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측근 그룹은 경기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 때부터 호흡해 온 ‘성남-경기 라인’을 비롯해 19~20대 대선 경선을 거치면서 만들어진 ‘7인회’ 등 원조 친명(친이재명)계 그룹, 두 차례 민주당 대표를 거치면서 형성된 ‘신(新) 친명’ 등으로 구분된다.
당내에서도 원외 비주류로 꼽히던 이 후보는 당 대표와 대선 경선 시기별로 당내 이해찬계와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 박원순계, 친문(친문재인)계 의원을 흡수하면서 측근 그룹을 확장해왔다. 특히 이 후보는 과거 경력이나 출신보다는 능력을 최우선 원칙으로 삼는다는 평가다. 이 후보는 지난해 총선 압승과 당 대표 연임 과정에서 당이 친명계 일색으로 정리된 뒤엔 “2인자는 없다”는 방침 아래 현역 의원 및 원외 전문가들 간 철저한 경쟁을 유도하고 있다.
● 성남-경기도 라인이 최측근 참모 역할
성남-경기도라인
김남준 정무-김현지 인사업무 보좌
막후 실세 정진상 공식활동 제한
이 후보가 성남시장 시절부터 손발을 맞춰온 김남준 전 당 대표실 정무부실장과 김현지 보좌관은 핵심 중의 핵심으로 꼽힌다. 각각 정무, 공보 분야와 총무, 인사, 대외협력 분야를 맡은 두 사람은 이 후보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 비밀번호를 관리할 정도로 지근거리에서 손발 역할을 하고 있다.
정진상 전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은 이 후보의 가장 중요한 정치적 조력자 중 한 명이다. 정 전 실장은 지난 총선 당시 공천 물갈이를 주도한 막후 기획자로 알려져 있다. 다만 최근 대장동 사건 관련 주거 제한 및 관련자와의 접촉을 금지하는 법원의 결정으로 인해 공식 활동은 제한된 상황이다. 역시 이 후보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도 현재 법정 구속 상태로 활동이 제한돼 있다.주요 정책 전문가 그룹에도 성남시장 시절 인연을 맺어온 인사들이 다수 포진하고 있다. 이 후보가 사법고시를 준비하던 시절부터 멘토로서 조언을 해준 이한주 민주연구원장을 비롯해 이 후보의 성남시장 시절부터 정책을 조언해 온 유종일 성장과 통합 공동 상임대표(전 KDI국제정책대학원 원장) 등이 대표적이다. 유 상임대표의 경우 최근 ‘성장과 통합’ 해체설 등으로 부침을 겪었지만 이 후보에 대한 정책 자문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원조 친명 그룹
김영진 등 국회 최측근 ‘7인회’
핵심 인재 추천-쓴소리 전달 역할
이 후보가 원내에 입성한 뒤 이들을 비롯한 7인회의 위상이 이전에 비해선 약해졌다는 평가도 나오지만 이들은 지금도 핵심 인재 추천을 비롯해 당내 소통과 쓴소리를 전달하는 ‘레드팀’ 역할을 맡아 조언을 아끼지 않고 있다.
● 원조 친명, 신(新)친명…친명계 내부 분화新친명계
박찬대-천준호-박성준-조승래 등
원내활동 신임… 계파 상관없이 등용
이 후보의 용인술은 ‘2인자를 두지 않는 것’으로 요약된다. 그와 가까운 정치권 관계자들은 “이 후보는 한 쪽으로 힘이 쏠리면 다른 쪽을 키워서 경쟁 체제를 만드는 리더”라고 평가한다. 원외로 출발해 당권을 장악하고 대선 후보로 발돋움 하는 과정에서 끊임없이 새로운 인사를 중용해 ‘신친명계’ 규모를 확대하고, 내부에서 끊임없는 경쟁을 유도했다는 평가다.
‘이재명 2기’ 지도부는 당원들의 압도적인 지지 속 신친명계 일색으로 꾸려졌다. 지난해 5월 원내대표로 뽑힌 박찬대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 후보와 개인적 친밀도가 높은 의원으로 꼽힌다. 지난해 8월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김민석 수석최고위원은 정책위의장과 총선 종합상황실장을 맡아 이 후보의 신뢰를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정부의 계엄 가능성을 이 후보와 가장 먼저 상의했으며, 당내 집권플랜본부를 꾸려 차기 대선에 대비한 이재명표 정책 밑그림을 그렸다.
당 전략기획위원장인 천준호 의원도 신친명계 핵심 참모로 꼽힌다. 박원순계로 원내 입성했으나, 20대 대선 이재명 캠프에서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를 흥행시키며 이 후보의 신임을 얻었다. 이후 당 대표 비서실장과 전략기획위원장을 맡으며 이 후보의 체포동의안 표결부터 부산 테러까지 위기 순간마다 함께 했다. 이 후보가 사석에서도 핵심 측근으로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성준 원내수석부대표도 원내 전략을 비롯해 정무적 조언을 하면서 신임을 얻었다.
이 후보는 당 대표를 연임하는 과정에서 계파색이 옅은 인사들이 중용해 인재 풀을 넓혔다. 정세균계였던 조승래 수석대변인을 2기 지도부 체제에서 발탁했고, 자신과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논쟁 과정에서 각을 세웠던 진성준 정책위의장을 유임시켰다. 이번 경선에서도 1기 당 대표 선거 때 자신과 경쟁했던 강훈식 의원은 캠프 총괄선대본부장으로, 비명(비이재명)계 이소영 의원을 TV토론본부장으로 발탁했다. 이 후보는 최근 발간한 저서 ‘결국 국민이 합니다’에서 “(민주당에서) 한 목소리만 나오지 않도록 오히려 다른 목소리를 권장하면 좋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 친명계 재선 의원은 “이재명 리더십의 특징은 확실한 심복을 두지 않고, 대목마다 그 시점에 가장 적합한 인물을 발탁하는 것”이라며 “모두에게 기회를 주면서도, 누구에게도 확실한 신뢰를 주지 않으면서 끝까지 경쟁시킨다”고 했다.
● 정책 자문 그룹도 확충
정책 전문가 그룹
성남시장때 인연 이한주-유종일
李후보에 정책자문 이어갈 듯
22대 총선 멤버들도 캠프에 대거 다시 이름을 올렸다. 당시 인재영입위원장을 맡았던 김성환 의원을 캠프 정책총괄부본부장으로, 총선 당시 전략기획위원장을 맡았던 한병도 의원을 종합상황실장으로 임명한 게 대표적이다. 총선에서 공천 실세로 꼽히며 검증 및 컷오프 과정을 주도했던 김병기 의원에게는 조직 분야를 맡겼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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