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의혹 수사]
검찰, 尹부부 수사 본격화
金의 ‘BP 패밀리’ 의혹도 다시 조사
尹, 대선 과정 “계좌 안맡겨” 발언… 내달 1일 고발인 불러 조사 예정
● ‘7초 매도’ 등 쟁점 재검토하는 檢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도이치모터스 사건 재수사를 맡은 서울고검 형사부(부장검사 차순길)는 우선 김 여사가 연관된 ‘7초 매도 의혹’을 중점적으로 살펴볼 예정이다. 이 의혹은 2010년 11월 1일 도이치 주가조작 세력이 주식 매도 요청을 하자 김 여사의 대신증권 계좌에서 7초 만에 8만 주가 매도된 사건을 가리킨다. 김 여사는 지난해 7월 비공개 대면 조사에서 “당시 상황이 기억나지 않는다”며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과 통화하고 매매한 기억은 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지난해 10월 김 여사에 대해 자본시장법 위반 및 방조 혐의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리며 “권 전 회장 등이 김 여사에게 연락해 매도 주문이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면서도 “해당 연락의 구체적인 내용, 당시 상황 및 김 여사의 인식 등을 확인할 증거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검찰은 윤 전 대통령이 전직 대통령 신분으로 내려오면서 관계자 진술 번복 가능성이 생겼다고 보고, 권 전 회장 등을 다시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또한 검찰은 ‘BP 패밀리 의혹’도 다시 들여다볼 계획이다. ‘BP’는 도이치 주가조작 사건에서 핵심 역할을 한 블랙펄인베스트의 약칭이다. 권 전 회장과 이종호 전 블랙펄 대표, 김 여사가 BP 패밀리로 묶였다는 진술이 있었다.
서울중앙지검은 김 여사가 BP 패밀리와 연관됐다는 명확한 증거가 없다고 결론 냈다. 하지만 주가조작 핵심 인물 김모 씨가 2021년 10월 도피 중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편지에 “김건희만 빠지고 우리만 달리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는 내용이 담기는 등 추가 규명이 필요한 점이 여전히 많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아울러 2010년 3월 김 여사가 도이치 주가조작 주포인 이모 씨로부터 받은 4700만 원의 성격에 대해서도 규명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 돈이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투자 손실을 보전하기 위한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돼 있다. 검찰은 김 여사와 모친 최은순 씨가 도이치모터스 투자를 통해 각각 13억9000만 원과 9억 원 등 총 23억 원 상당의 이익을 얻은 것으로 보고 있다.● 尹 ‘도이치 허위 공표’ 혐의 수사 착수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검사 조민우)는 “윤 전 대통령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관련 허위사실을 공표했다”는 고발 사건에 대해서도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다음 달 1일 고발인인 시민단체 대표를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이 사건은 2022년 9월, 한 시민단체가 “김 여사가 주가조작 선수가 사놓은 주식을 본인이 순차 매도했을 뿐, 누구에게도 계좌를 맡긴 적이 없다”는 윤 전 대통령의 발언이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한다며 고발하면서 시작됐다. 검찰은 당시 현직 대통령 불소추 특권 등을 고려해 수사를 진행하지 않았지만 윤 전 대통령 파면 이후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검 명태균 의혹 전담수사팀(팀장 이지형 차장검사)은 김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과 관련된 수사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검찰은 김태우 전 서울 강서구청장, 구상찬 전 국회의원 등 관련 정치인들을 연이어 조사했다. 김 여사에게도 출석 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민기 기자 k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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