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이란과 이스라엘 무력 분쟁’에도 코스피지수가 3000선을 눈앞에 둔 가운데 5대 은행 프라이빗 뱅커(PB)들은 국내 주식 비중 확대에 한 목소리를 냈다. 투자 대상으로는 인공지능(AI)과 바이오, 방위산업, 친환경 에너지 등 전략산업 수혜 예산 분야를 제시했다. 반면 미국 주식은 견조한 흐름 속에서도 트럼프 정부의 고관세 정책과 달러 약세 전망 등으로 변동폭이 클 것으로 내다봤다. 금은 글로벌 시장의 불확실성 속에 연내 추가 상승 예상이 우세했지만 이란과 이스라엘 분쟁 영향은 단기적이란 분석이 나온다. 또 채권은 국내는 추경 등 재정 확대, 미국은 연준의 금리 인하 시기 등을 고려하고 단기물 위주로 투자하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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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
19일 이데일리가 KB·신한·농협·하나·우리 등 5대 은행 PB에게 대선 이후 올 하반기 투자 전략을 설문 조사한 결과, 원·달러 환율이 연내 1300원대를 유지하는 원화 강세 전망과 함께 투자 대상으로 국내 주식과 국내 단기 채권, 금 등을 꼽았다. 이 중 국내 주식은 AI와 바이오, 방산, 친환경 에너지 등 새 정부의 전략 산업 육성 분야에 초점이 맞춰졌다. 정성진 KB국민은행 강남스타PB 부센터장은 “이재명 정부의 정책 방향에 맞춰 수혜가 예상되는 AI 관련 기술주와 방산, 친환경 에너지, 내수 소비재 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추경 편성 등 재정 지출 확대를 통한 내수 경기 부양 효과와 첨단 산업 투자 확대·정책 지원 등이 국내 주식시장에 긍정적인 기대감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배당 활성화를 위한 세제·제도 개편 추진과 국회 상법개정안 통과 가능성에 따른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기대감으로 지주·금융·통신서비스사 등의 수혜도 예상했다. 특히 배당소득 분리과세가 이뤄지면 연간 2000만원 초과분에 적용하는 최고 49.5% 누진세율이 배당성향 35% 이상 상장사는 27.5%로 낮아진다. 박윤희 신한 프리미어 PWM강남센터 PB팀장은 “금리와 환율 하락 가능성, 외국인 자금 유입 등으로 국내 증시 반등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며 “코스피지수는 최고 3200선까지 형성될 가능성이 크고 금융, 산업재, 유틸리티 업종 등이 주목받고 있다”고 했다.
엔비디아, 테슬라 등 빅테크를 중심으로 투자 수요가 몰렸던 미국 주식은 국내 주식보다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강수진 하나은행 용산PB센터 부장은 “미국 증시는 트럼프 정부의 관세정책 불확실성과 무역 전쟁 장기화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지속, 당분간 변동성 장세를 전망한다”며 “경기에 민감한 고변동성 섹터는 비중을 제한적으로 보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올 들어 사상 최고가를 연일 경신하며 국제 시세가 트로이온스(31.1034768g)당 3400달러선에 이른 금값은 추가 상승 전망이 우세했다. 다만 이란과 이스라엘 간 분쟁은 전면전으로 확대하지 않는 이상 금값이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이다. 조한조 NHAll100자문센터 애널리스트는 “금값은 미·중 무역 분쟁 진행 경과에 따른 등락을 거듭하다가 미국 연준의 금리 인하 가시화 이후 다시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며 “이란과 이스라엘 분쟁은 전면전으로 발전하지 않는 이상 영향은 단기적이고 달러 약세와 오는 3분기 이후 금값이 상승세를 재개해 트로이온스당 3600달러가 연내 전망치다”고 말했다.
채권은 국내 중·단기물 위주 투자를 추천했다. 정성진 부센터장은 “국내 채권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란 긍정적 요인과 새 정부의 확장적 재정 정책에 따른 국채 발행 증가라는 부정적 요인이 상존하고 있다”며 “장기물보다는 5년 이내 국내 중·단기물 위주 투자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미국 국채는 불안정성이 이어지고 있단 분석이다. 박석현 우리은행 WM솔루션부 부부장은 “미국 국채시장은 물가 전망 불확실성과 달러화 자산 유동성 이탈 위험에 따른 불안정성이 이어지고 있다”며 “현 수준에서 등락이 예상되고 장기물 국채금리는 하방경직성과 함께 완만한 상승을 예상한다”고 짚었다.
가상자산은 새 정부의 산업 육성 의지가 강하지만, 투자 측면에선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하라는 조언이다. 강수진 부장은 “올해 주요 암호화폐는 글로벌 유동화, 제도화 ETF 상장 등 호재와 규제 리스크가 혼재돼 변동성이 매우 클 전망이다”며 “단기 급등락 가능성이 커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하고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5~10% 이내로 제한적 분할 매수와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