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리박스쿨’ 관련 “의혹 아니라 맞더라…댓글 조작은 내란”

1 day ago 9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31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배다리생태공원에서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25.5.31/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31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배다리생태공원에서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25.5.31/뉴스1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일 극우성향 단체 ‘리박스쿨’의 댓글 조작 의혹에 대해 “국민의힘을 위한 댓글 작업을 한 것”이라며 “엄정히 수사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과의 연관성에 대해선 “확고하게 (관련이) 있다고 믿는다”며 이를 ‘내란’으로 규정했다. 6·3대선을 이틀 앞두고 ‘댓글 공작’ 의혹을 통해 집중 공세에 나선 것. 민주당 등은 ‘조직적 불법 여론공작’이라며 경찰에 수사를 촉구했다.

● 李 “최근 ‘시작했구나’ 느꼈는데, 실체 드러난 듯”

이 후보는 이날 오전 유튜브 오마이TV에 출연해 ‘리박스쿨’ 관련 의혹을 묻자 “의혹이 아니라 맞더라. 저는 ‘있지 않을까?’ 소위 ‘십알단’(십자군 알바단) DNA라는 게 있지 않느냐”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국민의힘을 겨냥해 “우리는 안 쓰지만 제가 알기로는 그들은 주로 이런 조직하는 데 부정자금을 많이 쓴다”며 “그때도 십알단, 국정원 댓글 조작 팀 있지 않았느냐, 아예 국가기관 동원해서. 안 할리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에도 댓글(여론)이 갑자기 바뀌어서 ‘시작했구나’ 느꼈고 어딘가에 있겠다고 느꼈는데 이 실체가 드러난 듯”이라고 했다.

앞서 뉴스타파는 극우성향 단체가 이번 대선을 앞두고 댓글 조작팀 ‘자손군’을 만들어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를 찬양하고 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비방하는 댓글을 조직적으로 달았다는 ‘리박스쿨’ 의혹을 보도했다. 또 자손군 운영자가 초등학교 방과후(늘봄학교) 강사 자격증 발급을 미끼로 팀원을 모았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자격증을 딴 강사들을 전국의 초등학교로 보내 아이들에게 왜곡된 역사관을 주입하려는 계획도 이미 실행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는 게 해당 매체 보도 내용이다. 늘봄학교는 윤석열 정부가 추진한 돌봄 및 방과후 프로그램이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31일 경북 포항시 북포항우체국 인근에서 열린 집중유세에서 어르신과 사진을 찍고 있다. 2025.5.31/뉴스1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31일 경북 포항시 북포항우체국 인근에서 열린 집중유세에서 어르신과 사진을 찍고 있다. 2025.5.31/뉴스1

이 후보는 “방과후 돌봄 교사 자격증 준다고 불러모은 다음 댓글 쓰는 걸 시켰다는 것 아니냐”며 “정부 예산으로 자격증 주고 교육 안 시키고 댓글 훈련시켰다는 데 그게 더 문제”라고 했다. 국민의힘과 김 후보 캠프 측은 해당 단체와의 연관성이 없다고 밝힌 상태다. 하지만 이 후보는 “국민의힘 위한 댓글 작업을 한 건데 엄정히 수사해봐야 한다”며 “이건 민주주의 질서에 대한 도전이기 때문에 이것도 내란”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사람들이 댓글에 속아서 주권 행사를 제대로 못하는 상황”이라며 “헌정 질서 파괴한 내란(행위)”이라고 했다.

이 후보는 경북 안동에서 유세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리박스쿨 의혹에 대해 “아무 관련 없는지 본인들이 설명해야 한다”며 “국민의힘이 무관하다는 건 전혀 말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민 편가르고 편에 의지해 상대 탄압하고 국민끼리 싸우고 증오하게 하는 것이 현재 국민의힘이 하는 정치 행태”라며 “저는 국민 편을 갈라서 일부 의지하고 또 일부를 탄압하는 방식의 정치를 할 필요가 없다. 저는 자신도 있고 실력을 실제로 증명했다”고 자신했다. 그러면서 “리박스쿨 문제는 그냥 있는 게 터진 것”이라고 말했다.

● “심각한 국헌문란 사건” 민주당 등 경찰청 방문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비롯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1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댓글 부대 운영 리박스쿨 관련 항의 방문을 마친 뒤 자리를 옮기고 있다. 왼쪽부터 김성회, 용혜인, 윤건영, 채현일 의원. 2025.6.1/뉴스1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비롯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1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댓글 부대 운영 리박스쿨 관련 항의 방문을 마친 뒤 자리를 옮기고 있다. 왼쪽부터 김성회, 용혜인, 윤건영, 채현일 의원. 2025.6.1/뉴스1

민주당·조국혁신당·기본소득당 소속 행정안전위원들은 이날 경찰청을 방문해 관련 의혹에 대한 신속하고 엄정한 수사를 촉구했다. 이들은 입장문을 내고 “온라인 여론공작으로 국민의 눈을 가리고, 편향된 교육으로 아이들의 생각까지 조작하려 했다”며 “단순히 민간단체가 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섰다. 어디까지 연루돼있는지 철저한 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이들이 흔적 지우기에 나설 것이다. 경찰은 골든타임을 놓쳐서는 안 된다”며 “경찰의 성역 없는 수사가 필요하다. 신속하고 엄정한 수사를 촉구한다”고 전했다.

민주당 선대위도 수사기관이 즉각 수사에 착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윤호중 선대위 총괄본부장은 이날 서울 민주당사에서 열린 회의에서 “윤석열 내란세력의 댓글 공작과 리박스쿨의 늘봄교실 극우사상 교육에 대한 진상 조사를 하기 위해 당에 진상조사기구를 설치할 것을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윤 본부장은 리박스쿨을 두고 “불법으로 선거 결과를 조작하려는 선거 부정, 댓글 내란 사건”이라며 “MB정부 국정원 댓글조작 사건과 박근혜 정부 때 국정교과서 사태의 종합판이라고 할만한 심각하고 충격적 국헌문란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중앙선대위 신속대응단 소속 의원들이 31일 극우성향 단체의 댓글 조작팀으로 추정되는 서울 종로구 리박스쿨을 항의 방문해 문을 두드리고 있다.   탐사보도 매체 뉴스타파는 전날 리박스쿨이라는 보수 성향 단체가 ‘자손군’(댓글로 나라를 구하는 자유손가락 군대)을 만들어 여론 조작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2025.5.31/뉴스1

더불어민주당 중앙선대위 신속대응단 소속 의원들이 31일 극우성향 단체의 댓글 조작팀으로 추정되는 서울 종로구 리박스쿨을 항의 방문해 문을 두드리고 있다. 탐사보도 매체 뉴스타파는 전날 리박스쿨이라는 보수 성향 단체가 ‘자손군’(댓글로 나라를 구하는 자유손가락 군대)을 만들어 여론 조작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2025.5.31/뉴스1

김 후보가 해당 단체 대표와 남다른 인연이 있다는 취지의 주장도 인용했다. 윤 본부장은 “극우 역사관을 가르치는 (리박스쿨) 대표와 김 후보의 인연은 2018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며 “보도에 따르면 당시 (리박스쿨) 대표가 이끄는 장학회가 총선 대비 정치교실을 운영했고 그 중 한 강의의 강사가 김문수 후보였다고 한다”고 전했다. 또 “2020년 총선 당시에는 리박스쿨이 주관하는 선거사무원 모집 교육이 있었는데 김문수TV가 협력사로 긴밀하게 참여한 인연도 확인됐다”고도 말했다.

윤 본부장은 “김 후보는 며칠 전 늘봄학교 대폭 확대를 공약으로 내놓기까지 했다”며 “공작 판을 더 키워보겠다는 심산이라고 보여진다”고 했다. 이어 “김 후보는 늘봄학교 이면에 비열한 내막을 알고도 동조한 것 아닌지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할 것”이라며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극우 뉴라이트와 일심동체이며 윤석열 아바타이며 극우내란정권 계승자라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라고 맹공했다. 윤 본부장은 “민주당은 앞으로 이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고 끝까지 책임을 물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조혜선 기자 hs87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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