 미리 보기 모델도 도입할 예정이다.
김 리드는 "외부 크리에이터들을 만났을 때 알고리즘의 기복, 콘텐츠 반응, 멤버십 운영 등 아쉬움을 느끼시더라"라며 "그분들이 기대하는 게 저희 쪽에서 내년 어느 시점에 준비하고 있는 미리보기 개념의 유료 결제 모델"이라고 말했다. 숏애니 크리에이터들에게 매력적 플랫폼으로 거듭나 우수한 콘텐츠들을 다수 확보한 뒤 이를 기반으로 이용자를 늘리겠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콘텐츠 기반으로 한 숏애니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숏애니 콘텐츠 시장은 초입 단계지만 글로벌 반응도 오고 있다. 숏드라마 강자인 중국에서도 웹소설을 기반으로 한 실사 콘텐츠에서 숏애니로 작년 말부터 전환하고 있다. 김 리드는 "중국 쪽에서 저희 쪽에 제작이나 서비스 관련해서 제안을 주시는 경우도 많다"며 "그런 것도 계속 검토 중이다. 생각보다 빠르게 해외 서비스가 될 수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김 리드는 숏애니가 웹툰과 비슷한 성공 신화를 만들 것으로 기대했다. 김 리드는 "웹툰이 처음 나왔을 때 '이걸 만화라고 할 수 있어?', '누가 그걸 돈 주고 봐?' 같은 반응이 많았다. 하지만 지금 시장은 달라졌지 않나"라면서 "출판 만화에서 웹툰으로 넘어갈 때도 시장에서 많은 의문이 있었지만 가능했던 것처럼 컷츠도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자신했다.
박수빈 한경닷컴 기자 waterbe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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