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의 딸’ vs ‘청래당’ 분화 기류
이재명 팬카페 중심 활동 ‘개딸’… 李정부 핵심 지지층으로 목소리
딴지일보 게시판 등 기반 ‘청래당’… ‘개혁 더 잘할 사람’ 정청래 지지
여야 협치-檢개혁 등 첨예 대립
친명(친이재명)계 핵심으로 꼽히는 민주당의 한 의원은 최근 민주당 지지층의 분화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이 여야 대표 오찬 회동을 주재하는 등 국민의힘과 협치 분위기를 조성하자 일부 강성 지지층으로부터 날 선 비판이 담긴 문자메시지가 쏟아졌다는 것. 2022년 대선 이후 이 대통령을 중심으로 일극화됐던 민주당 강성 지지층은 이 대통령의 당선과 정청래 대표의 당 대표 선출 이후 ‘개딸’(개혁의 딸)과 정 대표 지지층인 이른바 ‘청래당’으로 나뉘는 등 분화를 겪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개딸 vs 청래당으로 분화하는 민주당 강성 지지층
당내에서는 이 대통령의 성남시장 시절부터 지지해 온 소수의 ‘손가락혁명군’(손가혁) 출신과 이 대통령이 당 대선 후보가 된 20대 대선 이후 이 대통령 지지자로 유입된 지지층이 이 대통령의 핵심 지지 기반인 것으로 보고 있다. 개딸들이 주로 활동하는 ‘재명이네 마을’은 가입자 21만여 명을 보유해 정치인 팬카페 중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딴지일보 자유게시판’ 등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정 대표의 지지층들은 노무현 전 대통령을 지지한 ‘노사모’와 친문(친문재인) 지지자 중 일부가 중심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2016년 20대 총선에서 ‘컷오프’된 정 대표가 ‘셀프 창당’한 ‘청래당’과 동명의 온라인 팬카페 역시 아직 운영되고 있다.
김준일 시사평론가는 “개딸은 크게 보면 30만 명 정도 되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 대통령을 개혁의 도구로서 선택한 사람들이 이제는 개혁을 더 잘할 것 같은 사람으로 옮겨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사안마다 정면충돌정 대표가 취임 직후 백지화한 여야 윤리특위 구성 합의안에 대해 개딸 진영에선 “줄 건 주고 얻을 건 얻어야 하는데 정청래는 너무 과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후 정 대표가 서삼석 의원을 최고위원으로 지명했을 때 개딸 내에선 “서삼석은 ‘반명’ 중의 반명”이라며 거센 반발이 나왔지만, 청래당에서는 “호남권 홀대라는 오명을 벗을 수 있을 것”이란 상반된 평가가 나왔다. 서 최고위원은 2023년 9월 이 대통령 체포동의안 가결 당시 찬성표를 던졌다는 의구심을 받아 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당내 강경파가 추진하는 ‘검찰개혁’에 대해 “중대범죄수사청을 행정안전부 산하에 뒀을 때 어떤 문제가 발생할지 고려해야 한다”며 제동을 걸었을 때도 두 세력은 충돌했다. 이 대통령 지지자들 내부에선 “정 대표가 자기 정치를 한다”는 비판이 나왔지만, 정 대표 지지자들 사이에선 “정성호도 ‘수박’이다”란 반발이 쏟아졌다.
다만 정권 출범이 석 달여 지난 상황에서 분화가 너무 빠르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의원은 “아직은 이 대통령 중심으로 국정 운영이 이뤄져야 하는 시간”이라며 “‘명청대전(明淸大戰)’ 같은 용어는 현재 시점에선 나와서는 안 될 단어”라고 말했다.
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개
- 슬퍼요 0개
- 화나요 0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