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 대선 레이스 ◆
“영남·호남, 박정희·DJ 정책 무슨 상관인가”
“얼마 전에 어떤 유명 가수가 공연한다 했더니 갑자기 취소했다면서요. 쪼잔하게 왜 그럽니까.”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3일 TK(대구·경북) 지역 유세 첫 방문지인 경북 구미역 광장에서 유세차량에 올라 이같이 말했다.
이 발언은 지난 12월 구미시가 콘서트를 앞둔 가수 이승환 씨가 정치적 선동을 하지 않겠다는 서약서 요구를 거절하자, 대관을 취소한 것을 두고 한 얘기로 풀이된다.
이 후보는 “전에 구미에 강연을 왔다가 어디 공간 예약했는데 갑자기 안 된다고 해서 길거리 트럭 위에서 강연한 일이 있었다”고도 했다.
그는 이어 “구미가 특정 시장 또는 특정 정치세력의 사유물인가. 권력은 공정하게 행사해야 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또 “공직자가 하기에 따라 그 동네가 발전하기도 하고 퇴락하기도 한다”며 “수도권에서는 국회의원들이 파란 당이 됐다가 빨간 당이 됐다가, 심지어 노란 당이 될 가능성도 있어 국회의원들이 다음 선거에서 떨어질까 불안하니 동네 발전을 위해 온통 뛰어다닌다”고 했다.
이 후보는 “어릴 때 본 대구·구미는 엄청 대단한 도시였는데, 지금 보니 변한 게 없이 똑같고 오히려 인구 감소를 걱정한다”며 “왜 그렇겠는가. 정치인들이 공천만 받으면 무조건 찍어주니 공천, 파당, 당권에만 신경 쓰느라 지역에 신경 쓰지 않아 발전이 안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치인한테 ‘너 말고도 쓸 사람이 얼마든 있다’고 해야 권력과 예산을 여러분을 위해 쓰는 것”이라며 “다른 것도 써보시라. 이재명도 한번 일을 시켜 보시라. 어떻게 되겠는가”라고 호소했다.
이 후보는 “안동에서 태어나 이 지역의 물과 풀·쌀을 먹고 자랐는데 왜 저는 이 동네에서 (지난 대선) 20% 지지를 못받는가”라며 “‘우리가 남이가’ 라는 소리가 많은데 ‘재명이가 남이가’라고 해달라”고도 말했다.
이와 함께 이 후보는 박정희 전 대통령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저는 젊은 시절에 (박 전 대통령이) 독재하고 군인 동원해서 고문하고 장기집권 하고 민주주의 말살하는 아주 나쁜사람이라고 생각했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지금도 그건 사실”이라면서도 “또 한편으로 보면 이 나라 산업화 이끌어 낸 공도 있는 거 아니냐”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좌측이든 우측이든 파랑이든 빨강이든 영남이든 호남이든 뭔 상관있나”라며 “박정희 정책이면 어떻고 김대중 정책이면 어떻나. 필요하면 쓰는 거고, 불필요하면 버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제발 이제 유치하게 편 가르기, 졸렬하게 보복하지 말자. 잘하기 경쟁을 해도 부족한 판이다. 인생은 짧고 권력은 더 짧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