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호남, 텃밭 아냐” 김문수 “냉랭한 분위기 잘안다”…5·18 광주 찾은 대선주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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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왼쪽)가 18일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45주기 5·18 민주화운동기념식’에 참석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17일 오전 광주 북구 5.18민주묘지를 찾아 박관현 열사의 묘역에서 눈시울을 붉히고 있다. 2025.05.17 뉴스1·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왼쪽)가 18일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45주기 5·18 민주화운동기념식’에 참석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17일 오전 광주 북구 5.18민주묘지를 찾아 박관현 열사의 묘역에서 눈시울을 붉히고 있다. 2025.05.17 뉴스1·뉴시스
“(5·18에 대한) 단죄가 완전하지 못했기 때문에 지난해 12월 3일 밤처럼 어처구니없는 친위 군사쿠데타를 다시 시도하는 일이 벌어졌다.”(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

“광주·전남에서 저를 알면서도 아무도 인사도, 악수도 안 하는 냉랭한 분위기를 잘 안다. 광주의 민심, 전남의 민심이 뭔지 잘 알고 있다.”(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

5·18 광주 민주화운동 45주년을 맞아 주요 후보들이 일제히 광주를 찾아 ‘호남 정신’을 강조했다.

지난 15일부터 4일간 호남에 머물렀던 이재명 후보는 “호남이 없으면 나라도 없다”며 지지층 결집에 총력전을 폈다. 이 후보 측은 이번 대선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의 대선 호남 득표율(90% 이상)을 달성해 민주당 후보로서의 정통성을 확고히 하겠다는 목표다.

대선 공식 선거운동 시작 후 처음 호남을 찾은 김 후보도 자신의 민주화운동 이력을 부각하며 지지 호소를 이어갔다. 김 후보는 공식 기념식 하루 전인 17일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눈물을 보였다.

●李 “(호남이) 무슨 텃밭이냐, 죽비다”

이재명 후보는 18일 열린 광주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진상 규명 필요성과 책임자 처벌을 강조하면서 “(국가 폭력 등에 대해) 민사 소멸 시효 배제해서 상속 범위 내 사망 후 상속자에 민사 책임도 물어야 한다”고 했다. 이날 기념식에 불참한 김 후보를 겨냥해 “국민을 우롱하고, 역사를 조롱하고, 희생자를 놀리는 것 같다”며 “대오각성하고 오늘 저녁이라도 반성하며 참배하라. 정치 이전에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도리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날을 세웠다. 5·18민주화운동 진압을 주도한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은 정호용 전 국방부장관을 국민의힘 선대위에 상임고문으로 위촉하려다 취소한 논란을 정조준한 것.이 후보는 호남 전날 전남 나주 집중 유세에서 그는 “(호남이) 이 나라의 민주주의를 지키고 있다”며 “이순신 장군이 ‘약무호남 시무국가(若無湖南 是無國家·호남이 없으면 나라도 없다)’라고 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전남 담양군수 보궐선거에서 민주당 후보가 조국혁신당에 패한 것도 거론하면서 “제가 (호남을) 텃밭이라고 하지 말라고 했다. 당의 주요 당직자와 의원들은 그런 말을 쓰지 않을 것”이라며 “앞으로 잘 모시겠다”고 밝혔다.

호남 맞춤형 공약도 이어갔다. 광주 유세에선 “광주를 인공지능(AI) 중심 도시로 확실하게 지원하겠다”고 했고, 나주 유세에선 “지금 일본이 쌀값이 올라서 (일본인들이) 우리나라 여행 와서 쌀 사 가지고 간다”며 양곡관리법 재추진 의지를 강조했다.

● 金 “광주, 전남의 냉랭한 분위기 잘 안다”

김 후보 17일 5·18민주묘지에서 전남대 총학생회장 출신인 고 박관현 열사 묘역에서 무릎을 꿇은 채 묘비를 손으로 쓰다듬으며 “제가 박관현 열사 방에서 수감 생활을 했다. 5월을 생각하면 늘 너무 아픈 추억이 떠오른다”며 눈물을 보였다. 박 열사는 1982년 광주교도소에서 50일 단식투쟁 끝에 숨졌고, 김 후보는 전두환 정권 때 직선제 개헌 투쟁을 주도한 혐의로 구속돼 5년 뒤 박 열사가 숨진 독방에서 수감생활을 했다.

이어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개최한 중앙선대위 현장 회의에선 “제 아내는 전남 순천 사람”이라고 운을 뗀 뒤 “처가에 올 때마다 광주·전남에서 저를 알면서도 아무도 인사도, 악수도 안 하는 냉랭한 분위기를 잘 안다”며 자세를 낮췄다.

김 후보는 이후 전북 전주로 이동해 전동성당 앞 유세 현장에서 2036년 하계올림픽 유치 및 새만금 개발을 약속했다.

이준석 후보는 18일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참배한 뒤 기자들과 만나 “창당 이후 광주 정신을 오롯이 기리기 위해 진정성 있는 모습으로 영령들을 모시려 한다”며 “올해는 당원들이 한 분 한 분께 직접 쓴 손 편지를 올렸다”고 밝혔다. 그는 개혁신당 당원이 쓴 편지를 1027기 묘역에 모두 전달했다.

윤명진 기자 mjlight@donga.com
김성모 기자 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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