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07년 치러진 제17대 대선 때 대통합민주신당 소속 대선 후보를 지낸 5선 중진 의원이다. 전주고와 서울대를 졸업한 뒤 MBC 기자로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다. 1980년대 중반 앵커로 활동하며 대중적인 인지도를 높였다. 대학 친구인 이해찬 전 국무총리의 권유로 1996년 정계에 입문했다.
정 의원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정치 인생 시작점에 있다. 경기도 성남 지역 시민운동가 겸 변호사로 일하던 이 후보는 2007년 당시 대선 후보였던 정 의원의 비서실 부실장으로 활동했다. 팬클럽 '정동영과 통하는 사람들'을 조직해 대표를 맡기도 했다. 이를 계기로 이 후보는 민주당 부대변인을 거쳐 2010년 성남시장에 취임했다.
정 후보는 정치인 이재명의 가능성을 일찌감치 눈여겨봤다고 한다. 이 후보가 성남시장 재선에 도전하던 2014년 무렵 정 의원은 이런 말을 건넸다고 전해진다. “우리 이재명 시장은 시장에 그칠 사람이 아니다. 10년 뒤에 대선 국면으로 갈 것이다. 그때가 되면 내가 '이재명과 통하는 사람들' 대표를 해주겠다.”
한동안 정치권을 떠났던 정 의원은 2009년 재·보궐 선거를 통해 복귀하며 저력을 보여줬다. 이후 2012년 19대 총선, 2020년 21대 총선에서 낙선하는 등 부침을 겪기도 했다.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한 후 국민의당과 민주평화당 등을 거치며 호남계 제3지대 정당 재건을 추진했다.
정 의원은 2022년 20대 대선 국면에서 민주당에 복당했다. 이 후보가 대선에 출마할 때 지원 사격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다. 정 의원은 “이재명 후보를 도와 4기 민주 정부를 창출하는 데 티끌만 한 힘이라도 보태고자 민주당으로 돌아가고자 한다”고 했다.
복당 이후 정 의원은 민주당 상임고문으로서 당내 통합과 외연 확장에 나섰다. 이 후보의 사법 리스크를 두고 “이재명 대표를 정조준하고 있는 검찰 수사는 야당 탄압”이라고 변호하기도 했다. 정 의원은 지난해 22대 총선에서 전북 전주병 공천을 따냈고 본선에서도 당선됐다. 당내 경쟁자는 국민연금 이사장을 지낸 고교 후배 김성주 전 의원이었다.
이번 대선 국면에서 정 의원은 이재명계의 원로 역할로서 물밑 지원에 나서고 있다. 그는 한 방송에 출연해 “이재명이 정동영계였던 시절도 있었다. 지금은 정동영이 이재명계다”라고 말했다.
▶정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1953년 전북 순창 △전주고-서울대 국사학 학사 △웨일스대 저널리즘학 석사 △MBC(문화방송) 기자 △31대 통일부 장관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 △15·16·18·20·22대 국회의원
대통령은 한 명이지만 대통령을 만드는 사람은 수백, 수천명입니다. 대통령 후보 곁을 밀착 보좌하고 유권자 표심 공략 전략을 짜는 참모부터 각 분야 정책을 발굴해 공약으로 가다듬는 전문가까지, 대통령을 만드는 사람은 굉장히 다양합니다. 한국경제신문은 ‘6·3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주요 대선 후보를 돕는 인사들을 소개하는 온라인 시리즈 기사를 연재합니다.
안시욱 기자 siook9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