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물량 7358가구 불과
4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연말까지 서울 공급 아파트
영등포·서초·동작 세 곳뿐
분양가·집값 상승 악순환
올해 서울 아파트 일반분양 물량이 4년 만에 가장 적은 수준으로 떨어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청약 경쟁이 과열되고 분양가 상승이 주변 집값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3일 부동산 시장조사 업체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이미 이뤄진 서울 아파트 일반분양과 연말까지 남아 있는 예정 물량을 합하면 총 7358가구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만149가구 대비 28%(2791가구) 줄어든 수치다. 특히 2021년 2960가구 이후 4년 만에 가장 적은 물량이다. 최근 10년 내 기록으로 봐도 2021년에 이어 두 번째다.
서울은 인구와 수요 대비 새 아파트 공급량이 늘 부족하다. 올해 분양 물량마저 줄어들면 아파트 공급 부족 현상은 한층 심화할 전망이다. 실제로 지난해 기준 서울 인구는 국내 총인구 중 18.2%를 차지하지만 신규 분양 물량은 전국 물량의 6%에 불과했다.
이런 수급 불균형으로 청약 시장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서울의 1순위 청약 경쟁률은 2015년 평균 13.18대1을 기록한 이후 작년까지 10년 연속 두 자릿수 이상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두 자릿수 경쟁률을 지속한 건 전국 시도 가운데 서울이 유일하다.
올해도 서울의 흥행은 계속되고 있다. 지난 5월까지 청약을 실시한 곳은 ‘고척 푸르지오 힐스테이트’ ‘래미안 원페를라’ ‘힐스테이트 메디알레’ ‘청계 노르웨이숲’ 등 4개 단지인데 특별공급을 제외한 일반분양 791가구 모집에 4만7314명이 1순위 청약을 신청해 평균 경쟁률이 59.81대1을 기록했다. 단지별로 봐도 4개 단지 모두 두 자릿수 이상 경쟁률을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서울의 공급 공백이 당분간 지속돼 청약 시장이 한층 치열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공공·정비사업 추진 속도 지연과 인허가 부담, 분양가 규제 등으로 인해 공급 확대 여건이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한 분양업계 관계자는 “서울은 현재 거주 중인 수요에다 추가 입성을 원하는 대기 수요까지 항상 넘치지만 신규 공급은 턱없이 부족해 불황일 때도 청약 시장은 일정 수준 이상의 분위기를 유지해왔다”며 “특히 올해 분양 물량이 작년의 70% 수준에 그칠 전망이어서 더 뜨거운 열기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분양 물량 감소는 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진다. 분양평가 전문업체 리얼하우스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민간 아파트 분양가격(전용면적 59㎡ 기준)은 12억3332만원으로, 지난해 5월보다 24%가량 올랐다. 공사비 상승과 맞물려 제로에너지건축물 의무화 제도까지 시행되면 분양가는 더 오를 전망이다. 이는 주변 집값 상승으로도 이어져 악순환 고리를 만든다.
올해 말까지 서울에 남은 분양 단지는 영등포구 1-13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을 통해 공급하는 ‘리버센트 푸르지오 위브’와 9월 현대건설이 동작구 사당동 일원에 선보이는 ‘힐스테이트 이수역 센트럴’이 있다. 또 10월 포스코이앤씨가 역시 영등포구에서 ‘신길5동 지역주택조합’으로 아파트를 분양하고 서초구 잠원동에서는 ‘신반포21차 재건축’ 분양이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