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최상목 몸조심하라” 압박… 與 “깡패들이 쓰는 말”

4 hours ago 3

李, 崔의 헌법재판관 미임명에
“직무유기 현행범,누구나 체포 가능”
與 “지지층 향해 테러 선동” 비판
野 내부서도 “신중치 못한 발언”

방탄조끼 입고 광화문까지 행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운데)가 19일 오후 헌법재판소의 신속한 윤석열 대통령 탄핵 결정을 촉구하며 국회에서 광화문까지 걷는 도보 행진에 처음 참가했다. 이 대표는 그동안 ‘살해 위협설’ 속 장외 활동을 피해 왔다. 이 대표는 이날 외투 안에 방탄조끼를 착용했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방탄조끼 입고 광화문까지 행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운데)가 19일 오후 헌법재판소의 신속한 윤석열 대통령 탄핵 결정을 촉구하며 국회에서 광화문까지 걷는 도보 행진에 처음 참가했다. 이 대표는 그동안 ‘살해 위협설’ 속 장외 활동을 피해 왔다. 이 대표는 이날 외투 안에 방탄조끼를 착용했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9일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가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고 있는 것과 관련해 “직무유기죄 현행범”이라며 “국민 누구나 즉시 체포할 수 있으니 몸조심하기 바란다”고 했다. 유력 차기 대선주자이자 제1야당 대표가 대통령 권한대행을 겨냥해 ‘체포’와 ‘몸조심’ 등의 표현을 쓴 것을 두고 여권에선 “지지층을 향해 사실상 테러를 선동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야말로 내란선동죄 현행범”이라며 법적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나섰고, 민주당 일각에서도 “신중하지 못한 발언”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 방탄조끼 입은 李 “최상목 몸조심해야”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 처음으로 참석해 최 권한대행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 대표는 암살 테러 위협을 이유로 장외 집회를 비롯해 14일 광화문에서 열렸던 최고위에도 불참했다.

최근 테러 위협 제보를 받아 방탄조끼를 코트 안에 입은 채 회의장에 나타난 이 대표는 회의 말미에 원고에 없는 즉흥 발언에 나서 “이 앞(정부서울청사)에서 최 권한대행이 근무하는 모양”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대통령 직무대행을 한다는 최 부총리가 아예 국헌 문란 행위를 밥 먹듯 하고 있다”며 “대통령도 헌정질서를 파괴할 경우에는 현직이어도 처벌하게 돼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몸조심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1월 최 권한대행이 윤석열 대통령 체포 영장 집행에 협조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한 바 있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슬람국가(IS) 같은 테러리스트가 한 말 아닌지 잠시 착각했다”며 “자신의 지지자로 하여금 테러를 저지르라고 부추기는 불법테러 선동”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 대표야말로 협박죄 현행범이고 내란선동죄 현행범”이라며 “계속해서 체포를 운운하고 위해할 뜻을 표시하면 법적 조치도 검토하겠다”고 했다.

보수 진영 차기 대선 주자들도 공세에 나섰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깡패들이 쓰는 말”이라고 했고, 홍준표 대구시장도 “부산 떨지 말고 그만 감옥 가라”고 비판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개딸에게 선동하는 건가”라고 했다. 안철수 의원은 이날 지난해 발생한 이 대표 피습 사건을 꺼내 들며 “목을 긁힌 뒤 죽은 듯이 누워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안 의원을 명예훼손죄로 경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하지만 민주당 내에서도 이 대표의 발언이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 재선 의원은 “‘현행범’이라는 표현은 국민이 듣기에 발언이 많이 세게 나간 것 같다”고 했다.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최 권한대행의 현행범 체포 가능성에 대해 “단정적으로 쉬운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심야 의총 열고 崔 탄핵 논의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9일 저녁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비공개로 열린 비상의원총회에 입장하고 있다. 2025.3.19/뉴스1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9일 저녁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비공개로 열린 비상의원총회에 입장하고 있다. 2025.3.19/뉴스1
민주당은 19일 국회에서 심야 의원총회를 열고 최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소추안 발의를 논의했다. 강유정 원내대변인은 의총 후 기자들과 만나 “최 대행에 대한 탄핵 여부는 지도부에 위임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두 시간 넘게 이어진 의총에선 총 22명의 의원들이 자유 발언에 나선 가운데, 최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이 불가피하다는 강경론과 함께 줄탄핵에 대한 역풍을 우려하는 신중론이 함께 쏟아졌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이 최 권한대행을 향한 직접 공세에 나선 것을 두고 헌재의 탄핵심판 선고 일정이 늦어지는 데 대한 조급함이 반영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 대표는 이날 비공개 최고위에서 “헌재 결정이 빨리 안 나오고 늦어지고 있다”면서 답답한 심경을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26일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2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최 권한대행은 민주당의 압박에도 마 후보자 임명과 관련해 “숙고하겠다”는 입장을 이어갔다. 국무회의를 거쳐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심판 선고 전까지 마 후보자에 대한 임명을 보류하기로 한 만큼 당장 마 후보자를 임명할 계획은 없다는 것이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최 권한대행에 대한 경호등급을 올려 경호수준을 강화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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