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 타구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평균 160㎞ 강속구 괴물도 LEE가 무섭다, 타구속도가 '무려' 165㎞→167㎞→167㎞ 쾅쾅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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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의 이정후가 8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신시내티와 2025 미국 메이저리그 야구(MLB)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안타를 때려냈다. /AFPBBNews=뉴스1
신시내티의 헌터 그린이 8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와 2025 미국 메이저리그 야구(MLB) 정규시즌 방문경기에서 숨을 고르고 있다. /AFPBBNews=뉴스1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파이어볼러 헌터 그린(26·신시내티 레즈)이 연달아 터지는 이정후(27·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강한 타구에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린은 8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와 2025 미국 메이저리그 야구(MLB) 정규시즌 방문경기에서 8⅔이닝 4피안타 무사사구 1볼넷 7탈삼진 무실점으로 신시내티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그린은 커리어 두 번째 완봉승을 해낼 수 있었다. 그는 평균 시속 99.4마일(약 160㎞)의 빠른 직구로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파이어볼러답게 이날도 104개의 공 중 59개(57%)에 달하는 공을 직구로 꽂으며 샌프란시스코 타선을 압도했다.

그랬던 그린도 유독 한 타자에게 고전했으니, 그가 바로 이정후였다. 샌프란시스코의 3번 타자 및 중견수로 선발 출장한 이정후는 1회 첫 타석에서 시속 100.3마일(약 161.4㎞)의 낮은 직구를 건드려 2루 땅볼로 물러났다. 4회초에도 승자는 그린이었다. 한가운데 꽂은 2구째 시속 98.1마일(약 157.9㎞) 직구를 이정후는 중견수 글러브까지 걷어내는 데 그쳤다.

하지만 계속해서 그린의 빠른 공을 맞히고 걷어내는 것 자체가 심상치 않았다. 결국 0-0으로 맞선 6회말 2사 1루에서는 그린의 3구째 시속 99.6마일(약 160.3㎞) 직구를 통타해 우중간 외야 끝까지 보냈다. 시속 103.7마일(약 166.9㎞)로 384피트(약 117m)를 날아간 이 타구는 신시내티 우익수 블레이크 던이 여유있게 잡았으나, 실상은 달랐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에 따르면 이 타구는 30개 구장 중 19개 구장에서 홈런이 될 타구였다. 경기 후 이정후도 "넘어갈 줄 알았는데 바람이 안쪽으로 불었다"고 아쉬워할 정도.


샌프란시스코의 이정후. /AFPBBNews=뉴스1
신시내티의 헌터 그린이 8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와 2025 미국 메이저리그 야구(MLB) 정규시즌 방문경기에서 역투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괴물 투수도 무서워한 타구였다. 그린은 경기 후 현지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타격음이 좋았다. 그 순간이 정말 생생하다. 솔직히 모든 경기 흐름이 내쪽으로 흐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 타구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며 "생각해보면 여긴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모인 곳이다. 그런 상황은 생길 수 있고 그런 순간들이 내게 살아있다는 느낌을 준다"고 감탄을 멈추지 못했다.

끝내 그린을 끌어내린 것도 이정후였다. 신시내티가 8회초 던의 2타점 적시타로 앞서간 가운데, 그린은 8회까지 공 83개만을 기록하며 완봉을 넘어 '100구 미만 완봉승'을 뜻하는 매덕스도 가능해 보였다. 매덕스는 현역 시절 뛰어난 제구로 많은 완봉승을 기록하고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에 들어간 전설적인 투수, 그렉 매덕스에서 따온 용어다.

그린은 9회말 라몬테 웨이드 주니어와 윌리 아다메스를 각각 공 4개로 삼진과 우익수 뜬공 처리하며 92개에서 이정후를 상대했다. 하지만 이정후는 1B2S의 불리한 볼카운트에도 공을 골라내며 끝내 '매덕스' 달성을 망쳤고 7구째 시속 99.7마일(약 160.5㎞)의 빠른 공을 통타해 안타를 만들어냈다. 후속타자 맷 채프먼까지 볼넷을 골라내면서 그린은 완봉승조차 실패한 채 마운드를 떠나야 했다.

이날 이정후의 안타는 비록 하나였으나, 모두 시속 98마일(약 157.7㎞)의 빠른 공을 통타해 95마일(약 152.9㎞) 이상의 정타를 만들었다는 데서 고무적이었다. 1회 땅볼의 타구속도는 시속 102.3마일(약 164.6㎞), 4회 뜬공은 95.8마일(약 154.2㎞), 6회 뜬공은 103.7마일(약 166.9㎞), 9회 안타는 103.6마일(약 166.7㎞)에 달했다.

또한 수비에서도 두 차례 슬라이딩 캐치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서 왜 자신이 1억 1300만 달러(약 1673억 원)의 거액을 받았는지 입증하고 있다.

경기 후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 역시 "이정후는 지금 정말 좋은 야구를 하고 있다. 잘 뛰고 좋은 수비를 보여주면서 좋은 스윙을 보여주고 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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