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후광이 비친 선거구엔 검색창 속 관심도 한 곳으로 쏠렸다. 대통령과 관계가 깊은 지역의 같은 당 후보는 검색 점유율을 90% 이상 독차지하면서 '텃밭'의 위력을 드러냈다.
대구달성 이진숙 93% 압도…박근혜 '정치적 고향'서 관심 집중
27일 한경닷컴이 검색 데이터 분석기업 업트래닉스와 함께 올해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후보 관련 네이버 통합검색 데이터를 전수 조사한 결과 지난 3월 30일부터 이달 26일까지 대구달성 재보선 관련 총검색량은 48만2609건으로 나타났다.
검색량·검색어·연관어 등은 지지율이나 투표 의향이 아니라 후보에 대한 관심도, 후보·선거구별 이슈에 관한 인식 지형을 보여준다.
총검색량 중 이진숙 국민의힘 후보는 93%(44만6840건)를 차지했다. 경쟁자인 박형룡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7%(3만5769건)에 그쳤다.
이진숙 후보 연관어 검색량은 '이진숙' 44만6838건, '이진숙프로필' 6만3033건, '이진숙대구시장' 2만4542건, '이진숙지지율' 1만897건, '이진숙고향' 1만39건, '이진숙공천' 8675건, '이진숙여론조사' 7151건 순으로 나타났다.
이진숙 후보로의 '쏠림 현상'은 보수 진영 관심을 집중시킬 요인들이 한꺼번에 맞물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대구 달성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데다 현재 사저가 위치한 곳이다. 국민의힘 주자인 추경호 대구시장 후보의 빈자리를 채우는 보궐선거란 점도 영향을 보수층 결집으로 이어졌다. 이진숙 후보가 갖는 상징성이 미친 영향도 만만치 않다. 이진숙 후보는 보수 진영 사이에서 '이재명 정부의 방송 장악 논란에 맞선 당사자'로 인식되고 있다.
'이진숙' 단일 키워드가 압도적인 검색량을 보인 이유도 이미 전국적 인지도를 확보했다는 신호로 읽힌다. '이진숙대구시장'의 경우 앞서 대구시장 주자로 거론됐던 상황과 연관이 있다. '고향' 검색은 지역 대표성을 확인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달성은 보수 정당의 상징성이 강한 지역이다. 이 때문에 유권자들이 이진숙 후보와 달성 사이의 연결고리를 확인하려고 했을 가능성이 크다.
반면 박형룡 후보는 검색창 기준으로 이진숙 후보보다 관심을 받지 못했다. 다만, 이 수치만으로 박형룡 후보가 선거에서 존재감이 없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복수의 여론조사를 보면 박형룡 후보는 오차범위 안에서 이진숙 후보를 추격한 상태로 알려졌다. 여론조사를 기준으로는 박형룡 후보가 보수 텃밭에서 선전을 이어가는 중이다.
박형룡 후보 연관어 검색량은 총 3만5769건. 이 가운데 '박형룡' 단일 키워드가 2만9789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박형룡프로필' 5110건, '박형룡지지율' 440건, '박형룡TV' 250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이진숙 후보 검색이 다양한 연관어로 확장된 것과 차이가 있다. 검색창 기준으로는 박형룡 후보 개인 인지도와 이슈 확산력이 제한적이었단 뜻이다. 일부 검색이 '박형룡지지율'로 유입된 대목은 보수 강세 지역에서 민주당 후보가 어느 정도 추격하고 있는지를 확인하려는 수요가 있었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이재명의 남자'…김남준, 인천 계양을 검색 점유율 89%
인천 계양을에선 민주당이 검색량을 독식하면서 관심이 집중된 것으로 조사됐다. 인천 계양을 재보선 관련 검색량은 10만7757건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김남준 민주당 후보가 89%를 차지했다. 11%에 그친 심왕섭 국민의힘 후보보다 압도적인 검색량을 기록한 것.
김남준 후보 관련 연관어는 총 9만5851건으로 집계됐다. '김남준' 단일 키워드 검색량이 6만1672건으로 가장 많았고 '김남준프로필' 1만4458건, '김남준계양을' 1만1141건, '김남준대변인' 4579건을 나타냈다.
심왕섭 후보는 1만1904건으로 집계됐는데 '심왕섭'(1만1714건) 단일 키워드 검색에 집중됐다. 이 밖엔 '심왕섭나무위키' 110건, '심왕섭지지율' 45건, '심왕섭프로필' 35건에 그쳤다.
인천 계양을은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출마 전까지 지역구 의원으로 활동했던 곳이다. 민주당은 '전 청와대 대변인'이자 이 대통령을 가까이서 보좌한 김남준 후보를 인천 계양을에 전략공천했다. 당시 이 대통령의 국정철학과 계양 지역에 관한 이해도가 높은 인물이란 점이 강조됐다. '김남준계양을', '김남준대변인'으로 검색량이 유입된 이유는 김남준 후보 개인보다 "이재명의 입", "대통령 측근", "대통령 공약을 이어갈 후보"란 이미지가 작용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심왕섭 후보는 세부 이슈로 확장되지 못한 채 후보명을 확인하는 검색에 머무른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심왕섭 후보를 계양을에 단수추천하면서 지역 기반 인물인 점을 내세웠다. 하지만 검색창을 기준으로만 볼 경우 '대통령 측근·지역구 계승' 프레임을 가진 김남준 후보의 화제성을 넘어서지 못한 모습이다. 심왕섭 후보는 이를 노려 김남준 후보를 "대통령 호위무사"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전직 대통령과 현직 대통령을 같은 선상에서 놓고 보긴 어려운데 현직 대통령의 경우 선거 구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현직 대통령이 관련 있는 곳에선 당연히 (검색량이) 높을 수밖에 없어 인천계양을의 결과는 당연한 것"이라며 "대구달성에서 이진숙 후보 검색량이 높은 이유는 보수적 색채가 강한 이념 구도가 작용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인천 연수갑 송영길 80%…'무죄' 검색 이유는
인천 연수갑 재보선 관련 총검색량은 44만3743건에 달했다. 후보별로 보면 송영길 민주당 후보가 이 중 80%를 차지해 압도적 점유율을 나타냈다. 이어 박종진 국민의힘 후보 15%, 정승연 개혁신당 후보 5% 순이었다.
송영길 후보 관련 연관어로는 '송영길'(32만6429건) 단일 키워드를 제외할 경우 '송영길출마'(1만7963건), '송영길프로필'(1만912건), '송영길계양을'(6292건), '송영길무죄'(3849건) 등이 딸려나왔다. '송영길계양을'은 송영길 후보의 기존 정치적 기반을 확인하기 위한 움직임의 일환으로 보인다. '송영길무죄'는 사법 리스크 해소 여부 등을 파악하려는 수요다.
박종진 후보 관련 연관어는 총 6만7992건으로 집계됐다. 세부적으로 보면 '박종진' 단일 키워드가 5만5899건으로 가장 많았다. '박종진프로필'은 6476건으로 뒤를 이었다. 이 외에도 '연수갑박종진'(2110건), '박종진함익병(1310건) 등이 함께 검색됐다. 정승연 후보(총 2만4161건)의 경우 '정승연'(2만190건) 단일 키워드 외에도 '정승연프로필'(2044건), '연수갑정승연'(1542건) 등이 검색된 것으로 파악됐다.
안산갑·하남갑은 양강, 전북은 민주당 독주
경기 안산갑 관련 검색량(18만6587건)에선 김석훈 국민의힘 후보 점유율이 63%로 김남국 민주당 후보(37%)보다 26%포인트 더 높았다. 경기하남갑(19만2776건)은 이광재 민주당 후보가 52%, 이용 국민의힘 후보가 44%로 조사됐다. 김성열 개혁신당 후보는 5%를 차지했다.
충남아산을(35만2674건)에선 전은수 민주당 후보가 점유율 63%를 기록했다. 김민경 국민의힘 후보는 36%로 뒤를 이었다. 조덕호 새미래민주당 후보는 0%대에 그쳤다. 충남공주부여청양(6만1644건)은 김영빈 민주당 후보(45%), 윤용근 국민의힘 후보(33%), 이은창 개혁신당 후보(11%), 김혁종 무소속 후보(11%) 순이었다.
전북군산김제부안갑(3만3544건)에선 김의겸 민주당 후보가 91%를 차지해 오지성 국민의힘 후보(9%)를 압도했다. 전북군산김제부안을은 박지원 민주당 후보가 98%를 나타내 2%대를 보인 김종회 무소속 후보보다 관심이 집중된 것으로 파악됐다.
울산남구갑(7만9883건)은 전태진 민주당 후보(47%), 김태규 국민의힘 후보(33%)가 양강 구도를 나타냈다. 이미영 새미래민주당 후보와 김동칠 개혁신당 후보는 각각 14%, 6%를 차지했다.
광주광산을(2만7798건)은 검색량 자체는 다른 지역에 비해 많지 않지만 여러 후보가 점유율을 나눠 갖는 구도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임문영 민주당 후보가 37%로 가장 많은 점유율을 차지했고 배수진 조국혁신당 후보가 26%, 신지혜 기본소득당 후보가 17%를 기록했다. 구본기 무소속 후보와 안태욱 국민의힘 후보는 각각 9%, 6%로 조사됐다. 전주연 진보당 후보는 5%로 뒤를 이었다.
서귀포(3만9292건)에선 김성범 민주당 후보가 70%로 고기철 국민의힘 후보(30%)보다 검색량이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신 교수는 "검색량이 높다는 건 관심이 많다는 의미이기도 하지만 '프로필' 검색량이 높을 땐 인지도가 낮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면서도 "대부분은 관심도가 높아야 지지율이 높아질 수 있는 하나의 토양이 완성됐다고 볼 수 있다. 검색량과 지지율, 선호도는 대부분 비례관계에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대다수 현지 매체와 여론조사기관들은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의 승리를 점쳤다. 하지만 검색 데이터 분석 결과에선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강세를 보였고, 실제 결과는 트럼프의 승리였다. 검색량은 후보에 대한 관심도를, 검색 연관어는 유권자 시선이 향한 곳을 파악할 수 있는 데이터를 품고 있다. 한경닷컴은 검색 데이터 분석기업 업트래닉스와 함께 지난 3월 30일부터 현재까지 네이버를 통해 이뤄진 지방선거 후보자 검색 데이터를 전수조사했다. <편집자주>김대영/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3 day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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