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한미 관세협상을 측면 지원하기 위해 미국행에 나섰다.
이 회장은 29일 오후 3시 50분께 김포공항을 통해 미국 워싱턴으로 출국했다. 이 회장으로서는 지난 17일 대법원 무죄 판결 이후 12일 만에 확인된 첫 외부 일정이다. 이 회장은 미국 측에 반도체 투자 확대와 첨단 인공지능(AI) 반도체 분야 기술 협력을 제안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9일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을 워싱턴DC에서 만나 한국 측의 진전된 수정 협상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조현 외교부 장관은 31일 각각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과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등 카운터파트를 만나 관세협상에 힘을 보탠다.
한편 러트닉 상무장관은 28일(현지시간)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8월 1일에 (유예됐던) 상호관세가 부과된다”며 “한국은 협상 타결을 원하고 있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운전석에 앉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영국 스코틀랜드에서 유럽연합(EU)과 협상을 마치고 미국으로 돌아왔다”며 “(스코틀랜드에 있는 동안) 한국 협상단은 저녁 식사 후 나와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만나기 위해 스코틀랜드로 비행기를 타고 왔다”고 말했다. 한국이 협상 타결을 위해 다급하게 움직이고 있지만 아직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협상 타결 조건을 맞추지 못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분석된다.
무역협상의 ‘키’를 쥐고 있는 베선트 재무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USTR대표는 28~29일 스웨덴 스톡홀롬에서 미·중 3차 협상에 참석하고 있어 한국 협상단은 일단 러트닉 장관과 접촉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 부총리는 29일 미국행 비행기에 오르기 전 기자들과 만나 “조선업 등 한미 간 중장기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분야에 대해 잘 협의를 하겠다”며 “국익을 중심으로 한미 간에 서로 상생할 수 있는 협상안이 마련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