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영 관장 "미술관은 다문화 교류의 장…미국 갈등 해소 도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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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처럼 미국 사회 내 갈등이 커지는 시기에 아시안 아트 뮤지엄이 사람들을 융화하는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이소영 관장 "미술관은 다문화 교류의 장…미국 갈등 해소 도울 것"

미국 샌프란시스코 아시안 아트 뮤지엄을 지난 4월부터 새로 이끌게 된 이소영 관장 겸 최고경영자(CEO·사진)는 16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이처럼 밝혔다.

이 관장은 미국 메이저급 미술관에서 처음 관장 자리에 오른 한국계 큐레이터로 주목받고 있다. 컬럼비아대에서 미술학 학사와 석·박사 학위를 받은 이 관장은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 15년간 재직하기도 했다. 그 과정에서 한국 미술의 중요성과 영향을 미국 문화계에 알리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관장은 이날 “아시안 아트 뮤지엄은 정체성과 뿌리를 찾고 싶은 이들에게도, 새로운 문화를 발견하고자 하는 이들에게도 의미 있는 공간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술관은 새로운 문화를 경험하는 곳인데 자기 뿌리를 둔 국가에 따라 한국 전시 혹은 중국 전시만 찾는다면 미술관의 의미가 퇴색된다는 설명이다.

최근 불법 체류 이민자와 관련한 시위 등 미국 사회 내 긴장과 갈등이 커지는 가운데 예술 작품을 통해 상호를 깊이 이해할 수 있다는 논리다.

이 관장은 아시안 아트 뮤지엄뿐 아니라 한국 예술 분야에서 이 같은 문제의 답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 문화에 대한 세계 관람객의 관심이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관장은 “한국 정부는 세계 주요 미술관에 한국 갤러리를 세우도록 도왔고, 민간 기업도 K팝, 영화, 음식 등 다양한 분야에서 후원하고 있다”며 “이런 흐름을 충분히 전시로 활용해 관람객의 지평을 넓힐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인도 또한 아시안 아트 뮤지엄뿐 아니라 미국 내 미술관들이 주목하는 국가다. 미국 내 인도계 인구는 아시아 인구 가운데 두 번째로 많다. 특히 이공계 전문직 종사자를 중심으로 이민이 늘면서 증가 속도도 빠르다. 이 관장은 “아시안 아트 뮤지엄엔 힌두교의 전근대 유물과 한국의 청자까지 기원전 4000년 전부터 오늘날까지 2만 점에 달하는 소장품이 있다”며 다양한 전시를 기획할 저력이 있음을 강조했다. 이를 통해 국가별 전시를 넘어 시대와 문화를 관통하는 서사적 연결을 추구하겠다는 계획이다.

한편 아시안 아트 뮤지엄은 올해 8월부터 내년 2월까지 대만 출신 비디오 아티스트 위안광밍의 북미 첫 개인전을 연다. 이 관장은 “기회가 된다면 한국 아티스트와 함께 가족 친화적 행사를 열어 다양한 문화의 지역민을 초대해 한국 문화의 저변을 확장하고 싶다”고 말했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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