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이정효 감독이 6월 28일 안양과 원정경기 도중 선수들에게 전술을 지시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광주FC를 4년째 이끌고 있는 이정효 감독에게는 만남보다 이별이 익숙하다. 특히 올해는 연이은 전력 이탈과 맞물려 보강 소식도 잠잠해 선수단 가용폭은 점점 줄고 있다. 현재 광주는 5위(8승7무6패·승점 31)로 그나마 중위권을 유지하고 있지만, 전력 보강과 안정적 구단 운영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후반기를 버티는 게 쉽지 않아 보인다.
시즌 개막 전부터 불길한 조짐은 있었다. 주축 공격수 허율과 이희균이 울산 HD로 떠났고, 핵심 미드필더 정호연은 미네소타 유나이티드(미국)로 이적했다. 6월에는 정호연의 중원 파트너였던 박태준이 군에 입대하면서 전력이 더 약해졌다.
구단의 행정 혼선과 재정 위기는 이 감독을 더 힘들게 했다. 광주는 2023년 영입한 윙어 아사니(알바니아)의 연대기여금 3202 달러(약 432만 원)를 납부하지 않아 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 선수 등록 금지 징계를 받았고, 이를 인지하지 못한 채 올해 겨울이적시장 10명을 등록하는 실수를 범했다. 징계는 지난달 뒤늦게 해제됐지만, 혼란은 선수단과 감독 모두에게 부담이 됐다.
또 광주는 6월 한국프로축구연맹으로부터 재정건전성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1000만 원의 제재금과 함께 1년 선수 영입 금지 처분을 받았다. 징계는 3년간 유예됐지만, 2027년까지 자본잠식을 해소하지 못할 경우 즉시 발효된다.
이로 인해 광주는 이번 여름이적시장에서 적극적인 영입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연봉 총액 상한선 80억 원을 맞추려면 기존 선수들을 매각해야 하는데, 유력한 매각 대상이었던 아사니의 이적 협상도 순탄하진 않다. 이번 여름이적시장에서 이적 가능성이 컸던 요코하마 마리노스(일본)와 협상이 사실상 무산되며 숨통이 더욱 막혔다. 아사니 측은 현재 다른 구단들의 제안을 들어보고 있다.
여름이적시장에서 광주가 영입한 선수는 울산에서 임대로 데려온 수비수 심상민이 전부다. 구단 관계자는 “아사니 외에도 여러 선수가 이적해야 연봉 여유가 생기지만, 그런 환경이 아니다”라고 선수 영입이 어려운 상황임을 인정했다.
이 감독은 이 같은 격랑 속에서도 묵묵히 팀을 이끌고 있다. 지난달 28일 21라운드 FC안양과 원정경기 2-1 승리 이후 “선수들이 온전히 경기에 집중할 수 있어야 한다”며 구단을 향한 메시지를 남겼다. 구단이 감독의 의지를 외면한다면, 광주의 동력은 꺼질지도 모른다.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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