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20]
李 ‘AI 고속도로’-金 ‘인재육성’ 공약
“반도체-알고리즘 등 주력 분야 모호
데이터 확보-인재유출 대책도 없어”
13일 각 후보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한 10대 공약 등에 따르면 이재명 후보는 ‘AI 민간투자 100조 원’을 바탕으로 대규모 AI 데이터 센터를 건설해 ‘AI 고속도로’를 만들고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를 5만 개 이상 확보하겠다고도 밝혔다. AI 시대를 주도할 미래 인재 양성 교육 강화도 약속했다.
김 후보는 민관합동펀드 조성을 통해 AI 대학원과 소프트웨어 중심대학 등의 정원을 늘리고 인건비·연구비 지원으로 해외 우수 인력을 유치해 AI 청년인재 20만 명을 육성하겠다고 공약했다. AI 사업에 필수적인 전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원전 6기 건설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도 했다.
이재명 후보와 김 후보가 나란히 내놓은 ‘100조 원 투자’ 공약에 대해 전문가들은 타임라인과 실행계획이 빠져 구체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재명 후보는 GPU 5만 장 확보를 위해 2030년까지 어떤 단계로 나아갈지, 김 후보는 어떻게 민간 투자를 유도할지 계획을 밝혀야 한다는 것이다. 유회준 KAIST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는 “현재까진 100조 원을 투자하겠다는 선언적인 이야기밖에 보이지 않는다. AI 중에서도 반도체 분야에 주력할 건지, 알고리즘에 주력할 건지 전략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성 중앙대 AI학과 교수는 “두 후보는 고성능 반도체 집적이나 거대언어모델(LLM) 개발 등을 얘기하고 있는데, 이건 이미 어느 정도 개발이 마무리된 상황”이라며 “큰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AI 개발에 필수적인 데이터 관련 언급이 부족하다는 점도 지적됐다. 최병호 고려대 AI연구소 교수는 “데이터 인프라를 만드는 것과 질적인 데이터를 어떻게 확보할지, 공공데이터를 어떻게 실시간으로 연결할지에 대한 얘기가 있어야 한다”며 “이게 없으면 AI 원천 기술이 있어도 쓰기 어렵다”고 말했다. AI 인재 양성 대책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은 “지금도 전공자가 많다. 중요한 건 해외로 인력 유출을 막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준석 후보는 100조 원 숫자 경쟁과 차별화하겠다며 민간 중심으로 AI 생태계를 만드는 데 무게를 뒀다. 민간 기업이 산업 육성을 주도하고 정부는 기준을 만들어주는 조력자 역할을 해야 한다는 취지다. 이에 대해 신민수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는 “민간에서 여러 가지 역할을 하는 것은 맞지만 투자 여력이 크지 않기 때문에 정부의 정책적 투자와 어떻게 조화시킬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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