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로 'TK 3선' 송언석 의원이 선출됐습니다. 송 신임 원내대표는 16일 열린 의 의원총회에서 총투표수 106표 중 60표를 얻어 무난하게 당선됐습니다. '국민의힘에서 수도권 원내대표는 통하지 않는다'는 당 안팎의 예상이 그대로 적중한 것입니다.
그동안 국민의힘 원내 선거에서 'TK' 출신 의원들의 강세는 계속되어 왔습니다. 2020년 국민의힘이 출범한 이후 의원들이 직접 뽑은 원내대표 5명 중 4명이 TK 출신입니다. 송 원내대표는 주호영·윤재옥·추경호 전 원내대표를 이은 네 번째 TK 출신 원내 사령탑이 됐습니다.
일각에서 기대했던 '비(非) TK 원내대표 대망론'이 이번에도 무산되면서, 당 안팎에서는 개혁의 불씨가 그대로 꺼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벌써 나옵니다.
송 원내대표는 당선 직후 소감에서 소수 야당의 현실적인 제약에 방점을 찍었습니다. 그는 "우린 이미 정권을 잃은 야당이고, 절대 열세인 소수당"이라며 "소수당이었던 여당 시절 원내 수석으로서, 대통령이 백그라운드에 있는 상황에서도 협상이 너무 힘들었던 과정을 직접 체험했다. 야당이 된 마당에 더 힘들어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제가 토론 과정에서 말씀드렸지만, 변화와 쇄신이 필요하고, 과거로 퇴행적 행위를 하는 것은 대단히 잘못된 생각"이라며 "미래만 보고 가야하고, 국민만 보고, 국가가 가는 길이 뭔지 늘 생각해야 한다고 믿는다"고 덧붙였습니다.
송 원내대표가 선출됨에 따라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사활을 걸었던 '5대 개혁안'도 무산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원내대표 경선 직전 "새 원내지도부는 5대 개혁안에 대해 차질 없이 추진해주기를 바란다"며 "새로운 원내대표가 비대위 의결을 통해 5대 개혁안에 대한 당원 여론조사를 실시해준다면 결과와 상관없이 사퇴하겠다"며 승부수를 띄운 바 있습니다. 그가 내건 5대 개혁안은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 △김문수 대선 후보 교체 시도에 대한 당무감사 △광역·기초단체장 후보 상향식 공천 등을 골자로 합니다.
송 원내대표가 선출 직후 김 위원장의 개혁안 추진과 임기 연장 여부에 대해 재논의하겠다고 발표했지만, 그를 지지한 옛 친윤 의원들의 의견에 따라 개혁안과 임기 연장 모두 채택되지 않을 가능성이 커졌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입니다. 원내대표 경선 기간 동안 옛 친윤계 의원들은 김 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개혁안에 대해서도 비판적 입장을 밝혀왔습니다.
계파색이 없는 한 초선 의원은 "송 신임 원내대표가 TK의 기득권을 거스를 수 있느냐는 것이 관건"이라며 "개혁의 동력이 어떻게 될지 아직은 알 수 없다"며 말을 아꼈습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