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역세권 재건축 아파트가 5억"…가성비로 뜬 '이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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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준공업지역 내 용적률 완화 혜택을 처음으로 적용받은 도봉구 '삼환도봉' 전경. 한경DB

서울 준공업지역 내 용적률 완화 혜택을 처음으로 적용받은 도봉구 '삼환도봉' 전경. 한경DB

서울 도봉구 지하철 1호선 도봉역 인근의 삼환도봉. 주변에 다른 아파트가 많다. 동네를 한번 둘러보면 주거지역의 모습을 띠고 있다. 하지만 이 단지는 준공업지역에 속한다. 과거 근처에 삼양라면 도봉공장이 있었기 때문이다. 준공업지역 내 단지는 재건축이 불리하다. 이미 용적률이 높기 때문이다. 영등포와 구로, 금천, 성동 등 준공업지역이 많은 다른 자치구도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다.

준공업지역 정비사업 규제가 완화된 건 2023년이다. 소형 주택을 공급할 경우 준공업지역에서도 법적 상한까지 용적률을 높일 수 있도록 법이 개정됐다. 서울시는 이후 준공업지역 재건축 용적률을 최대 400%까지 끌어올렸다. 이 같은 준공업지역 용적률 완화 혜택을 처음으로 적용받은 단지가 바로 삼환도봉이다. 앞으로 재건축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시세는 5억원대에 그쳐 ‘가성비’ 투자처로도 주목받고 있다.

도봉구 '삼환도봉' 위치도. 네이버지도 캡처

도봉구 '삼환도봉' 위치도. 네이버지도 캡처

삼환도봉은 1987년에 15층, 660가구 규모로 지어졌다. 현재 용적률은 226%다. 앞으로 최고 42층, 993가구(임대주택 155가구 포함)로 재건축된다. 용적률은 343%까지 상향된다. 원칙상 400%까지 용적률을 올릴 수 있지만, 인근 아파트의 일조권 문제 등을 감안해 현 수준으로 결정됐다. 그래도 용적률 상향에 이어 서울시 규제 완화 조치 적용도 받으면서 사업성이 많이 개선됐다.

강영길 삼환도봉 재건축 준비 추진위원장은 “재건축 초기엔 조합원 분양을 제외한 일반분양 물량이 100여가구 수준이었다”며 “사업성 보정계수를 최대치(2)로 적용받은 덕분에 일반분양 규모가 178가구까지 늘었다”고 말했다. 조합원의 추가 분담금도 대폭 줄게 됐다. 단지와 중랑천 사이에 있는 공원이 재건축 부지에 편입된 것도 호재다. 서울시는 중랑천을 수변활력거점으로 조성할 예정이다. 단지에서 이 공간까지의 접근성이 훨씬 좋아진다.

'삼환도봉' 인근에 있는 중랑천 산책로. 한경DB

'삼환도봉' 인근에 있는 중랑천 산책로. 한경DB

용적률 상향이라는 최대 난제가 해결된 만큼 향후 정비사업은 순항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정비계획 안에 대한 주민공람을 진행하고 있다. 조합 방식보다 신탁 방식에 대한 주민 지지가 높아 신탁 방식으로 재건축을 추진할 예정이다. 현재 무궁화신탁과 업무협약(MOU)을 맺은 상태다. 하반기 설계자 등을 선정해 수변 친화적 설계를 그리고, 내년 상반기께 시공사도 뽑을 계획이다. 상가 조합원이 17명 있고, 부지에 교회도 있다.

상가나 종교시설이 정비사업 ‘복병’으로 등장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하지만 이 단지는 협의가 잘 진행 중이다. 강 위원장은 “재건축 후 상가 2층에 교회를 마련하는 쪽으로 교회 측과도 얘기가 잘 되고 있다”고 전했다. ‘노도강’(노원·도봉·강북) 지역에서 재건축·재개발이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는 사업장이 많다. 재건축에 속도를 올리고 있는 이 단지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도 자연스레 커지고 있다.

삼환도봉 단지 입구에 걸려있는 현수막. 이 아파트는 최고 42층, 993가구로 재건축을 추진 중이다. 한경DB

삼환도봉 단지 입구에 걸려있는 현수막. 이 아파트는 최고 42층, 993가구로 재건축을 추진 중이다. 한경DB

교통 인프라도 좋은 편이다. 수도권 지하철 1호선 도봉역이 가까운 역세권 아파트다. 중랑천 너머 15분가량 걸으면 7호선 수락산역이 나온다. 대형 교통 호재도 두 가지 있다. 지하철로 두 정거장 떨어진 창동역에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C노선이 들어선다. 여기에 더해 동부간선도로 지하화 공사가 진행 중이다. GTX-C노선은 삼성역, 동부간선도로는 청담동까지 이어진다. 강남권 접근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중계동 학원가도 가깝다. 현재는 거주자 연령대가 다소 높은 편이다. 하지만 재건축이 점점 단계를 밟아갈수록 젊은 층의 유입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가격도 비교적 저렴한 편이다. 지난달 이 단지의 전용면적 73㎡ 3층 물건이 5억2000만원에 거래됐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재건축과 교통 개발 호재가 있는 상황에서 최근 6억원 주택담보대출 제한 등 대출 규제가 적용된 데 따른 반사이익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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