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인난에 시달리고 있는 마을버스 업계를 위해 서울시가 외국인을 마을버스 운전기사로 채용할 수 있는 방안을 추진한다.
18일 서울시는 지난달 국무조정실에 비전문취업(E-9) 비자 발급 대상으로 ‘운수업’을 포함해달라고 공식 건의했다고 밝혔다.
서울시가 외국인 운전기사 도입을 위해 이 문제를 공론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무조정실은 이 건의안을 주무 부처인 고용노동부에 전달해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가 제출한 건의안은 E-9 비자 발급 대상에 운수업을 포함하고 취업 활동 기간을 3년에서 5년으로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재 E-9 비자는 제조업, 농업, 축산업 등 비전문 직종에 취업하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발급되고 있으며 운수업은 빠져있다.
방문취업(H-2)이나 재외동포(F-4) 비자 등으로 외국인의 운전기사 취업은 가능하나 이는 외국 국적 동포나 결혼 이민자 등에게만 발급돼 활용이 제한적이다. 실제 서울 내 마을버스 운전기사 중 외국인 비율은 2%에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 관계자는 “마을버스 기사들의 인력 수급이 쉽지 않고 기사들의 고령화도 심각한 상황”이라며 “고용부에서 올해 안으로 비자 문제를 해결해준다면 내년에 시범사업 형태로 운영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노동부는 “도입 여부는 아직 검토한 바 없다”며 “시내버스 운송업에 요구되는 자격과 기술, 업무 성격 등을 고려해 비전문 외국인력(E-9) 허용의 적합성 여부를 신중하게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시마을버스운송조합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마을버스 기사 부족 인원은 600명으로 분석된다. 등록 차량 1599대에 1대 당 2.2명을 곱해 산출한 적정 인원수(3517.8명)에서 실제 인원(2918명)을 뺀 숫자다. 부족률은 17.1%에 이른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기사들이 급여가 상대적으로 좋은 배달업으로 빠져나간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 시내버스와 월평균 급여를 비교해도 마을버스 운전기사의 급여는 크게 낮은 편이다.
서울 마을버스 운전기사의 월평균 급여는 올해(조합과 노동조합 간 임금협정서 기준) 316만 8650원이다. 서울 시내버스 4호봉 평균 월급이 502만원, 근속연수 8.43년 기준으로는 523만 원인 점을 고려하면 마을버스 운전기사의 급여는 60% 수준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