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이란 선제타격한 이유는…양국 충돌 원인 들여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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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과 이란이 정면충돌했다.

이스라엘의 이란 핵시설, 군부 핵심 등에 대한 선제 타격과 이란의 미사일 보복 세례가 맞물리며 중동 정세가 걷잡을 수 없는 소용돌이 속으로 빠지고 있다. 미국의 중재 실패 등 복합적 변수 속에서 이번 사태가 어디까지 확산될지 전 세계가 숨죽여 지켜보는 가운데 주요 외신들이 제기한 이번 사태의 원인과 전망을 5대 궁금증으로 정리했다.

이란의 공습에 파괴된 이스라엘 텔라이브의 건물 [사진 = AFP 연합뉴스]

이란의 공습에 파괴된 이스라엘 텔라이브의 건물 [사진 = AFP 연합뉴스]

Q1. 중동 전역 확산 가능성은

이스라엘과 이란 충돌이 중동 전역으로 확산될지도 관심시다. 이스라엘·이란 갈등 장기화에 따라 확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BBC는 이란이 이스라엘의 강력한 방어를 뚫지 못해 실질적 타격을 입히지 못하면 국방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다른 국가를 공격 상대로 검토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란이 직접, 혹은 예멘 후티 반군 등 ‘대리 세력’을 동원할 수 있어 이스라엘·이란 충돌이 중동 전쟁으로 확전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1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AFP에 따르면 후티는 이날 자신들이 지난 24시간 동안 이스라엘 중부 자파 지역에 탄도미사일 공격을 퍼부었다고 발표했다. 이란의 대리 세력이 이스라엘과 이란의 이번 직접 충돌 국면에서 공개적으로 이스라엘에 대한 공습 지원에 나섰다고 밝힌 것은 처음이다.

주목되는 것은 이스라엘의 이란에 대한 선제공격에 대해 중동 이슬람권 국가들에서도 반응이 통일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대부분 이스라엘을 규탄했으나 친미 성향 중동 국가 중 일부는 직접적 책임 소재를 거론하지 않으면서 우려를 표명하고 자제를 촉구하는 데 그쳤다.

사우디아라비아 외무부는 “이스라엘의 침략 행위를 규탄하고 비난한다”며 “주권과 안보를 침해하고 명백히 국제법과 국제규범을 위반한다”고 비판했다. 아랍에미리트(UAE)는 “이스라엘이 이란을 군사 목표로 삼은 것을 가장 강력히 규탄하며, 지역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심각하게 우려한다”면서 “위험을 완화하고 충돌 확대를 방지하기 위해 최고의 자제력과 판단력을 행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논평했다.

사진설명

Q2. 아이언돔 어디서 뚫렸나

이스라엘의 3중 방공망 체계도 시험대에 올랐다. 텔아비브와 주변 지역에서 최소 40명이 넘는 사상자가 나왔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은 수십억 달러를 들여 애로3(장거리), 다비드 슬링(중거리), 아이언돔(단거리) 등 3중 미사일 방공 체계를 운용하고 있다.

텔아비브 상공 ‘아이언돔’ 작동 [사진 = 텔아비브 AP 연합뉴스]

텔아비브 상공 ‘아이언돔’ 작동 [사진 = 텔아비브 AP 연합뉴스]

그럼에도 이란의 미사일·드론 세례에 텔아비브 중심부, 특히 이스라엘 국방부와 이스라엘군(IDF) 본부가 위치한 키리아 군사단지 주변 방공망이 뚫리며 피해를 입었다. 외신 등을 통해 공개된 영상에선 아이언돔이 쏟아지는 공격을 다 요격하지 못하고 미사일 몇 발이 방공망을 뚫고 떨어지는 장면이 포착됐다.

이스라엘 채널12는 지난 13일 “최소 150~200발 미사일로 9곳 이상이 타격받았다”며 “대부분 미사일을 요격했지만, 일부가 빈틈을 뚫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현재 정확히 어느 단계에서 뚫렸는지 등에 대한 발표는 나오지 않고 있다. 하지만 가장 상층망인 애로 시스템 부터 미사일 일부에 대해 요격에 실패한 것으로 추정된다. 최하층 단계인 아이언돔은 탄도미사일이 아닌 주로 드론, 단거리 로켓, 포탄, 박격포탄 등 소형 무기를 요격하는 데 특화돼 있기 때문이다. CBS뉴스는 “다층 방어만 전체가 압도당했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음속보다 빠른 속도로 대기권 가장자리까지 날아가는 탄도미사일은 가장 큰 위협이다. 이란과 이스라엘의 거리인 1600㎞를 단 몇 분 만에 날아갈 수 있는데 애로3 요격 미사일은 가격이 비싸고 수량이 제한돼 있어 모든 탄도미사일을 막을 수 없다.

Q3. 미·이란 핵협상 전망은

이스라엘·이란의 충돌로 미국과 이란과의 핵 협상 역시 지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이란은 이번 이스라엘의 선제공습을 미국이 사실상 묵인·방조했다고 보고 있기 때문에 대화 재개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미국은 이스라엘의 공습에 개입하지 않고 있다는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4월7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사진 = 로이터 연합뉴스]

4월7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사진 = 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5일 자신의 트루스소셜에 “미국은 이란에 대한 공격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며 “우리가 이란으로부터 어떤 방식·형식이나 형태로든 공격을 받는다면 미군의 완전한 힘과 완력이 예전에 결코 볼 수 없었던 수준들로 내리 닥칠 것”이라고 위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공격 가능성에 대한 경고와 함께 “우리는 이란과 이스라엘 간 협상이 쉽게 타결되도록 하고 이 피비린내 나는 분쟁을 끝낼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실제로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이스라엘은 이란의 지휘 체계를 무너뜨리기 위한 핵심 인사, 인프라스트럭처에 대한 공격을 당분간 지속할 예정이다.

이란도 이에 맞대응하겠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의 보복의 악순환이 되풀이될 가능성이 크다.

13일 이스라엘의 대규모 공습으로 촉발된 충돌이 사흘째 이어지면서 미국과 이란의 핵 협상도 이미 물 건너갔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당초 이날로 예정됐던 6차 핵 협상은 이미 취소됐다.

Q4. 이란 핵시설 파괴됐나

이번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은 핵시설과 과학자 등 핵 프로그램을 목표로 삼았다.

‘이란의 비핵화’가 최대 목표였는데, 시설 피해는 있었지만 핵연료를 저장한 시설 등 상당 부분이 아직 온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이 군사 공격에 대비해 핵시설에 대한 방비를 강화하면서 일부 시설은 산악 지역의 지하에 건설한 데 따른 것이다.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지난 13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이란 핵시설 공습으로 이란 핵 프로그램의 심장부인 나탄즈 핵시설에 있는 지상 시험용 농축시설이 파괴됐다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 보고했다. 그러나 우라늄 농축의 핵심인 지하 농축 시설이 공격받은 징후는 없다고 밝혔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지금으로서는 이들 시설 주변에서 군사 활동이 있었음을 나타내는 것 말고 그 이상의 정보는 확보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란의 핵시설 일부만 피해를 본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나탄즈 폭발 [사진 = AFP 연합뉴스]

나탄즈 폭발 [사진 = AFP 연합뉴스]

미국이 강력한 재래식 폭탄인 벙커버스터를 지원하지 않는 한 이스라엘이 단독으로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완전히 제거하기는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IAEA 보고서에 따르면 이란은 408㎏의 고농축 우라늄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추가 농축 시 핵폭탄 9개를 제조할 수 있는 양이다.

Q5. 미국의 개입 어디까지

이스라엘의 작전 성공에는 세계 최강 정보기관 ‘모사드’의 장기간의 치밀한 준비가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모사드는 이번 작전 수개월 전에 이란 내로 대거 밀반입한 드론 등을 요인 암살, 방공망 파괴 등에 활용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이란 국경 내, 심지어 수도 테헤란 인근에 최대 몇 개월 동안 숨겨져 있던 드론 등이 작전 개시 신호와 함께 가동해 사전에 정해진 목표물을 일제히 타격했다.

이번 작전은 여러 단계로 구성됐는데, 그중 ‘요인 암살’이 첫 단계였다. 대상자 상당수는 자택 침실에서 최후를 맞이했다. 고층 아파트 내부에서 드론이 폭발한 사례도 있었다. 이스라엘이 목표 대상자의 동선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었다는 의미다.

이번 공습에서는 이스라엘 F-35I 전투기의 장거리 타격 능력도 주목받았다. 기존 F-35의 항속거리로는 이란 본토까지 왕복 작전이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과 이란 간 최단거리는 편도 약 620마일(약 998㎞)이다. F-35의 공식 전투 사거리는 약 700마일(약 1120㎞)다. 왕복을 고려하면 이론상 급유 없이는 작전 진행이 어렵다.

이와 관련해 14일 중동 전문 매체 ‘미들이스트아이’는 “미국과 이스라엘은 비밀리에 이스라엘의 F-35 전투기를 개조해 재급유나 스텔스 기능 저하 없이 항속거리를 늘려 이스라엘의 이번 공격에 도움을 줬다”고 익명의 미 국무부 관리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스라엘의 F-35I 전투기가 개조를 통해 추가 연료를 탑재할 수 있었기 때문에 이번 공격 과정에서 공중 급유를 하거나 인근 국가에 전투기를 착륙시켜 재급유할 필요가 없었다는 것이다. 즉 미군이 직접 공중급유기를 파견하지는 않았지만, 기술·장비적 지원으로 이스라엘의 이번 작전을 성공시키는 핵심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한편 온라인에 유포된 영상에서 이스라엘 보잉 707 공중급유기가 시리아 데이르에즈조르주 상공에서 이스라엘 F-16 전투기에 연료를 공급하는 모습이 포착됐다고 14일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이 보도하기도 했다. 다만 이스라엘과 시리아 당국 모두 공식적으로 영상의 진위를 확인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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